버진 갤럭틱, 우주여행을 위한 왕복선 객실 공개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0.08.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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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꿈은 우주에 있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부터 그의 관심은 온통 우주에 있었고, 그래서 그가 펼친 모든 사업은 결국 자신의 꿈인 스페이스 비즈니스(Space Business)를 위함이라는 이야기마저 나올 정도였다.

결국 그는 꿈을 이루었다. 자신이 설립한 회사, 스페이스 X는 혁신적인 발사체 회수 기술을 성공시켰으며,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NASA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그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현재도 진행 중이며, 지구를 완전히 감싸버릴 만큼의 위성을 지금도 쏘아 올리고 있다.

그런데 그와 비슷한 꿈을 꾼 사람이 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사업이 철저히 산업을 위한 사업이라면, 이 사람은 오직 즐거움과 경험만을 위해 우주로 시선을 돌린 사람이다. 바로 버진 그룹의 회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괴짜 오너인 리차드 브랜슨이다.

그가 설립한 회사가 진행하는 비즈니스 카테고리만 보더라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음료, 음악, 미디어, 모바일 서비스, 라디오 스트리밍과 더불어 열기구 사업과 함께 저가항공사까지, 그가 설립한 버진 그룹은 오직 더 즐겁게 인생을 경험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버진 갤럭틱은 즐거운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가히 정점에 도달한 사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우주를 체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004년 처음 설립된 버진 갤럭틱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 프로젝트와 달리 오직 우주 공간에 민간인을 보내 지금까지 쉽게 허락된 적 없었던 대기권 바깥에서 무중력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무중력을 경험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러시아 우주센터에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0G 체험이 가능한 여행 상품을 소개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무중력 훈련기를 타고 심해가 아닌 하늘에서 무중력을 경험했다.

하지만 버진 갤럭틱의 목표는 단지 훈련기에 올라 꽉 막힌 동체 내에서 무중력을 잠시 경험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기권 밖으로 나가 무중력과 함께 지구의 아름다운 풍경을 경험하게 하는데 있다. 물론 기존의 방식이라면 이런 경험을 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우선 고체 연료를 가득 채운 로켓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진 갤럭틱은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먼저 버진 갤럭틱이 개발한 왕복선을 모선에 탑재시킨다. 그러면 모선은 대기권 경계지점까지 비행한 다음, 왕복선을 분리시킨다. 이후 왕복선이 인공위성 궤도 구간 바로 아래인 준궤도구간에 승객들을 데려다준다.

이 때 왕복선이 도달하는 고도는 해발 100km. 여지껏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들에게만 허락됐던 고도로, 민간인들은 그 누구도 가본적이 없는 영역이다. 러시아 무중력 훈련기보다 훨씬 긴 무중력 체험 시간과 더불어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봤던 광활한 지구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한 후 왕복선을 타고 곧바로 공항까지 내려오면 모든 일정은 끝난다.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4년 시험 비행에 나선 1호기의 기장이 사망하고 부기장이 크게 다쳤던 사고로 인해 자칫 이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사고 수습 이후 곧바로 2호기인 스페이스십 투(Spaceship Two)를 개발했고, 수차례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6월, 예정대로였다면 이들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해 2억 9천만원의 비용을 미리 지불한 첫 번째 탑승자들과 함께 첫 번째 비행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이 계획은 무기한 연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버진 갤럭틱은 자신들이 제작한 두 번째 왕복선, 스페이스십 투의 인테리어를 공개했다.

내부에는 총 여섯 개의 좌석이 보인다. 이 왕복선에는 총 여섯 명의 승객과 두 명의 조종사가 탑승하며, 모두 언더아머에서 제작한 우주복을 착용한다. 카본과 함께 복합소재로 제작된 경량 시트는 엄청난 각도로 리클라이닝 되어 있는데, 무중력 상태에 도달했을 때 지구의 모습을 편히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각 시트 위쪽 지붕에는 12개의 원형 창이 있다. 해발고도 100km 지점에 도달한 왕복선은 지구 관람을 위해 배면 비행 상태로 동체를 뒤집는다. 그러면 승객들은 시트에 매달린 상태로 자신의 측면과 지붕에 나 있는 원형 창을 통해 지구를 감상하게 된다.

즐거운 경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페이스십 투의 객실 뒷편에는 거대한 거울이 마련되어 있는데, 승객들은 무중력 상태에 대한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시트 벨트를 풀고 무중력 상태로 객실 내를 돌아다닐 수 있다. 이 때 객실 뒷편에 마련된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몸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확인할 수 있다.

“승객들은 객실 뒷편에 마련된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면서 우주를 자유롭게 떠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험에 그치지 않고 이 순간의 모습을 오래도록 기억에 남길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몇 분간의 우주 유영이 끝나면 왕복선은 자유 낙하하며 대기권으로 진입하게 되며, 이후 활강을 통해 버진 갤럭틱 전용 공항에 착륙한다.

조만간 버진 갤럭틱은 전 CEO를 포함해 네 명의 승무원과 함께 첫 번째 상업 우주 비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아직 코로나 19 바이러스 팬데믹이 계속 되고 있는 관계로 첫 번째 유료 승객을 위한 항공편 운항 계획은 정해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미 항공권을 예매한 사람은 600명 가량이며 이들 중 유명인을 포함해 몇 명은 아주 오래전에 이미 전액을 지불한 상태로 첫 번째 비행 날짜가 잡히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데로 초기 항공료는 약 2억 9천만원 가량이었지만, 버진 갤럭틱은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비용을 다소 하향 조정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그럼에도 수억원에 달하는 비용은 아무나 지불할 수 없는 금액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래서 이 항공편이 더욱 더 큰 가치를 지니는 것이라 봐도 좋다. 단 몇 분만에 수억원을 날려버릴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그조차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아니기 때문이며, 특히 미 공군, MIT, 칼텍을 나오지 않아도 우주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쉽게 생각해, 극소수의 특별한 사람만이 도달해본 미지의 공간에서 인스타그램을 위한 사진 한 장만 남기더라도, 그 비용은 결코 아깝지 않을 것 같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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