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션빔 마스터, 승차감 변화로 리턴

SM6는 상징성 있는 모델 중 하나다. 르노 그룹의 디자인 정체성을 통째로 바꿔 놓을 정도로 디자인 영역에서 혁신적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디테일에 고집부리는 프랑스 자동차답게 실내 완성도 역시 수준급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잘 모르지만 부품도 좋은 것을 쓴다. 포스코(POSCO)의 철, ZF-TRW의 R-EPS 스티어링 시스템, 르노-다임러 엔진, 게트락 변속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등.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포스코 강판은 업계에서도 가장 비싸다. 물론 비싼 가격은 성능과 품질로 연결된다. 쉽게 말해 원가가 높다는 얘기다. 스티어링 시스템도 최상급이다. 같은 랙(R) 타입 시스템이라도 제조사에 따라 노하우 차이가 크다. 이 영역에서는 ZF, 보쉬 등이 최상급으로 꼽힌다. 원래 ZF와 TRW, 보쉬가 이 영역의 TOP 3였는데, ZF와 TRW의 연합 덕에 TOP2 체제가 됐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SM6도 현대, 기아처럼 비싼 가격을 부른다는 점에서 같지만 적어도 좋은 부속을 쓰고 있음에 분명하다.

최근 반응을 보면 쏘나타, K5 1.6 터보 대비 SM6의 최상급 TCe 300의 최고 트림 가격이 비싸다고 말하는 네티즌들이 있다. 맞다. 중형 차에 3천만 원대 중후반의 가격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쏘나타와 K5도 이와 유사한 가격이다. 동급 모델에 없는 매트릭스 헤드램프를 빼면 가격대가 3700만 원대로 내려와 쏘나타 등과 같은 수준이 된다. 여기에 45마력이나 성능이 높은 엔진이 장착된다. 물론 엔진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같은 논리라면 향후 출시될 쏘나타 N 라인 풀옵션도 3천만 원대 넘지 말아야 한다. 쏘나타 2.0 대비 1.6 터보의 센슈어스가 더 비싸야 할 이유도 사라진다. 즉, SM6 TCe 300이 쏘나타 1.6T 대비 비싸다며 몰아가는 것은 맞지 않는다. 그냥 쏘나타, K5, 말리부, SM6 다 비싸다고 몰아가는 것이 올바른 답이다.

좋은 구성을 쓰는 SM6. 그러나 SM6에도 구조적인 약점이 있으니 후륜에 토션빔 서스펜션을 장착했다는 것이다. 이 토션빔 구조가 항상 SM6의 발목을 잡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것을 원가절감으로 몰았다. 그러나 서스펜션 구조로 원가 절감을 생각하는 회사가 포스코 강판이나 고급 스티어링 시스템을 쓴다고? 이건 최초 차를 기획한 르노가 설정한 것이다. 계열사는 그를 바탕으로 튜닝해서 시장에 판매를 하는 것이고.

토션빔 서스펜션의 단점은 분명하다.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경쟁사들의 공략 덕에 우리 모두는 토션빔 단점을 꾀는 서스펜션 전문가가 되어있으니까. 그러나 모든 기계에는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토션빔 서스펜션도 마찬가지다. 별도의 얼라이먼트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 다른 구조 대비 강성이 높다는 점, 부품 내구도가 높고 유지 정비 부분에서 경제적이라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가끔 얼라인먼트를 안 봐도 되는 것을 단점이라며 관련 컨텐트에 댓글 다는 사람들도 있다. 애초 얼라이먼트를 커스텀 값으로 조절해 탈 정도의 소비자면 일상용 중형차 안 탄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 이윤을 추구하려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 고집부리면 도태된다. 그래서 더 좋게 느껴지도록 바꿔야 한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

무엇이 이유 건 페이스리프트 된 SM6도 토션빔 구조를 쓴다. 멀티링크 구조로 바꾸려면 대대적인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 그래서 르노삼성은 최대한 승차감을 좋게 만들려 노력했다.

먼저 부싱 사이즈(69->82파이)를 키웠다. 쉽게 관절이 더 두꺼워진 것이다. 이는 충격을 조금 더 부드럽게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컴플라이언스 튜닝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하반기에도 소재 변경을 통해 약소하게 승차감을 올린 적이 있다. 물론 이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부싱 튜닝과 함께 MVS(Modular Valve System) 기술이 탑재된 댐퍼도 달았다. 댐퍼에는 오일이 들어있고, 이것이 순환하면서 충격을 흡수하거나 흔들림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오일의 흐름을 부드럽고 빠르게 작동시키게 만드는 것이 MVS다. (그러나 ADS와 함께 쓰이지는 않는다.) 현대 그랜저, 기아 K7 등의 준대형급 세단에 쓰는 기술을 SM6에 넣은 것이다. 또한 이 기술은 자동차의 소음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재미없는 기술 얘기는 여기서 끝내자. 중요한 것은 실제 승차감의 향상이다. SM6와 무관한 소비자층은 토션빔에 연연해 목소리를 낼 것이며, SM6의 실구매자들은 그래서 승차감이 좋아졌는지 여부에 관심을 보일 것이다.

우리 팀은 다양한 환경을 달린다. 그러나 차량 시험 조건은 매번 유사하다. 그래야 변화를 느끼기 쉽다. 기준의 중요성이다. 같은 도로 환경에서 만나는 거친 노면, 범프. 여기서 르노삼성 SM6는 매우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토션빔? 알게 무엇인가? 그저 중형차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승차감만 전해질 뿐이다. 나름대로 잘했는데? 같은 환경에서 구형 SM6와 함께 테스트를 하다 보니 그 차이가 더 선명했다.

그럼 기존 모델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 데이터로 확인해 보기 위해 몇몇 과속방지턱을 정해 넘었다. 넓은 과속방지턱, 짧지만 높게 치고 올라온 과속 방지턱 등등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환경을 고려해 시험했다. 물론 같은 속도, 유사한 무게를 가져야 한다. 이에 연료 잔량도 유사한 수준으로 맞췄다.

그리고 차량에 전해지는 충격량을 비교했다. 하단은 그 결과다.

최대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격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실내에 탑승한 승객이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과 같은 뜻으로 풀이하면 된다.

(참고 : 이 데이터는 다수의 축으로 전해지는 충격량 가운데 소비자분들이 이해하기 쉬운 영역의 것을 뽑아 내용에 담은 것이다.)

사실 10% 내외의 차이면 느끼는 사람도 있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수치적 차이가 커진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토션빔이란 단어가 머릿속을 가득 채워 더 이상의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을 그 차이를 쉽게 알아차릴 것이다. 여담이지만 제네시스 G80 및 GV80에 들어간 프리뷰 로드 서스펜션은 기능 On/Off에 따라 5% 남짓의 차이를 보였다.

이제 승차감을 보자. 성향은 푹신푹신하다. 기존 모델은 노면의 충격을 짧고 강하게 ‘탕’하고 처리했다. 지금은 여유가 느껴진다. 위아래로 흔들리는 움직임이 다소 늘었지만 기존 모델 대비 그렇다는 것이고, 중형 세단 성격엔 무리 없다.

이제는 현대 쏘나타 혹은 기아 K5와 비교를 해도 보다 부드러워진 승차감을 가진다. 스트로크도 더 길게 느껴지며, 노면의 요철 처리에서도 여유가 있다. 구조적으로 멀티링크가 유리하지만 하드하게 성향을 가져간 K5 등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커진다. K5는 동급에서 가장 하드한 서스펜션 셋업을 취하고 있다. 쏘나타와 비교해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대신 쏘나타 보다 운동성능이 좋다.



우리 팀은 쏘나타 보다 K5를 더 좋아한다. 스포티한 디자인에 어울리는 스포티한 셋업을 갖췄기 때문이다. 승차감에서는 손해를 봤지만 그래도 같은 그룹의 쏘나타 대비 명확한 컨셉이 좋다. 결론적으로 쏘나타, K5보다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SM6 좋다. 그런 SM6의 승차감이 나쁘다고 느낀다면? 그건 그냥 토션빔 구조 자체가 싫은 것이다. 물론 그것도 이유가 된다. 나한테 뭔가 해가 되지 않아도 그냥 싫은 사람도 있지 않은가?

물론 구조적 한계는 있다. 노면이 좋지 않아 좌우 바퀴에서 불규칙한 충격이 함께 들어올 때는 승차감이 떨어진다. 독립적으로 처리하는 멀티링크 대비 불리한 요소다. 그러나 독립적으로 제어되는 멀티링크라도 성향이 단단할 경우 같은 조건에서 승차감이 떨어진다. 또한 매우 특수한 조건이지만 매우 큰 충격이 하체를 때리면 ‘딩~’하는 여진감이 남는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90% 이상 조건에서는 좋은 승차감을 갖는다.

여담이나 포르쉐 911과 국산 경차 쉐보레 스파크의 승차감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 스펙만 보면 당연히 포르쉐의 승차감이 좋아야 한다. 특히나 포르쉐는 서스펜션 튜닝의 귀재다. 하지만 셋업 방향을 단단하게 가져간 만큼 승차감에서 국산 경차에 밀린다. 거짓일까? 둘 다 안 타봤다면 믿지 못할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평생 운전을 하지 않은 어르신을 태워 물어도 결과는 같다.

서스펜션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다른 것들을 보자.

파워트레인이 좋다. 소위 물건이다. 무엇보다 엔진 성능이 강력하다. 1.8리터 배기량에 터보차저를 물려 225마력과 30.6kgf.m의 토크를 내는데, 수치적 성능 이상이다. 이 엔진은 원래 290마력을 발휘하는 르노 메간 RS 트로피, 알핀 A110S 등 르노의 고성능 모델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사양이다. 출력과 토크만 줄인 것이다. 여기에 게트락이 만든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물렸다.

체감 성능은 240~250마력 급과 같다. 특히 고회전에서 밀어붙이는 능력이 좋다. 통상 저 배기량 엔진과 터보차저의 매칭은 rpm이 높아질 때 가속감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나온다. 하지만 SM6 TCe 300의 엔진은 4천 rpm 이후 한 번 더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물론 초기 발진 때 터보랙은 있다. 하지만 이후 만들어내는 출력과 토크감은 먼저 시장에 나온 1.6 터보 엔진들과 다르다. 또한 앞자리 숫자를 바꾸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다. 현재까지 나온 중형차 가운데, 유일하게 말리부 2.0T와 맞먹는 성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을 측정한 결과 6.96초를 기록했다. 기존 1.6 터보 엔진이 탑재된 SM6가 7.28초를 기록했는데, 여기에서 약 0.3초가량 더 앞당겼다. 참고로 현대 쏘나타 센슈어스는 8.06초, 기아 K5 1.6 터보 모델도 유사 성능을 보인 바 있다.

쏘나타나 K5와 달리 터보차저 소리가 부각되는 편이다. 이것이 운전자를 더 자극한다. 출력과 토크에 제한을 걸었지만 엔진의 성격 자체는 그대로 살렸다.

다만 SM6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연료절감을 위해 도입된 오토스탑 기능이 작동할 때 만족도가 떨어진다. 재시동 과정이 거칠다는 것. 또한 이것이 듀얼 클러치 특성과 맞물릴 때 아쉬움이 더 커진다. 같은 이유로 가다 서다가 많은 정체구간에서는 오토스탑 기능을 꺼두는 것을 추천한다.

와인딩 로드로 들어서면 르노자동차의 핸들링 특기가 발휘된다. 세단이지만 굼뜨지 않고 날렵한 핸들링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운전을 즐길 수 있다. 환경은 자동차를 만든다. 독일차들이 고속 안정감을 가져가는 데 도움을 준 것은 고속도로 아우토반이었다. 프랑스의 환경은 핸들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같은 이유로 푸조, 시트로엥, 르노 계열 자동차들은 핸들링이 좋다. R 타입 스티어링 시스템 채용도 도움이 되었겠지만 예전부터 핸들링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왔다.

스티어링 조작감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도 않다. 최근 현대 기아차의 일부 차들은 스포츠 모드로 변경했을 때 너무 묵직한 느낌을 키워 아쉬움을 보일 때가 있다. 이에 노멀 모드로 돌려 핸들링을 즐길 때도 많았다. 반면 SM6의 것은 적정 수준에서 조율을 잘 해 각 모드 간 이질감을 최소화시켰다.

코너를 돌아나간다. 초기형 SM6는 어떠했는가? 한계에 접어들면 리어 타이어가 그립을 잃고 미끄러졌다. 반면 지금은 리어 쪽이 노면을 잘 붙들고 따라온다. 이것도 앞서 언급된 리어 서스펜션의 부드러운 튜닝을 통해 얻어진 결과다. 후륜 서스펜션이 부드러워졌다는 것, 뒷바퀴가 지긋이 눌린다는 것을 뜻한다. 초기형은 단단하게 버티다 미끄러져 차이가 컸다.

테스트 모델에는 댐핑 압력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전부터 제공되던 것인데 ADC라고 불린다. 본격 스포츠 모델처럼 대폭의 변화는 아니지만 거친 노면 또는 코너링 환경에 따라 이 기능의 제 역할을 한다. 초기형 소비자들은 이 기능 여부에 따른 차이를 크게 봤다. 하지만 이번엔 성향을 달리한 페이스리프트 버전에서는 유무에 따른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다시 달려보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가 잠시 떼면 반 템포 쉰 이후 엔진 브레이크가 먹는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약간 탄력을 받는 느낌을 준 이후 감속 준비를 마친다. 브레이크도 페달을 밟으면 반 템포 쉰 이후 본격적인 제동을 펼친다. 모든 조작에 약간의 여유가 필요하다.

순수 브레이크 성능을 보자.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39.63m였다. 이후 테스트를 지속하면 최장 41.2m까지 늘어났고, 평균 제동거리는 40.29m다. 르노삼성과 토요타 렉서스 모델들의 제동거리를 보면 40~41m 대를 기준 삼는다. 일상용으로 큰 부족함은 없다. 그러나 TCe 300 엔진이 뿜어 대는 가속력을 감안할 때 제동 계통의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춘다. 일상 주행 상황에서는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와 거의 유사한 감각을 전달한다. 현대 기아차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유사한 모습이다. 물론 정차 후 출발을 하는 상황에서는 끊어진 동력이 연결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살짝 밀리거나 울컥이는 느낌은 있다.

페이스리프트 이후의 SM6는 승차감과 주행 성능이 좋아졌다. 새로운 파워트레인과 섀시 튜닝 덕분이다. 그럼 중형 세단이 갖춰야 할 편의성은 어떨까?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 LED를 기본으로 썼고, 옵션으로 LED 매트릭스 라이트를 추가할 수 있다. 동급 최초이며, 국산 브랜드에서도 제네시스의 상급 모델에서만 사용되는 기술이다. 한쪽에 18개의 LED를 사용하는데, 시동만 걸어도 ‘나 벤츠, 아우디 부럽지 않아!’라는 듯 화려한 오프닝 세레모니를 보여준다. 야간에 SM6에 타면 뿌듯할 것이다.

후면부의 리어램프 디자인도 조금 더 간결하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보인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앞뒤 모두 애니메이션 효과로 점등된다. 이 화려함이 외적으로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실내에서는 2중으로 처리한 박음질이 눈에 띈다. 벤틀리에서는 ‘다이아몬드 인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2중 박음질을 매우 사치스러운 공정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벤틀리의 장인이 만든 것과 르노삼성의 것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정은 달라도 조금 더 수고스러운 공정을 택했다.

계기판도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변경됐다. XM3에서 본 것과 같은 구성으로, 각각의 주행모드에 맞춰 테마도 바꿔준다.

사용성이 떨어지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달라졌다. 반응 속도를 비롯한 조작성 개선에 목적을 뒀다. 불필요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줄이니 더 빠르게 반응한다. 공조장치도 물리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볼보도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쓰는데, 이번 르노삼성의 것을 벤치마킹하면 좋겠다.

앰비언트 라이트 사용 면적도 키웠다. 빛도 밝아져 어두울 때 존재감이 크다. 컵홀더 크기도 키웠다. 사용하기 불편했던 크루즈 컨트롤 버튼도 이제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다.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자동 주차 기능, 마사지 시트 등도 SM6가 내세우는 구성이다. 대부분의 것들이 소비자들의 불만 해소를 위해 변경됐는데, 페이스리프트의 좋은 예다.

뒷좌석은 동일하다. 국산차답게 충분한 공간이다. 다른 건 몰라도 국산 4개 브랜드의 공간 경쟁력은 상당하다. 넉넉한 사이즈지만 뒷좌석 폴딩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그리고 이제서야 SM6에서도 요즘 차들과 같은 수준의 ADAS 기능이 탑재된다. 사실 시기적으로 많이 늦은 편이다. 그래도 정차 및 재출발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를 지원한다. 앞차가 출발해도 알려준다. 현대기아차 소비자들이 선호하던 구성이 이제야 채용된 것.

차로 중앙 유지 기능도 있다. 타사와 차이점이라면 차로 중앙 유지 기능만 단독으로 사용은 못 하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켜야만 이 기능이 활성화된다. 부가 안전 기능으로는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사각 및 후측방 경고가 있다.

연비 부분도 무난하다. 인증 연비는 경쟁사 보다 낮다. 그러나 고속도로 정속 주행 때 약 19~20km/L 대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상황이 좋아지면 그 이상도 보여준다. 변속기의 탄탄한 체결 능력도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다만 체감 연비는 높지 않다. 쉽게 말해 연료 게이지 하락이 빠르다는 얘기다. SM6의 연료탱크는 51리터로 쏘나타(60리터)나 말리부(62리터)보다 작다. 상대적으로 연료 바늘이 빠르게 내려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생각보다 연료 소모가 많지 않아 추가 주유 횟수가 줄었다. 물론 장점도 있다. 연료가 많이 없는 상태에서도 2만 원 정도면 채우면 절반 조금 못 미치게 게이지가 오른다는 것. 다만 SM6 TCe 300 소비자들이 좋은 연비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잘 달리는 차, 얌전히 타는 것도 힘든 일이니까.

르노삼성 SM6는 2016년 3월 출시됐다. 당시 기아 K5의 판매량을 넘어서며 현대 쏘나타에 근접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토션빔 서스펜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부품 수급 문제라는 악재가 터졌고, 초반 물량 공세에서 실패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아마도 르노삼성 연구원들도 토션빔 서스펜션에 치를 떨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못 만든 멀티링크 서스펜션 승차감에 맞먹는, 아니 그 이상의 승차감을 가지는 토션빔을 만들어냈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과연 달라진 SM6에 많은 관심을 보일까?

결과가 무엇이든 르노삼성에게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르노 그룹 내에서의 르노삼성 입김을 크게 만들 것이다. 중형차는 한국이 잘한다. 그리고 이 시장엔 그 영역을 가장 잘하는 다양한 국산 제조사들이 있다. 르노가 소형차 그룹에서 막강한 힘을 내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강자들과 계속 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다. 소형차가 중심인 유럽, 중형차 이상이 중심인 한국. 항상 하는 얘기지만 환경이 차를 만든다.

대중차와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은 다르다. 적어도 대중차 만들기, 더욱이 큰 차 개발은 한국 연구원들이 잘한다. 르노그룹이 똑똑하다면 중형차 이상의 개발 권한을 한국에 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뿐인가? 우리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협력업체들의 경쟁력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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