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투스 S2 AS & 금호 마제스티9 & 넥센 엔페라 AU7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하다. 여름용과 겨울철을 구분해 쓰는 유럽과 달리 4계절을 소화하는 타이어가 선호된다. 신차에 기본 장착돼 나오는 OE 타이어도 대부분 4계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타이어가 마모된 후에도 다시 4계절 타이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그리고 이 타이어들은 국내 시장의 요구에 따라 뛰어난 승차감, 정숙성을 바탕으로 종합 성능을 꾸려나간다.

우리 팀은 지난해부터 국내 대표 브랜드인 한국, 금호, 넥센의 최고급 타이어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발표된 것은 봄~가을 환경 기준의 결과였다. 그리고 지난 겨울 눈길에서 테스트된 결과를 바탕으로 4계절에 대한 최종 최종 결과를 정리하고자 한다.

대상은 한국 벤투스 S2 AS, 금호 마제스티9, 넥센 엔페라 AU7다. 각 제조사를 대표하는 프리미엄급 타이어들이다. 규격(사이즈)은 225 / 55 R17이며 테스트카인 말리부에 맞춰 정했다. 직접 시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제조 날짜도 유사한 수준으로 맞췄다.

테스트에 쓰인 말리부는 250마력대 성능을 내는 2.0터보 엔진을 얹고 있다. 국산 중형 세단 가운데 가장 빠르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졌다.

이제 결과를 보자.

젖은 노면 제동 성능 비교 : S2 AS > 마제스티9 > AU7

젖은 노면 제동이 가장 좋은 것은 한국 타이어다. 유럽 시장에 신경 쓰는 한국 타이어는 제동 성능에 많은 신경을 쓴다. 경쟁 제품 대비 최대 2m 이상 앞선다는 것은 분명한 성과다.

마른 노면 제동 성능 비교 : S2 AS > 마제스티9 > AU7

마른 노면에서도 벤투스 S2 AS가 승리했다. 마른 노면 대비 격차는 줄었지만 그래도 가시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종그립, 정확히 제동력에 있어서는 한국 벤투스 S2 AS가 최고의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 입증됐다.

젖은 노면 핸들링 성능 : 마제스티9 > S2 AS > AU7

슬라럼을 통한 핸들링 성능에서는 금호 마제스티9이 앞섰다. 경쟁 타이어들 대비 횡으로 버티는 능력이 대단했다. 넥센 AU7과 비교하면 한 등급 위의 타이어라 믿을 만큼의 성능 차이를 보였다.

이 테스트를 진행한 드라이버는 마제스티9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남긴 바 있다.

“동일 조건에서 타사 대비 가장 높은 안정성을 보인다. 그립을 잃기 전까지 일관성 있게 정보를 전한다. 그립을 잃었다 회복하는 시간도 가장 빨랐다.”

마른 노면 핸들링 성능 : 마제스티9 > AU7 > S2 AS

벤투스 S2 AS와 엔페라 AU7도 무난한 성능을 냈다. 하지만 평균적인 G 값을 비롯해 통과 시간에서도 마제스티9이 가장 빠른 능력을 자랑했다. 스티어링 휠로 전해지는 피드백도 가장 뚜렷했다.

30m 원선회 성능 비교 : 마제스티9 > AU7 > S2 AS

금호 마제스티9이 또 앞섰다. 슬라럼(핸들링)에서 확인된 결과가 그대로 전해졌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체감으로 느껴지는 타이어별 성능 차이가 생각보다 뚜렷하게 느껴진다.

긴급 회피 안전성 : 마제스티9 > 엔페라 AU7 > S2 AS

이 시험은 고속화도로에서 주행하던 중 갑자기 장애물을 만나거나 급정거하는 앞차를 피할 때 사용된다. 난이도 높은 시험이지만 매우 중요한 시험 항목 중 하나다.

우리 팀은 시속 100km/h에서 급차선 변경을 하는 방법을 택했다. 고속도로 주행을 감안한 속도다.

그 결과 여기서도 마제스티9이 앞섰다. 앞선 테스트 결과를 봐도 횡으로 힘을 받는 환경에서 마제스티9이 가장 좋은 결과를 냈다. 급차선 변경도 다르지 않았다. 경쟁사 타이어 대비 수준 높은 그립을 제공해 줬고, 정확한 피드백도 전했다. 미끄러짐 이후 회복하는 시간도 빨라고, 다른 타이어 대비 미끄러짐도 적었다. 이는 안전성과도 연결된다.

이후 넥센 엔페라 AU7, 한국 S2 AS 순이었다.

정숙성 테스트 : 마제스티9 > 엔페라 AU7 = S2 AS

실내 정숙성 성능 비교

정숙성에서도 마제스티9이 앞섰다. AU7과 S2 AS는 오차 범위 수준의 차이를 보였다. 이 수치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반면 마제스티9은 이들 보다 조금 더 가시적인 차이를 냈고, 같은 노면에서도 그 차이를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승차감 (진동 억제 능력)

승차감 평가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다양한 자동차 및 타이어에 대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도 부족함이 있다. 우리 팀도 이 어려운 영역을 극복하고자 N.V.H(소음진동) 분야의 전문가에게 꾸준한 조언을 구하며 노하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 시험은 계측장비와 다수의 패널들이 앞뒤 좌석을 번갈아 가며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위의 그래프를 일반 소비자들이 해석하기는 어렵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같은 충격량이 들어올 때 마제스티9 쪽의 조금 더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면 된다.

일정한 진동 주파수가 형성되는 거친 노면에서는 3개 타이어의 성능이 유사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짧고 강한 충격이 들어올 때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 때 금호 마제스티9이 가장 부드럽게 처리하는 능력을 자랑한다는 것.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AU7과 S2 AS 간 우위가 바뀐 경우는 있었지만, 모든 환경에서 최고로 꼽힌 것은 마제스티9이었다.

겨울철 눈길 가속력: 마제스티9 > AU7 > S2 AS

눈길 가속에서 마제스티9이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짧은 거리 안에서 빠르게 속도를 올린다는 얘기다. 타이어의 미끄러짐이 적어야 안정적으로 속도를 올릴 수 있다. 넥센 AU7도 겨울철 노면을 만나자 잠을 깼다. 마제스티9이 시간 및 거리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그에 준하는 50m 내외의 차이로 격차를 줄였다. 반면 S2 AS는 눈길 가속 때 미끄러짐이 컸다.

겨울철 눈길 제동력 : AU7 > 마제스티9 > S2 AS

눈길 제동 성능에서 넥센이 치고 나왔다. 2위와 큰 격차를 내지는 못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인 것이다. 우리 팀은 이번 테스트 외에도 SUV용 4계절 타이어, SUV용 윈터 타이어의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다. 여기서도 겨울철 노면을 만난 넥센의 선전이 돋보였다.

겨울철 눈길 핸들링: AU7 > 마제스티9 > S2 AS

확실했다. 넥센 AU7의 승리다. 스티어링 휠(핸들)을 돌릴 때 가장 믿음직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타이어의 트랙션 확보 능력도 좋았지만 눈길 운전에서 자신감을 갖게 만들었다. 정확한 피드백 전달, 윈터 타이어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눈길을 두렵지 않게 만들 정도의 성적은 냈다. 이후는 마제스티9이었는데, 핸들링에서는 AU7 대비 부족한 모습이었다. S2 AS는 운전자에게 신뢰감을 주기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노면의 마찰도 부족했고, 뭔가 희미한 모습을 이어갔다.

소비자 판매 가격 : 마제스티9 = 엔페라 AU7 > S2 AS

이 항목은 평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격은 소비자에게 가장 민감한 이슈다. 이 조사는 각 타이어 제조사의 전문 타이어 매장을 대상으로 했으며 장착비를 제외한 순수 구입 가격을 기준으로 삼았다. 물론 온라인 가격과는 차이가 난다. 소비자들은 조금 더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 환경에서 구입하면 된다. 다만 타이어 제조사들이 자랑하는 전문 매장들은 좋은 장비를 쓴다. 작게 보여도 미세한 휠 밸런스, 휠의 스크래치를 만들지 않는 고급 장비를 써 타이어를 교체한다. 휠 밸런스는 고속주행 때 이상 진동, 소음, 다시금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조사 결과 넥센이 가장 저렴했다. 하지만 평균 가격으로 볼 때 금호 대비 300원 가랑 저렴한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저렴한 매장을 찾을 경우 가격적 메리트가 가장 커질 수 있다.

정리하며

최종 점수를 보자. 금호 마제스티9이 평균 점수를 높이며 1위로 올라섰고, 그 다음을 넥센 Au7이 이어갔다. 한국 S2 AS는 3위다. 매 테스트 결과마다 한국타이어의 성적이 좋지 않다. 내수 시장에 대한 관심과 분발이 필요하다.

배점 기준은 다음과 같다. 당초 점수 격차는 1점 내외로 하려 했다. 하지만 항목별 성능에 대한 차이가 명확하게 부각되지 못했다. 이에 이전부터 사용하던 배점 방식을 그대로 썼다.

1등은 10점, 2등은 8점, 3등에게는 6점을 부여하는 것인데, 오차 범위 또는 격차가 적을 때 1점을 가산점으로 준다. 환경에 대한 가중치를 설정해 4계절 및 여름용 제품의 겨울철 성능에는 각각 1등 5점, 2등 3점, 3등 1점을 부여한다. 시험 결과 윈터 타이어와 유사 수준의 성능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겨울철 타이어는 마른노면, 젖은 노면을 달리는 일도 많아 배점 기준이 4계절, 여름용 제품과 다르다.

또한 평가가 애매한 항목(예:홈 깊이)은 3,2,1점의 배점을 쓰기로 했다. 트레드 홈 깊이는 가시적으로 보이는 영역이나 이것이 절대적인 마모 성능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벤투스 S2 AS : 마른 노면, 젖은 노면 제동 성능에서 이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럽 시장을 우선시하는 한국 타이어다운 모습이다. 이전 제품인 S1 노블2는 제동력이 부족했다. 일부 OE타이어로 이 패턴은 제동 시스템의 힘에 미끄러져 나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한국타이어 제품들은 제동력을 높이는 추세다.

결과를 보자. 소비자들의 기대와 달리 나머지 항목을 경쟁사들에 내줬다. 특히나 겨울철 성능에서 하위를 기록하며 최종 점수에서 넥센에 밀렸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결과에 따르면 윈터 타이어 부문에서도 꼴찌를 한 바 있다. 곧 공개하겠지만 테스트가 완료된 SUV용 타이어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다.

사실상 S2 AS는 추천하기 애매한 타이어였다. 최근 한국 타이어의 상황이 좋지 않다. 그래서인지 R&D(연구개발)에 대한 비중도 많이 줄인 것 같다. 당장은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RE(애프터마켓)과 OE(신차용)타이어 시장에서 한국 타이어의 장착률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유럽 시장을 중시하는 전략은 이해되나 내수 시장용 타이어에도 신경 써야겠다.

엔페라 AU7 : 근소한 차이로 한국 타이어를 누르고 2위에 올라섰다. 소비자들은 넥센의 선전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이어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한국 타이어가 R&D(연구개발)에 대해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는 동안 넥센은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 2~3년 뒤, 그들의 기술이 정착되면 넥센은 한층 강한 회사로 올라설 것이다. 그리고 AU7은 눈길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물론 윈터 타이어만큼의 성능은 내지 못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눈길을 만나도 자신 있게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 AU7이었다. 다만 제동력이나 코너링 등 다른 성능에 대한 튜닝의 여지가 남았음을 보였다.

마제스티9 : 봄 가을철 노면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젖은 노면 제동력 개선이 필요하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대부분 우위를 차지했다. 특히 코너링이나 긴급 회피 등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보였다. 물론 이들 영역을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계 상황에서 신뢰감을 준다는 것은 안전 개념으로 볼 때 중요한 일이다.

또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한 승차감, 같은 노면을 달릴 때 가장 뛰어난 정숙성을 뽐냈다.

이에 우리 팀은 경쟁사들이 신제품을 내놓기까지 금호 ‘마제스티9’을 추천한다. 가격이 매우 비싸지 않은 이상 종합적 성능으로 경쟁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금호는 소비자들 머릿속에 2위 자리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막상 비교를 해보니 대중 상품군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일 때가 많았다. 아직까지 내수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금호의 모든 타이어들이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향후 우리 팀이 공개할 일부 테스트에서 꼴찌를 기록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중 소비자들이 널리 쓰는 4계절 타이어군에서만큼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나 자사의 자존심을 자랑하는 프리미엄급 제품군 성능이 앞섰다는데 의미가 크다.

아직까지 타이어 시장의 중심을 잡는 것은 국내 3사다. 하지만 OE(신차용)타이어 시장을 중심으로 수입 타이어들의 공격이 만만치 않다. 가격적 부담도 크게 줄었다. 이제 수입 타이어들과도 한판 승부를 벌일 시간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오늘의 승자인 금호 마제스티9도 어떤 수입 타이어에 맞서도 좋을 최고의 성능으로 무장하길 바란다. 한국 기술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최고의 타이어가 항상 최고의 자리에 있길 바란다.

우리 팀의 다음 타이어 테스트는 엔트리 스포트 타이어다.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10만 원대 타이어들로 한국 벤투스 V12 EVO2, 금호 엑스타 PS71, 브리지스톤 포텐자 RE004에 대한 비교로 진행된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