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스털링 모스를 위한 MC20 헌정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0.05.29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4월, 전세계 모터스포츠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위대한 역사와 함께 했던 큰 별, 스털링 모스가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세상과 이별했다. 그는 포뮬러1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었으며, 클래식 모터스포츠의 상징인 밀레 밀리아의 영웅이었다.

스털링 모스의 트로피 진열장에 포뮬러1 월드 챔피언 실버웨어가 없다는 것만이 유일한 아쉬움이지만,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롭게 시작된 국가간 경쟁이었던 모터스포츠 현장의 위대한 레이싱 드라이버였다. 그가 남긴 업적은 실로 다양하다. 오늘날 우리가 기억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온로드 레이스 기록지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그 기록의 대부분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달성한 것이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다시 모터스포츠를 시작할 무렵부터 함께 했던 그는 722번 300 SLR을 타고 밀레 밀리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터스포츠 역사를 다시 써내려갔던 사람이다.

이후에도 그는 오랫동안 메르세데스 벤츠의 홍보대사로 활동해왔다. 최근 몇 년간 지병으로 입원하기 전까지 그는 자신의 전성기와 함께 한 메르세데스 레이스카에 올라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그가 오직 메르세데스 벤츠만 탔던 것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는 실로 다양한 회사와 함께 했는데, 그 중에는 당대 가장 강력했던 포뮬러1팀, 마세라티도 있었다.

오늘날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마세라티의 모습은 거의 발견되지 않지만, 그들은 한 때 포뮬러1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팀이었다. 특히 그들이 개발했던 250F 포뮬러1카는 46번의 공식적인 포뮬러1 그랑프리 레이스에 참가해 8번의 우승을 거두었으며, 277번의 레이스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우승을 거두어 들였다.

이 차에 올랐던 위대한 레이싱 드라이버 후안 마뉴엘 판지오와 최초의 여성 포뮬러1 드라이버 마리아 테레사 그리고 스털링 모스까지 입을 모아 250F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강력했고 완벽했던 프론트 엔진 포뮬러1카였다고 이야기했다.

완벽한 레이스 카와 완벽한 두 드라이버가 함께 했으니 우승은 따놓은 당상과도 같았다. 마세라티가 오늘날까지 자랑스럽게 여기는 두 번의 월드 챔피언 기록은 모두 후안 마뉴엘 판지오로부터 나왔다. 애석하게도 당시에는 컨스터럭터 챔피언십 타이틀은 부여하지 않았지만, 그 시절에는 드라이버 챔피언이 곧 컨스트럭터 챔피언과 같은 의미로 여겨졌다.

스털링 모스는 마세라티 250F로 수많은 레이스에서 12번의 우승을 거두어 들였으며, 이후 개발된 마세라티 300S로도 많은 우승과 포디움을 기록했다. 따라서 스털링 모스는 메르세데스 벤츠 만큼이나 마세라티에게도 수많은 영광을 안겨준 전설의 드라이버다.

그런 그의 마지막을 위해 마세라티가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했다. 그것도 아직 세상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하지만 수많은 카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 스포츠카를 통해서 말이다.

마세라티는 자신들의 위대한 영웅, 스털링 모스를 위해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새로운 스포츠카 MC20를 준비했다. 희대의 명차 MC12의 뒤를 이어 마세라티 코르세 시리즈의 염성을 이어갈 MC20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거의 없다.

그들이 공개한 몇 가지 힌트에 따르면 GT3 클래스에 해당되는 스포츠카가 될 것이며, MC20를 통해 글로벌 모터스포츠에 다시금 마세라티의 이름을 알릴 것이라는 것과 함께 MR타입의 스포츠카라는 것 정도다. 어떤 엔진을 쓸 것이며, 어느 정도 사람을 홀릴만한 디자인일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이렇게 철저히 베일에 쌓인 MC20를 이들은 스털링 모스를 위해 헌정했다.

스털링 모스가 탔던 250F와 300S 싱글 시터 레이스카와 함께 여전히 위장막으로 철저히 감싸 놓은 MC20를 공개했는데, 위장막에는 그래픽 아트로 표현한 MC20만을 위한 레터링과 더불어 스털링 모스(Stirling Moss)의 이름이 쓰여져 있다.

이들은 프로토타입 MC20를 스털링 모스를 위해 헌정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남겼다.

“스털링 경을 기리기 위한 모델로 프로토타입 MC20가 선택된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와 함께 우리의 모터스포츠 활동을 전세계로 알린 그의 업적에 맞게 MC20는 앞으로 우리들의 모터스포츠 활동에 새로운 역사를 가져올 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MC20를 통해 2010년 GT1 클래스를 압도했던 MC12의 뒤를 이어, 다시 한번 레이싱 트랙을 지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마세라티의 이야기처럼 스털링 모스는 분명 마세라티의 짧지만 강렬했던 모터스포츠 역사에 중요한 기록을 가져다 준 사람이었으며, 역사의 시작과 함께 한 사람이었다. 그들은 MC20가 스털링 모스처럼 마세라티 모터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가져다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헌정모델을 기획했다.

물론 이것만으로 끝이 아닐 것이다. 세상에 완전한 MC20가 공개된 후 그리 머지 않은 시간 내에 스털링 모스 에디션을 통해 스털링 경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제대로 전할 것이다. 많은 의미를 담은 모델인만큼 부디 스털링처럼 MC20가 마세라티에게 더 많은 우승을 가져다 주기를 기대해본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