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뷰] 제네시스 G80 리뷰에 대한 Q&A

  • 기자명 로드테스트팀
  • 입력 2020.05.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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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는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고급 브랜드입니다. 아직은 시작점에 있지만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네시스의 시작점인 G80이 출시된 만큼 많은 얘기들이 오갔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몇몇 얘기들을 Q&A로 구성해 봤습니다.

Q 운동성능 나쁘다던데, 잘못된 것 아닌가요?

A 모든 상품 평가에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저희가 테스트한 제네시스 G80 3.5T AWD 모델은 380마력 출력을 갖습니다. 엔진도 V6 3.5 스펙입니다. 우선 G80의 등급은 프리미엄 중형급입니다.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캐딜락 CTS, 재규어 XF, 렉서스 ES(?) 등과 동급입니다.

그러나 차체 크기로 설정된 등급만으로 직접 비교는 어렵습니다. 만약 BMW 520d와 G80 3.5T를 비교할까요? 그 기준이면 제네시스 G80 2.5T와 BMW M5의 비교가 성립됩니다. 말이 안 되는 얘기죠. 이에 각 미디어들은 최대한 유사한 스펙을 가진 차를 동급으로 설정합니다. 이번 G80 3.5T AWD 평가에 쓰인 기준은 BMW 540i xDrive, 메르세데스-벤츠 E400(E450) 4MATIC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의외로 이 등급의 차는 많지 않습니다.

운동성능이 나쁘다. 이것은 반전 요소의 부각 때문이었습니다. 운동 성능 부족을 강하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은 희생으로 얻은 뚜렷한 장점(컴포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컨텐트 내용에도 나오지만 G80이 가진 차체 균형 등은 무난한 수준입니다. 다만 무게 측면에서 타사 모델 대비 다소 불리함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BMW 5시리즈가 특화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동급에서도 경량화가 잘 된 모델입니다. 물론 차체가 커지면 무게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작정하고 경량화를 했다면 조금 더 무게를 줄일 여지가 있었을 것입니다.

예로 5.2m를 넘는 차체를 가진 캐딜락 CT6 3.6 AWD의 무게는 실측 기준 1950kg 수준입니다. CT6는 G80 보다 더 큽니다. 단순히 커서 무게가 나간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습니다. 제네시스 G80 3.5T AWD의 실측 무게는 2038kg이었습니다. 그러나 2세대 초기형 무 옵션 제네시스 DH G330 HTRAC(2005kg)과 비교하면 더 많은 장비를 탑재했음에도 무게 차이가 30kg 남짓입니다. 이를 통해 2세대 모델 대비 경량화가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많은 장비를 실었음에도 2세대 무 옵션 보다 가볍다면 의미가 부여될 수 있지만 지금의 결과로 보면 제네시스 입장에서 내부적 성과에 의미는 있으나 업계서 자랑할 정도의 가시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운동성능을 논할 때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3가지입니다. 가속, 제동, 회전이죠. 가속으로 본다면 이번 비교에 쓰인 2개 모델 대비 소폭 처집니다. 물론 벤츠 E400과는 오차 범위 내 차이지만 엔진 배기량 및 출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BMW 540i, 벤츠 E400의 효율성이 조금 더 높다고 봐야 합니다.

제동 성능에서도 2개 모델 대비 조금 부족한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서는 E400이 가장 짧은 36.5m 수준, BMW 540i가 37.5m 내외 성능을 보여줍니다. G80 3.5T AWD는 여기서 약 1m 가량 늘어난 38.4m 수준을 보였는데, 평균적으로는 39m 정도가 됩니다.

짧은 테스트만 보면 그런데, 후반부터 제동거리가 늘어나며 페이드 현상이 빨리 찾아옵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충분하지만 패드가 성능을 이기지 못하는 것입니다. N.V.H(소음 진동)을 억제하는 데 목적을 둔 패드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타사 모델은 일정한 성능을 꾸준히 유지해 줍니다. 대신 패드 소재 특성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 일부 노이즈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이제 회전입니다. 요 모멘트, 코너링 파워, 슬립 앵글 등 복잡한 얘기는 빼겠습니다. 회전에서 확인하기 쉬운 것은 순수한 코너링의 빠르기, 핸들링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핸들링 개념에 가속, 제동 개념도 포함되지만 여기서는 쉽게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반응만 얘기하겠습니다.

조작 때 차가 기민하게 움직이느냐 한 템포 쉬고 움직이는지 보면 쉽습니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움직임이 크기 때문에 기민하지 못합니다. 대신 폭넓은 움직임을 갖기에 승차감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G80의 스티어링 응답성이 조금 부족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제네시스는 그런 느낌을 일정 부분 상쇄시키려 스티어링 기어비를 짧게 설정했습니다. 락투락(lock to lock)이라고 하죠? 조금만 조작해도 움직임이 빠르게 느껴지니 차량 경험이 적은 운전자 입장에서는 핸들링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떠 독자님은 댓글에 포르쉐 파나메라와 G80의 핸들링이 유사하다고 얘기하셨는데, 스티어링 기어비에 의한 현상을 착각한 것입니다.

코너링은 섀시와 무게, 타이어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G80 3.5T AWD은 동급 모델 중 가장 무겁고, 유일하게 4계절 타이어를 사용합니다. G80의 섀시가 BMW, 벤츠를 능가하면 모르지만 3개 자동차의 섀시 성능 차이가 없다고 가정해도 상식적으로 가장 불리한 모습을 갖게 됩니다.

코너링 때 재가속을 위해 가속 페달을 밟으면 하중이 뒷 측면으로 빠지면서 미끄러지는 현상도 쉽게 나타납니다. 하중 이동은 당연히 정상입니다. 이를 운전자가 느낄 정도로 움직임이 크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도 말이죠.

정리하면 가속, 제동 부분을 다른 2개 모델과 비교했을 때 아쉽게도 이들 대비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네시스나 팬들 입장에서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동급인 렉서스 ES350, 캐딜락 CTS 3.6 AWD 등이 시장에 있었다면 동급에서 가장 떨어진다는 얘기는 듣지 않았을 테니 까요.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비교 대상이 하나 있는데, 재규어 XF 3.0S입니다. 같은 380마력 엔진을 얹고 있으니까요. 다만 배기량 차이 때문에 수치적 토크 차이는 큰 편입니다.

이번 제네시스도 알루미늄을 하체에 적극 활용했죠? 재규어도 알루미늄을 아낌없이 쓰는 브랜드입니다. 어쩌면 이들의 싸움이 더 재미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재규어 XF S 테스트 결과가 내부 DB(데이터베이스)에 없다 보니 이번 비교에서 기준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비교 대상의 벤츠 모델은 E400이었습니다. 현재 판매되는 E450은 과거 대비 출력이 30마력 가량 더 늘었습니다. 다시 말해 발진 가속 성능 차이가 조금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몇몇 드라이버들이 달렸더니 기록이 2분 정도가 나왔어요. 그럼 빠른 것 아닌가요?

A 자동차의 성능은 물리와 연결됩니다. 쉽게는 일정 수준의 공식으로 대략적 성능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터가 적으면 가늠이 어렵지만 지금 일부 서킷은 다양한 차들이 데이터가 있어 대략적 예측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다양한 차량들의 데이터가 쌓인 인제 스피디움이면 계산이 조금 더 용이해집니다. 경험이 많은 드라이버는 차량의 마력, 그 차의 등급 만으로도 대략적 기록을 유추합니다. 하지만 경험이 없어도 기존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유추하는 방법이 있는데, 톤당 마력비를 계산하면 됩니다.

톤당 마력비를 어떻게 계산할까요? 간단합니다. (차량 출력 X 1000)/차량 무게입니다.

150~160마력 정도면 인제 스피디움에서 2분 정도의 기록을 낼 수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기서 톤당 마력비 20마력 정도 차이에 따라 약 1초 전후로 차이가 발생하고요. 만약 톤당 마력비가 260마력 정도의 자동차라면 1분 55초 정도를 낼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예로 메르세데스-AMG C63(톤당 마력비 262마력)이 1분 55초 34를 기록했습니다.

G80 3.5T AWD의 수치상 톤당 마력비는 193마력입니다. 그렇다면 스펙상으로 1분 59초, 드라이버가 차에 충분히 적응 한다면 1분 58초대 진입도 가능해 보입니다.

물론 이것을 100%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디까지나 대략적인 유추이며, 자동차의 셋업이나 부가적 기능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변속기, 브레이크, 타이어, 서스펜션, 얼라인먼트, 무게 배분, 날씨, 습도 등에 따라 차이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BMW 540i xDrive. 저희가 보유한 기록에 1분 59초대를 마크하고 있는데, 스포츠 타이어까지 끼운 상태이니 G80 3.5T AWD의 성능이 좋은 것 아니냐는 댓글이 있습니다. 그러나 540i xDrive는 제대로 달리지 못했습니다. 그 기록은 인랩 후 워밍업에서 나온 것으로 랩타임 계측 섹션 때 1번 코너에서 타이어가 망가져 버렸습니다. 중앙부 뜯김 현상이었습니다. 이에 랩타임 계측을 중단하고 워밍업 단계에서 나온 기록이 이 정도 된다는 것만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타이어 뜯김 문제는 지적했고요. BMW에도 OE 타이어의 문제에 대해 전달해 줬습니다.

서킷에서 랩타임 기록이 안 나오는 것은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개발 당시 자동차의 컨셉과 맞지 않거나, 자동차의 문제, 기상 이변 발생, 운전을 못하는 경우입니다. G80의 경우는 개발 컨셉이 서킷과 어울리지 않는다데 있습니다.

G80의 서킷 기록, 저희도 관전자 입장입니다만 어마어마하게 기록이 잘 나온 것도, 그렇다고 못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스펙만큼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비교는 크게 의미 없습니다.

저희 팀 내부에서 G80 3.5T AWD, 540i xDrive에 각각 동일한 타이어를 끼워서 랩타임을 측정해 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제조사가 만든 차량 성격을 바꾸는 일입니다. 터보 튜닝한 제네시스 쿠페가 포르쉐 911보다 직선에서 더 빨랐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있는 그대로의 G80과 5시리즈가 가진 특징을 뚜렷하게 보면 됩니다. 그냥 서로가 가진 장점을 인정해 주면 됩니다.

그리고 제네시스 G80의 타이어를 보세요. 4계절 컴포트 지향 타이어입니다. 제네시스 연구진이 이 차를 고성능으로 포장하고 싶었다면 애초 다른 타이어를 썼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맞춰 섀시 튜닝도 다시 했겠죠. 지금의 G80의 모든 것은 성능과 타협해 컴포트 측면의 성능을 올리는데 맞춰져 있습니다.

정리하며 성능 부분에서 타사 모델 대비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부족함은 없습니다. 물론 컴포트 한 성향의 차가 이 정도면 무난한 운동성능을 갖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포르쉐 911의 승차감이 스포츠카 치고 무난한 편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즉, 기준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면 답이 나옵니다.

저희 팀이 제네시스에 대한 찬사를 보낸 것은 확실한 목적지를 정하고 그에 맞는 설정한 데 있습니다. 일부 성능의 희생으로 얻어낸 확실한 안락함. 제네시스 사측과 팬들이야 성능에서도 최고이길 바라겠지만 모든 걸 애매하게 갖기 보다 하나를 확실히 가져가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낫습니다. 오히려 제네시스 G80이 가진 최고의 안락함이 성능과 연결되려다 희석된 것이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네요.

Q 서킷 랩타임에 연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A 랩타임은 단편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수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변수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환경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우선 운전자의 변수가 있습니다. 어떤 운전자는 전륜구동이나 4륜구동차는 잘 타는데, 고출력 후륜구동차를 타면 기록을 못 냅니다. 반면 어떤 운전자는 가장 빠른 기록을 내지는 않는데, 어느 차건 예상되는 평균선의 기록을 내줍니다. F1도 드라이버도 실수를 하죠? 사람의 변수도 이해해야 합니다.



또 운전하는 스타일에 따라 각 차량의 기록 차이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미끄러짐이 심한 차는 공격적 드라이빙으로 기록을 내기 어렵습니다. 계속적으로 스티어링 휠로 미끄러지는 차체를 바로잡아야 하겠죠. 이때는 방어적인 스타일의 운전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차량 특성이 달라지면 전자의 드라이버가 더 빠른 기록을 낼 것입니다.

구동방식도 변수입니다. 미끄러지는 성향이 강한 차는 재미는 있지만 랩타임에서 불리합니다. 이런 차들은 4륜구동 버전이 더 빠릅니다. 또 다른 차는 후륜은 빠른데 4륜으로 갔더니 느려집니다. 4륜 시스템이 안전 위주로 보수적 성향을 가져가면 그렇게 됩니다.

마세라티 기블리를 볼까요? 350마력 후륜구동과 AWD를 갖춘 430마력 모델을 달려보면 대부분의 성능에서 430마력 차가 앞섭니다. 서킷을 달리면 어떨까요? 마세라티 기블리의 Q4는 안전을 위한 보수적인 성향의 AWD입니다. 이것이 안전한 주행에 도움을 주지만 극단적인 빠르기를 추구할 때는 회전 범위를 키우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언더스티어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반면 리어가 빠르게 돌아주면 회전 반경이 줄어듭니다. 같은 이유로 언더스티어가 짙은 전륜구동(FF)차의 코너링 성능을 높이기 위해 리어 타이어의 공기압을 대폭 늘려 그립을 떨어뜨리는 드라이버들도 있습니다. 그럼 비싼 기블리 S Q4를 구입핧 이유가 있을까요? 서킷이라는 특정 조건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환경, 여러분들이 운전하는 대부분의 환경에서 빠릅니다.

저희 팀이 테스트한 모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기아 스팅어 3.3입니다. 1분 58초대 기록을 냈습니다. 차에 충분히 적응한다면 1분 57초대도 가능해 보입니다. 다만 이것이 생각보다 빠른 기록은 아닙니다. 스팅어는 의외로 리어의 움직임이 빠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순수한 코너링이 매우 빠른 것이 아니라 리어의 미끄러짐이 조금 많은 편입니다.

숙련자들은 이 셋업을 매우 재미있어 합니다. 같은 이유로 숙련자들은 제네시스 G70 보다 스팅어의 가치를 더 높게 봅니다. 하지만 미끄러짐이 있다보니 재가속에서 손해를 봅니다. 이에 스팅어는 앞서 설명된 기블리와 달리 4륜구동 모델의 서킷 기록이 더 좋습니다.

이처럼 예상 밖의 결과를 서킷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서킷 테스트는 왜 하는 것인가요?

A 랩타임은 서킷 시험에서 나오는 하나의 결과입니다. 만약 이 기록이 절대값이라면 각 자동차 제조사들은 서킷에서 가장 빠른 차를 만들면 됩니다. 하지만 로터스처럼 특별한 자동차가 아니면 대부분 우리 일상과 타협된 차를 만듭니다.

앞서 운전자도 변수가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만약 순수 랩타임에만 목적을 둔다면 서킷에서 랩타임을 뽑을 드라이버들이 정해집니다. 현시점에서 가장 빠른 드라이버들. 이들을 어디 있을까요? 국내를 기준으로 보면 최고 클래스 S6000급을 탑니다. Top 3안에 꾸준히 들어가는 드라이버면 국내 최상으로 꼽힙니다. 다른 드라이버들 능력이 더 좋다고요?

이 레이스의 상위 팀들은 각 회사의 자존심을 걸고 달립니다. 당연히 이 시대에서 가장 빠른 드라이버를 씁니다. 같은 이유로 일본 드라이버들이 스티어링 휠을 잡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럼 국내에서는 이분들 만이 서킷 테스트를 해야 할까요?

조금 더 범위를 넓혀 보겠습니다. 가까운 일본만 가도 해외 다양한 경주를 통해 경력을 쌓은 정상급 드라이버들이 많습니다. 더 멀리 유럽으로 가볼까요? 전 F1 드라이버 출신들도 많습니다. 이 들을 실력을 의심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F1 메인 드라이버가 아니라 F1 머신 테스트 드라이버만 해도 엄청난 실력자들입니다.

진짜 랩타임이 필요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가령 제조사의 자존심을 건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에 도전할 때, 이때는 그 서킷 경험이 가장 많은 드라이버들이 스티어링 휠을 잡습니다. 여기서는 랩타임이 절대 값이니까요. 차량에 어느 정도 적응한 상태, 기온 및 습도 등, 환경적 요인으로 유리한 시기를 선정해 측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만약 자동차의 평가가 레이싱 기술이나 랩타임에만 의존한다면 해외 유명 경기에서 적당히 경력 쌓은 드라이버 데려와서 평가하는 것이 낫습니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기자들이 존재할 이유가 없겠죠?

하지만 자동차 업계 사람들도 각기 하는 일이 다릅니다. 누구는 제조사가 만든 차를 팔기 위해 존재합니다. 누군가는 대중에게 추천하기 위한 평가 목적으로 차를 타고, 다른 누군가를 이 차를 튜닝해 만든 경주차를 타기 위해 존재합니다. 다른 누군가는 이 차의 고장을 찾아 고치는 일을 합니다. 다시 누군가는 소비자의 손을 떠난 중고차를 유통하는 일을 합니다.

자동차 개발 연구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분이 자동차의 모든 부분을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다릅니다. 엔진 담당자는 엔진만, 서스펜션 담당자는 서스펜션만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많은 영역 가운데 하나의 영역에 특화된 전문가인 것이죠.

우리가 서킷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일반 도로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일반 도로에서는 자동차의 한계 영역을 잠시 넘나드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서킷은 다릅니다. 동일한 코너를 동일한 속도로 돌아볼 수 있고 자동차를 아예 한계 영역으로 집어넣은 후 이때 나오는 반응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언더스티어가 어느 정도 발생안 이후 오버스티어로 전향되는지, 이때 차량의 거동 변화가 급진적인지 안정적인지, 타이어의 진정한 한계 성능은 어디까지인지, 그립을 잃고 회복하는 정도는 얼마나 빠른지, 타이어의 내구성은 어떤지, 강력한 중력가속도가 지속되는 환경에서도 엔진은 제 성능을 내주는지, 냉각은 잘 되는지, 브레이크는 어느 정도까지 버티고 꾸준한 성능을 이어갈 것인지 등등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러한 많은 부분을 버텨내고 이겨낸 후 최종적으로 얻어지는 값이 바로 랩타임입니다. 물론 관심이 가는 차가 경쟁차보다 더 빠른지 느린지 궁금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서킷 테스트를 할 때 드라이버가 어떻게 느끼고 이야기하는지 잘 들어보길 바랍니다. 와인딩 주행 테스트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와인딩 주행 때 보여주지 않았던 본 모습이 서킷에서 나온 경우입니다. 그럼 리뷰도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Q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어땠나요?

A 요즘 이 기능을 점점 많은 제조사들이 탑재하고 있습니다. 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카메라가 전방 도로를 관찰하고 요철이 발견되면 타이밍에 맞춰 서스펜션을 최대한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그럼 충격 없이 부드럽게 요철을 넘을 수 있죠.

롤스로이스의 마법의 양탄자(Magic Carpet Ride), 메르세데스-벤츠의 MBC(Magic Body Control) 서스펜션 정도의 환상을 기대하고 접근한다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차체는 흔들림 없이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바퀴가 이리저리 충격을 모두 처리해 주는... 그 정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기능이 작동할 때와 작동하지 않을 때는 탑승자가 충분히 변화를 느낄 정도로 승차감은 달라집니다. 정상 작동을 할 때가 컴포트 모드라면 작동하지 않을 때 스포츠 모드로 바뀐 정도라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실제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정상적으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작동할 때, 카메라를 테이프로 가려 앞을 볼 수 없게 만든 후를 나눠서 진행했는데요.

결론적으로 요철을 넘을 때 발생하는 충격량이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작동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충격을 없애지는 못해도 충분히 긍정적인 승차감 개선이라고는 볼 수 있습니다.

G80의 승차감을 극한으로 끌어내고 싶은 분이라면 옵션으로 추가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추가하지 않아도 무관합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측의 내부적인 테스트 진행 결과도 궁금해지네요.

* 이 테스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변별력이 나오는 정도인지, 이에 맞춰 가벼운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됩니다. 이에 각 환경별 복잡한 그래프나 수치적인 부분은 제외하였습니다. 영상 내 표도 단순히 차이가 나는 정도를 보여드리는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Q 새롭게 추가된 HDA II 기능은 어땠나요?

A 먼저 각종 센서의 개선을 통해 저속 주행 시 차량이 끼어드는 것을 감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환경에서는 정말 유용한 기능입니다. 차량 주위에 인식된 자동차도 보여주는 기능도 재미있었고요.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스스로 주행 차로를 바꿔주는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안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았습니다. 테슬라가 사람처럼 차로를 바꿔주고 메르세데스-벤츠가 조심하며 바꿔줬다면 제네시스는 더 많이 조심하고 주위를 많이 살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외에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빨라진 점입니다. 이는 국내법 때문으로, 현대 그랜저도 페이스리프트 당시 같은 이유로 손을 놓고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 바 있습니다.

HDA II와 연관은 없지만 자동 주차 기능이 의외로 쓸만합니다. 좋은 센서를 사용해서일까요? 큰 덩치를 가졌지만 좁은 구역에 잘 주차해 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생각하시는 것보다 타이트한 주차도 가능합니다. 한국 시장에 특화된 자동 주차 기능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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