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게이트로 숨을 죽였던 아우디가 정상화를 위한 노력 중이다. 지난해 A5 스포트백을 선보인 이후 SUV인 Q7, 중심 모델 A6, 대형 세단 A8을 출시했고, 최근 패션 아이콘으로 통하는 A7을 통해 모델 라인업 확장에 들어갔다.

우리 팀이 이번에 만난 것은 중심 모델 A6다.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에 E-클래스, BMW에 5시리즈의 대항마로 아우디 코리아의 회생을 이끌 가장 중요한 차다.

판매량을 떠나 A6는 아우디에게 상징성을 부여하는 모델로 평가받는다. 간단히 역사를 보자. A6의 시작점은 지난 1968년부터다. 지금은 미미한 숫자에 불과하나 당시 양산 세단으로는 높은 출력으로 평가받던 ‘100마력’을 강조하려 모델명도 아우디 100으로 정했다. 4륜 구동 시스템 콰트로(quattro)를 내세우며 스키 점프대를 올라가던 CF 광고 속 모델. 바로 그 차가 아우디 100이다. 지금도 아우디 100은 아우디 기술의 원천이자 상징적인 모델로 통한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 아우디 100은 없다. 이를 계보로 현세대를 살아가는 것이 A6다. 순수하게 A6만 보면 4세대로 구분되나 아우디 100까지 역사를 연결하면 8세대가 된다.

지겨운 역사 들추기 보다 신차 얘기를 해보자. 2020년형 A6의 특징 중 하나는 아우디의 업-스케일 디자인이다. 중심을 잡는 세단이나 최고급 대형 세단 A8과 유사한 디자인을 갖춘다. 상급 모델의 이미지를 가진 것, 이를 업-스케일 디자인이라 한다. A8보다 차체 길이는 짧지만 멀리서 보면 구분이 안될 정도로 유사한 외모다. 뭔가 특별한 것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고려해 아우디 코리아 상품기획팀은 S 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가져왔다. 이를 통해 한층 멋스럽고 공격적 이미지를 가진 A6가 됐다.

헤드 램프는 여전히 아우디의 상징이다. 조명에 신경을 쓰는 브랜드답게 화려한 모습이 최신 세단의 면모를 살려준다. 차체를 커 보이게 만드는 주간 조명등, 그릴과의 조화도 좋다. 다만 헤드램프 안쪽에 습기가 보이는데, 일시적인 문제면 좋겠다.

측면 디자인의 장점은 균형미다. 기존 A6의 틀을 유지하면서 부드러운 라인의 조화로 세련미를 가미했다. 멀티 스포크 타입 휠이 복잡해 보이지만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측면부에서 눈길을 끄는 포인트가 되기에 문제는 아니다. 이런 휠의 디자인은 강성 측면에도 도움이 된다.

후면도 안정감 있는 모습이다. 좌우를 가로지르는 크롬 라인도 촌스럽지 않다. 애니메이션 기능을 넣은 리어컴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도 좋다. 범퍼도 제법 멋스럽게 다듬었는데, 하단에 있는 머플러는 진짜가 아닌 모양뿐이다. 최근 아우디는 진짜 머플러를 범퍼 끝까지 연결하지 않는다. 머플러 안쪽을 보면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막힌 경우도 있는데, 고성능 S6, SQ5에도 머플러 팁만 디자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상적인 균형감, 수수하지만 세련된 이미지를 가진 프리미엄 중형 세단,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우디 A6의 모습이다.

아우디.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뚜렷하게 잘하는 영역이 있다는 사실. 이는 인테리어 디자인이다. 전 세대 A6의 실내는 지금 봐도 오래된 티가 덜 난다. 인포테인먼트 디자인이나 다소 작은 디스플레이 패널 크기에서 세월의 흔적이 보이지만 기본 디자인에서 부족함은 없다. 그리고 그런 아우디의 최신 인테리어 스타일을 현 세대 A6가 보여준다. 여기에 상급 모델과 유사한 형식으로 꾸며져 운전자 중심의 A8을 타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부른다.

운전석에서 소프트한 느낌, 하지만 몸을 잘 잡아주는 시트가 운전자를 반긴다. 세대 진화에 맞춰 새로운 디자인을 썼는데, 장거리 주행 때 편했다. 부가 기능으로 통풍 및 열선 기능도 있다. 적당한 크기를 갖춘 스티어링 휠의 형상도 좋은데, 손에 잘 감긴다. 가죽도 제법 탄력 있다. 스티어링 휠 버튼 조작감도 무난한데, 크루즈 컨트롤 작동을 위한 별도를 레버를 마련한다는 점이 불편하다. 매일 타는 입장에서 적응하면 그만이긴 하나, 스티어링 휠 안에서 모든 기능을 통제할 수 있는 타사의 인터페이스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계기판 자리에 위치한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은 버추얼 콕핏이라 불린다. 지금 시대에서 평범한 구성으로 보이긴 하나, 처음 데뷔 때 강렬한 인상을 줬던 아이템이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12.3인치, 테마 변경을 통해 운전자 취향에 맞출 수도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크기를 키워 운전 중 쉽게 정보를 득하도록 만들었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10.1인치 크기다. 하지만 공조장치 조작을 위한 8.6인치 디스플레이가 하단에 달려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적다. 또한 하단 모니터는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때 연동돼 부가 기능도 수행한다. 디스플레이 패널에 그려진 버튼을 누를 때의 감촉도 좋은데, 햅틱 기능을 잘 구현한 예로 평가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의 유무선 연결 기능을 갖췄다. BMW가 이 기능을 유료화하며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았는데, 아우디는 무선 연결을 기본화 시켰다.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하나 아직 무선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사운드 시스템은 평이하다. 경쟁사들이 사운드 시스템을 하나의 세일즈 포인트로 삼는 것과 상반된다. 하위 모델에서 올라온 경우 아쉬움이 없겠지만 타사의 동급 모델에서 엽그레이드(?)를 했다면 다소 부족함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부가적으로 원목 느낌을 살린 우드 트림이나 다양한 색상으로 변하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포함된다. 르노삼성이 내세우던 퍼퓸 디퓨저도 달아 고급스러운 향도 풍긴다.

뒷좌석은 평이하다. 동급 차와 비교하니 조금 부족한 느낌도 짙다. 동급 E-클래스나 5시리즈와 비교할 때 그렇다. 여기에 센터 터널 높이도 상당하다. 4륜 구동 적용 때문이지만 타사들도 4륜 구동 비중의 판매 비율이 높으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도 부가 기능으로 넣은 4존 공조장치, B-필러 송풍구 등 뒷좌석 탑승자에 대한 배려는 잊지 않았다. 뒷유리에 선셰이드가 달리면 좋겠지만 불편함은 크지 않았다.

트렁크 공간은 무난하다. 돌출 공간이 적어 체감적으로 넓게 느껴진다. 다만 트렁크 윗면의 마감이 제한적이다. 물론 이것을 탓하기 어렵지만 국산 차들이 이런 부분까지 꼼꼼한 모습이라 상대적으로 비교가 된다.

이렇게 A6의 실내를 살폈다. 부가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A8처럼 전자식 도어록 기능을 사용한 것인데, 가볍게 레버를 당기는 것으로 쉽게 문을 열 수 있다. 이질감이 생긴다고? 다른 차들처럼 과감하게 당겨도 열리게 되어있으니 걱정은 말자.

ADAS 기능도 좋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차로 중앙 유지, 사각 및 후측방 경고 등이 제공되는데, 교차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 및 피해를 경감시켜주는 기능도 더했다. 최근 동향에 맞춰 텔레매틱스 서비스도 지원한다.

시동 버튼을 누른다. 4기통 엔진이지만 경박스러운 소리를 내지 않는다. 테스트카는 A6 45TFSI로 252마력, 최대토크 37.7 kgf·m를 내는 엔진을 탑재했다. 이 힘은 4바퀴로 공유되는데,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 시스템에도 변화가 생겼다.

엔진 차체만 보면 평이하다. 물론 같은 독일계 브래드와 비교해 빠지지 않는 성능이긴 하나, 일부 모델이 보여준 최고출력, 최대 토크와 비교했을 때 다소 부족함이 느껴진다. 캐딜락 CTS, 볼보의 T6 엔진 등과 비교할 때다. 성능이 부족한 편은 아니지만 기술 트렌드로 타사와 경쟁한 아우디이기에 조금 더 높은 성능을 요구하게 된다. 물론 그 이상의 것은 3.0리터 급 엔진이 대체하나, 2.0리터 급에서도 최고 수준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얘기다.

지긋이 가속페달을 밟는다. 약간의 터보랙, 하지만 저속에서 답답함을 만드는 수준은 아니다. 끝까지 가속페달을 밟아 최대 힘을 끌어낸다면 ‘부족’이란 단어는 무색해진다. 급가속 환경, 살짝 치켜든 앞모습으로 전진하나 4륜 구동이 갖춘 안정감 덕에 불안함은 없다. 토크 스티어도 없다. 앞머리가 들리며 앞 타이어의 그립이 소폭 줄었지만 리어 축으로 연결된 동력이 차체를 밀어주기에 가능한 4륜 구동 차들의 장점이다. 200마력대를 넘어서는 후륜 차들은 급가속 때 리어 휠의 스핀이 가속 시간을 늘리지만 4륜 구동 차는 타이어의 성능이 떨어져도 최고 수준의 발진 가속 성능을 이어간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아우디 A6는 6.7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했다. 제조사 발표치인 6.3초보다 늦었지만 0.4초 내외 수준이라면 수긍할 정도다. 한 가지 감안할 것은 타이어다. 본래의 타이어가 아닌 겨울용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이는 자동차의 성능을 낮추는 요소가 된다. 누군가는 이 타이어의 적용으로 가속시간이 늘었다고 반문하겠지만 4륜 구동 차의 장점은 4바퀴를 동시에 굴린다는 데 있다. 타이어 성능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의미다. 그래도 정상적인(?) OE 타이어를 쓴다면 미미하게 성능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긴 하다.

발진 가속력 외에 고속으로의 도달 능력도 좋다. 배기량의 한계는 있지만 큰 부족함 없이 최고 속도 영역까지 오르내린다. 최고 속도는 210km/h에서 제한되는데, 유럽 사양이 아닌 북미 사양을 기초로 튜닝해 들여오기 때문이다.

주행할 때 정숙성도 좋았다. 윈터 타이어 영향으로 노면 소음이 조금 늘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58.5dBA라는 수치는 좋은 수준에 속한다. 정차 때의 소음은 36.5dBA 수준이었는데, 이는 상급 모델 A8L 55 TFSI 콰트로와 같은 정숙성이었다. 외모뿐 아니라 정숙성까지 상급 모델로부터 물려받은 것일까?

스티어링 휠의 묵직함도 적당하다. 너무 무거우면 힘이 들고, 가벼우면 안정감이 떨어진다. 가끔은 이 셋업에서 아쉬움을 보이는 브랜드들이 있는데, 독일 3사는 운전 감각에 필요한 튜닝을 잘하고 있다.

코너를 앞두고 브레이크 페달을 압박한다. ‘드드득’하고 밀려나는 타이어. 아무래도 윈터 타이어에게 급제동은 무리다. 겨울용 타이어는 눈길처럼 미끄러운 노면에서 이상적인 구동력을 만들지만 마른 노면 제동력에서 아쉬움을 보인다. 일반적인 4계절은 물론 여름용 타이어보다 긴 제동 거리를 갖춘다는 것. 또한 계속적으로 급제동을 실시하면 트레드 패턴(바닥면)이 망가진다. 때문에 겨울용 타이어 장착 때는 이를 고려한 마일드 한 운전을 습관 들이는 것이 좋다.

스티어링 휠을 감고 코너의 중심부로 들어간다. 바깥쪽으로 치우치는 언더스티어 경향이 있지만 가속페달 전개와 함께 리어 휠에 무게감이 실린다. 최근 4륜 구동의 트렌드는 비대칭이다. 리어 휠에 조금 더 많은 구동력을 보내 언더스티어를 억제시켜 뉴트럴에 가까운 특성으로 만든다. 물론 물리적 한계를 넘지는 못하지만 타이어의 미끄러짐을 유도할 정도로 속도를 높이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환경에서 뉴트럴 한 거동을 보여준다.

빠르게 달리는 환경에서도 기존과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혼다의 SH-AWD 만큼은 아니어도 자연스럽게 코너를 돌아 나가는 느낌을 만든다. 코너를 돌 때 구동력이 크게 필요치 않은 안쪽 바퀴의 힘을 바깥으로 보내 이상적인 코너링을 구현하는 새로운 콰트로 시스템 덕분이다. 아우디는 이를 ‘콰트로 울트라(quattro with ultra technology)’라고 부른다. ‘울트라’라는 이름이 뭔가 대폭 강화된 성능을 보여줄 것 같지만 이 시스템의 핵심은 연비 절감에 있다. 필요에 따라 리어 축으로 가는 구동력을 전자제어식 클러치로 끊어 앞바퀴로만 주행하는 것이다. AWD의 약점인 동력 효율성 저하를 2WD로 모드로 극복하는 것. 아우디는 이를 통한 연료비 절감 효과를 100km 주행 때 0.3L 수준이라 말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1천 km를 달릴 때 3L 수준의 연료를 절약한다는 것. 누군가에게는 미미해 보이는 수치지만, 자동차 제조사에겐 매우 의미 있는 수치다. 특히나 고연비와 CO2 배출까지 잡아야 하는 요즘과 같다면.

하지만 미끄러짐 또는 스포티한 주행으로 가감속이 활발히 이뤄지는 환경을 만나면 즉시 AWD로 구동을 전환한다. 상황을 예측해 미리 AWD 모드를 구동할 때도 있다. 물론 이 시스템이 이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나 기계적 특성을 내세운 토센 방식의 콰트로 시스템을 선호하는 4륜 구동 마니아의 입장이 되면 아우디의 ‘그럴싸한 변명’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주행에서 느껴지는 감각, 성능을 감안하면 어떨까? 정말 ‘콰트로 울트라’이기에 아쉬움이 클까? 그 정도의 한계 주행을 일삼은 운전자가 일상을 위한 세단을 타고 있을까? 아우디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측면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또한 아우디가 만드는 3.0리터 급 또는 고성능 모델에는 이 방식이 쓰이지 않는다. 2.0리터 배기량을 선택하는 소비자, 이들이 원하는 내용 중 하나를 새로운 콰트로가 충족시켜 주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제동력도 좋았다.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이나 시스템의 지속성에서도 아쉬움은 없다. 이번 테스트에서 아쉬운 것은 단지 타이어였다. 겨울철 안전을 위해 장비된 윈터 타이어가 제동 거리를 대폭 늘렸기 때문. 만약 다른 타이어였다면 제동거리가 대폭 줄게 된다. 그래도 윈터 타이어 채용 환경에서 42m 내외의 제동거리를 보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긴 하다. 여담이지만 렉서스의 고급 SUV인 RX450h의 제동거리는 43.6m였다. 최단거리 기준. 내구성에 중심을 둔 타이어 때문이지만, A6는 윈터 타이어를 끼운 상태에서도 이보다 좋은 성능을 냈다. 체급은 달라도 A6가 보유한 제동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가감속이 반복되는 환경, 연속 코너에서의 거동도 좋다. A6의 서스펜션은 독일차 특유의 기계적인 감각을 살림과 동시에 제 맡은 일을 잘하고 있다. 이 같은 프리미엄 중형 세단에서는 단순 성능 외에 승차감이란 요소에도 무게가 실린다. 단단하지만 묵직하며 부드럽게 감싸주는, A6의 서스펜션이 보여준 감각이었다. 특히나 한쪽으로 강한 하중이 쏠릴 때도 무난한 모습으로 바디롤을 잡아줬고, 이후 다음 코너 진입을 위해 하중 변화가 이뤄질 때도 빠른 몸놀림으로 연속 코너에 대처해 나갔다. 서스펜션 영역은 노하우가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부속을 가져다 써도 능력이 없는 이상적 성능을 내지 못한다.

최근 우리 팀이 만난 서스펜션 관련 연구원은 국내에서 홀대 받는 토션빔(CTBA)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셋업만 잘되면 그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여담이지만 그는 해당 제조사에서 십수 년 이상 멀티링크만 셋업 한 베테랑 연구원이다. 나중에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만 자동차의 하체를 바라보며 성능까지 감안하는 요즘 풍토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셋업이라는 것.

과거 아우디의 서스펜션은 뭔가 2%? 아니 20%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부족한 요소를 4륜 구동 콰트로가 채웠다. 지금은 서스펜션 완성도가 높아지고 각 섀시의 균형감도 좋아졌다. 이제 경쟁사 대비 아쉬움은 없다.

고속도로에 접어든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키고 한숨 늦춘다. 앞차와의 거리를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지만 좌우를 지나치는 다른 차의 움직임도 잘 읽어 편안한 주행을 이끈다. 앞차와의 거리는 범퍼 안에 숨은 레이더가 담당한다. A6의 전면을 보면 플라스틱 커버가 좌우에 위치한다. 이 안에 레이더(Radar)와 라이다(Lidar)가 숨겨지는데, 아쉽게도 국내 사양에는 라이다가 삭제됐다. 아우디 코리아는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 팀도 최근 A6 편을 업데이트 한 이후 독자님의 제보로 이 사실을 확인했다. 레이더만으로도 기본 ADAS 성능을 유지하는데 부족함은 없다. 하지만 라이다를 활용하면 더 정확한, 다시 말해 기능의 신뢰도가 대폭 향상된다. 아우디 코리아가 첨단 산업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에도 힘써주면 좋겠다.

이제 아우디 A6에 대해 정리해 보자. A6는 독일 차다. 독일차답게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주행감각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은 각각의 구성이 만드는 최상의 퀄리티를 통해 완성된다. 과거 벤츠나 BMW가 4륜 구동 영역에서 허덕거릴 때 아우디는 콰트로의 장점을 어필하며 시장을 넓혔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4륜 구동을 쓴다. 헤리티지를 논하기 어려운 제네시스에게도 4륜 구동은 기본 옵션 항목이다. 여기에 현 세대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는 매우 훌륭하다. 그리고 그들도 4륜 구동 모델을 많이 판다. 이제 4륜 구동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기 어려운 시대라는 의미다. 하지만 지금의 아우디 A6는 꼭 4륜 구동이 아니어도 될 만큼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다. 지금보다 내일, 그리고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물론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했고, BMW도 부산에서 5시리즈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근데 부산시와 벡스코가 밀어붙인다고 부산 모터쇼가 열릴 수 있을까?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