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진짜 고성능 N은 언제쯤 나올까?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20.01.14 15:4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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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 여느 자동차 제조사들이 그렇듯 고성능 차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현대차가 내놓은 고성능 모델은 해치백인 i30와 벨로스터를 바탕으로 성능을 높인 모델 2개뿐이다.

당초 제네시스 G70을 비롯해 쏘나타에도 N 버전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후 얘기가 없다. 그리고 올해 등장하는 것은 2.5리터 엔진을 갖춘 쏘나타 N 라인뿐이다. 시장에서 기대한 고출력, 4륜 구동 시스템을 갖춘 고성능 쏘나타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금까지 현대차 고성능 담당 비어만 사장은 해외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가능성만 열어뒀을 뿐 구체적인 결과물이 아직 없다.

최근 있었던 비어만 사장과 해외 매체 간의 인터뷰에 따르면 미드십 방식의 고성능 모델에 대한 언급이 다시금 등장한다. 현재 분위기 볼 때 해치백 사이즈의 미드십 차가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포르쉐 급을 운운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냉정히 말해 현재 출시된 i30 N 및 벨로스터 N은 완벽한 고성능 차가 아니다. 현대차도 경쟁차를 폭스바겐의 골프 GTI라고 말한다. 폭스바겐 골프 라인업엔 GTI를 시작으로 클럽 스포트, 4륜 구동 시스템을 갖춘 R 버전도 내놨다. 폭스바겐이 보유한 다양한 모델 가운데 벨로스터 N이 지목하는 경쟁차는 가장 출력이 낮은 GTI다.

대중이 고성능 차에 열광하는 이유는 궁극적 성능 때문이다. 그와 같은 성능을 통해 상징적 의미도 갖고, 소비자들은 고성능 브랜드에 열광하게 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고성능 모델에 대한 상징성 확보를 위해 동급 최고 수준의 차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 뉘르부르크링 서킷의 코너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자사의 N 로고에 어울리게 대단한 수준의 뉘르부르크링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i30 N과 벨로스터 N의 뉘르부르크링 기록을 발표하지 않았다. 단지 좋은 타이어를 장착하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말만 남겼다. 만약 이상적인 랩타임을 냈다면 기록을 발표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현대차는 자율 주행 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최근 CES에서 선보인 하늘을 나는 차가 대표적이다. 이 차는 'S-A1’ 콘셉트라고 불린다. 현대차가 보여주려는 미래에 대한 준비이자 노력의 결실이다. 수소를 활용한 파워트레인에 대한 결과물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아우디도 현대차가 차린 수소라는 밥상에 숟가락을 얹었다. 스스로 개발하는 것보다 공동 개발이란 명목으로 현대차의 일부 기술을 득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알고 싶은 것은 고성능 부문 사장의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검토 대상 차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G70처럼 이미 출시된 자동차에 대한 궁극적 성능 지향 모델, 지금 당장 BMW M3와 맞먹지 못해도 그에 준하는 성능을 갖는 상징적 모델을 기다리는 것이다.

한국지엠, 쌍용, 르노삼성차는 이제 한국이 보유한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일원일 뿐이다. 쌍용차를 제외한 지엠과 르노는 그룹 안에 고성능 모델들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국내 기술을 기반에 둔 순수한 국산 자동차 제조사다. 그렇기에 순수한 국산 브랜드가 만든 고성능 차를 기다리는 수요, 응원자들이 많은 것이다.

비어만 사장에 대한 현대차그룹 내부 평가는 엇갈린다. 하지만 많은 것들을 바꾸고자 노력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고성능 부문 사장의 일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능성이나 자신의 꿈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김새지 않게 보안을 유지하며 설익지 않은, 제대로 뜸 들인 고성능 차를 개발해 내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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