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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포드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 4WD

익스플로러는 잘 팔리는 차다. 1990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800만 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서만 월 2만 대 이상씩은 팔린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들이 월 1만 대 내외다. 그 정도로 익스플로러의 인기는 대단하다.

2018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판매된 대형 SUV 판매량을 보자.


이 체급에서 익스플로러는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참고로 2018년 기준, 토요타 하이랜더가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고, 익스플로러는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2017년 보다 판매량이 떨어진 상태였다.

미국에서만 잘 팔릴 것 같은 가솔린 대형 SUV지만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익스플로러는 2017-2018, 2년 연속 수입 SUV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래서일까? 신형 익스플로러는 북미 시장 이후 2번째,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출시됐다.

익스플로러가 6세대로 진화했다. 5세대 익스플로러는 2% 부족해도 미국차 특유의 여유로움과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상품성을 높였다는 것을 포드(포드코리아 아닌 미국 본사)가 강조하고 있다.

완성도 높은 차를 만들기 위해 포드는 개발 과정부터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고 인터넷 포럼과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글을 확인해 장점과 단점을 분석했다. 특히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럼 얼마나 좋아졌는지 확인해 보자.


먼저 디자인은 크게 달라졌다. 최신 포드 SUV들과 방향을 같이 하는 스타일이다. 헤드램프와 그릴이 함께 합쳐진 형상인데, 개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 같다. 다만 눈(헤드램프)이 다소 울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범퍼의 디자인은 꽤 스포티하게 뽑았다.


의외로 측면 변화가 크다. 전륜구동 기반에서 후륜구동 기반으로 변경되면서 앞바퀴와 전면 범퍼의 거리(앞 오버행)가 짧아졌다. 기존 모델 대비 윈드실드 각도도 더 눕게 바꿨다. 루프라인도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형태인데, 덕분에 대형 SUV임에도 날렵한 실루엣을 갖게 됐다. 쉐보레 트래버스가 긴 미니버스 같은 느낌이라면 익스플로러는 이보다 다이내믹한 느낌을 키웠다. 이외에 C-필러를 제외하고 A, B, D 필러를 어둡게 처리한 것도 익스플로러만의 전통이자 특징이다.


후면부의 변화는 크지 않다. 리어램프의 디자인도 비슷하게 유지됐다. 머플러는 팁만 붙인 것이 아닌 실제의 것이다. 최근 범퍼에 팁만 붙인 차들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진짜 머플러를 본다.

차체 크기는 수치적으로 커졌다. 하지만 이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기존 대비 10mm 길어지고 10mm 넓어졌지만 높이는 같다. 과거엔 매우 커 보였는데. 이제 국산 팰리세이드 등이 나오면서 익숙해진 크기가 됐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이 늘었다. 휠베이스가 165mm로 대폭 늘어난 것. 포드 링컨의 새로운 후륜구동 플랫폼 CD6를 사용한 덕분이다. 휠베이스 증가는 실내 공간 확대로, 무게도 최대 51kg 가량 줄었다.

이에 실제 무게를 측정해봤다.


무게는 줄었는데, 동급 경쟁 모델 대비 가볍지는 않았다.

이제 인테리어를 살펴보자.


외관보다 실내 변화가 더 크다. 5세대 모델이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스티어링 휠, 계기판, 센터페시아와 기어 레버까지 모든 부분이 달라졌다.

계기판에는 6인치, 센터페시아는 8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한글화도 잘 돼있다. 이전까지 포드는 이런 부분에 인색했다. 이제 한국 시장에 대한 배려를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포드 특유의 복잡하고 난해했던 메뉴 구성을 간결하게 바꿔 조금 더 쉽게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계기판에서 차량 등판각도 확인 및 구동 배분, 연비, 에코게이지, 각종 안전장비 작동 여부도 볼 수 있다. 센터페시아 메뉴도 최대한 쉽게 만들었고,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모두 지원한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은 아쉽다. 자체 개발 시스템이 아니라 스티어링 휠의 뒤로가기 버튼을 길게 눌러 구동해야 한다. 물론 어설픈 본사 개발 내비게이션보다 정보 면에서 유리하다지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작은 수납함이 있다. 센터페시아 하단의 각종 버튼들 크기도 정상적으로 키웠다. 기존에는 작은 원형 버튼들을 썼는데, 조작감도 나쁘고 운전하면서 버튼을 찾기도 불편했다. 그런 버튼들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크기도 큼지막하게 커진 것.


조작감도 개선됐다. 하단에는 넓은 수납함과 USB 포트가 마련되는데, 무선 충전 패드가 센터 암레스트 쪽에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비스듬하게 기대놓으면 충전이 되는 방식이다. 가속 할 때는 문제없는데 브레이크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스마트폰이 앞으로 쏠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스마트폰은 세워 두는 것보다 눕혀 두는 것이 더 편리했다.


변속기 조작은 로터리 다이얼 방식이다. 메뉴얼 모드에서는 스티어링 휠의 패들로 10단을 조작할 수 있다. 하단에는 주행모드를 바꾸기 위한 다이얼이 배치되는데, 총 7가지 주행모드를 설정해 스포티한 주행부터 험로까지 주파할 수 있도록 했다. 4륜 구동 시스템은 에코 모드에서 100% 구동력을 후륜으로 보내 연비를 개선한다. 내리막 정속 주행장치도 당연히 갖춰진다.


진정한 오프로드 주파를 위한 에어 서스펜션, 센터 & 리어 디퍼렌셜 락 기능 등은 없다. 완전한 험로를 위한 4륜 및 지형 관리 시스템은 아니라는 것. 그보다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고도 다양한 노면 환경에서 최적의 견인력을 만들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사고 등 위험한 상황 발생을 미연에 예방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한다.


시트는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구성이다. 통풍과 열선을 지원하고 메모리 기능으로 3명분의 데이터를 저장한다. 스티어링 휠에 열선도 있다.


뒷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시트 슬라이딩과 시트백 각도 조절이 되며, 레버를 당겨 3열로 드나들 수 있다. 시트 폴딩도 4:2:4를 지원한다. 뒷좌석을 위한 공조장치가 있고, 선셰이드도 갖췄다. USB나 220볼트 소켓 등으로 모바일 기기 충전에 대한 대비책을 잘 갖춘 것 역시 칭찬할만하다.


3열로 드나들기 편하도록 바닥에 발판을 마련했다. 무릎이나 머리 공간은 기존 대비 소폭 줄어든 느낌은 있지만 성인 남성도 충분히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을 갖는다. 사실 대형 SUV에게 3열 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그 때문에 유사한 수준의 공간을 갖추고 있다. ‘동급 최대 공간’이라는 수식어에 휘둘릴 필요 없이 익스플로러건 팰리세이드건 파일럿이건 모두 3열 공간은 비슷비슷하다.


다만 일부 구성에서 차이가 난다. 익스플로러에는 3열 탑승객을 위한 USB 포트가 없다. 혼다 파일럿이나 혀대 팰리세이드처럼 3열 탑승객과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캐빈 토크 기능 등의 부가 기능이 없다.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다인 승차 환경에 대한 배려다.


3열로 드나드는 방법도 조금 다르다. 팰리세이드와 파일럿은 버튼만 누르면 전동으로 시트가 접히면서 앞으로 이동한다. 패스파인더는 레버를 당겨 시트를 앞으로 접은 후 밀어야 한다. 익스플로러도 비슷하다. 시트 헤드레스트 옆에 위치한 레버를 당겨 시트를 이동시키면 된다. 모두 편한 방식이긴 한데, 굳이 최고를 꼽자면 버튼만 누르는 것이 가장 편하다.


대신 익스플로러만의 사양이라면 3열 시트를 전동식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팰리세이드는 버튼을 눌러 3열 시트를 접지만 다시 펼칠 때는 수동으로 직접 움직여야 한다. 반면 익스플로러는 원터치로 접고 펴는 것까지 가능하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형 SUV에 접근하는 소비자들이 3열 공간을 중요시한다는 점, 그만큼 3열 이용 빈도가 높다는 점, 마지막으로 3열 시트가 위치상 사람이 펴고 접기 불편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익스플로러의 전동 조작 기능에 많은 점수를 주게 된다.


대형 SUV답게 트렁크 공간은 넓다. 3열 시트까지 펼쳐도 기본적인 공간이 나오며 3열 시트만 접어도 상당히 넓은 공간이 마련된다. 평평하게 접히는 2열 시트까지 활용하면 엄청난 공간이 만들어진다.


안전 장비도 폭넓게 탑재됐다.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정차 및 재출발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차로 중앙 유지 기능, 사각 및 후측방 경고, 오토 하이빔 등이 탑재돼 있다.

운전자가 긴급 상황에서 스티어링 휠의 빠르게 돌릴 때 도움을 주는 충돌 회피 조향 보조 기능도 포함된다. 다만 후진하다 사고 위험이 감지될 때 자동으로 멈춰주는 후진 제동 보조 시스템은 빠졌다. 당초 포드코리아는 이 기능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기능 부재라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있었고 차량 발표 후 한달이 넘은 12월 11일, 해당 기능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실 충돌 회피 조향 보조 기능과 후진 제동 보조 시스템을 제외한 액티브 세이프티 시스템은 현대 기아차의 다양한 모델에 탑재된다. 때문에 이런 것이 장점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혼다 파일럿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차 및 재출발이 안된다. 오토 하이빔도 없다. 혼다만의 안전사양인 레인와치 기능도 없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체가 빠졌다. 패스파인더에는 어댑티브 크루즈가 달린다. 정차까지 된다. 하지만 3초 후 해제되는 방식이다. 차로 유지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처럼 경쟁 모델들의 아쉬움을 익스플로러는 채웠다. 통풍시트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매우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격일 것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다른 것보다 조립 품질이 향상되면 좋겠다. 아무래도 꼼꼼한 차 만들기를 하는 일부 브랜드들 대비 미미한 단차들이 보일 때가 있다. 이는 포드뿐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되는 상당수 차들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토요타, 닛산, 혼다 등등 모든 차가 여기에 해당된다. 사실 마감 품질만 따지면 혼다 파일럿이 최악이지만 포드도 세계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주면 좋겠다. 특히나 국산차들이 잘하는 영역이기에 이런 부분이 더 쉽게 비교된다.

사운드 시스템은 12개의 스피커를 사용한 뱅&올룹슨 PLAY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쓰인다. ‘플레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하위 카테고리에 속한 사양이지만 제법 좋은 소리를 들려줬다. 선명도도 좋은 편. 보스의 일부 시스템처럼 저음에 조금 더 비중을 뒀다고 보면 된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도 탑재됐다. 화질도 무난하고 각 상황에 맞춰 줌이나 카메라 각도를 바꿔가며 보는 것도 가능하다. 정확히는 높은 해상도를 가진 것처럼 보여준다는 것, 쉽게 말해 입자가 곱게 표현된다는 의미다. 반면 밝기를 부각시킨 타입이라 보는 이에 따라 화질이 나쁘다고 말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기능성과 표현되는 입자의 부드러움, 이런 측면으로 보면 긍정적 측면이 더 많다. 참고로 우리 팀이 촬영할 때 밖이 어두웠다. 그럼에도 최대한 밝기를 키워 보여줬다는 점이 좋앗다. 물론 저조도 노이즈에 의한 화질 저하는 어쩔 수 없었지만.

여러 가지 색상으로 바꿀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도 있다. 미국산 대형 SUV답게 수납함도 넓고 다양하게 배치했으며, 파노라믹 루프 사이즈도 거대하다. 미국 브랜드답게 원격 시동 기능도 지원하는데 겨울철에 요긴하다.

이외에 정숙성 높이기 위한 노력도 했다. 앞좌석에는 2중 차음 유리를 사용하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엔진룸과 캐빈 룸 중간에 2중 벽 구조를 적용했다. 얼마나 조용해졌는지 정숙성부터 확인해 보자.


아이들 정숙성은 38.5dBA. 같은 엔진이 탑재됐던 기존 모델이 40.0dBA을 보였으니 정숙성 개선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정숙성은 렉서스 RX350, 아우디 A4 45 TFSI와 같은 수치다.

주행 정숙성도 개선됐다. 80km/h의 속도로 주행 중인 상황에서 보인 정숙성은 57.0dBA로, 기존 모델의 59.0dBA보다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주행을 해도 고급 대형 세단을 탑승한 것처럼 조용한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타이어 소음도 적었다.


이제는 대형 SUV가 흔해서일까? 익스플로러가 거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도로 위에 거인 같았는데. 이제 평균보다 조금 크게 느껴지는 정도다. 도로 위에 카니발과 팰리세이드가 흔해진 것도 이유다. 시각적으로 눈높이가 비슷해지는 만큼 익스플로러도 특별히 큰 차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신 운전석에 올랐을 때 경쟁차와 다른 넓은 시야가 좋았다.

부드럽게 움직여준다. 2.1톤에 가까운 중량을 2.3리터 배기량의 엔진으로 이끌기에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배기량이 무색할 정도로 저속 토크가 잘 나왔다.

큰 차에서 중요한 것은 저속 토크를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다. 디젤은 가속페달을 밟으면 터보 지연 현상(터보랙) 이후 급격하게 토크가 커진다. 반면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은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높은 토크를 만들어 낸다. 가솔린 터보 엔진에서도 어느 정도 터보랙이 발생한다. 이 현상을 최대한 느끼지 않게 하며 부드럽게 저속 토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반응성 만을 위해 너무 작은 터보차저를 쓸 수도 없다. 최고출력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 그래서 제조사의 엔진 설계 노하우란 것이 필요하다.


2.3리터 엔진이라는 것에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동급 경쟁 모델의 6기통 3.5~3.8리터 급 엔진처럼 여유로운 저회전 토크를 자연스럽게 끌어내기 때문이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으면 살짝 주춤거리긴 한다. 하지만 그 이후 304마력 출력을 바탕으로 시원스러운 가속을 이어간다.

엔진은 304마력과 42.9kgf·m의 토크를 낼 수 있다. 기존 모델이 274마력과 41.5kgf·m를 냈으니 부분적인 개선이 이뤄진 것. 6기통 자연흡기 엔진보다 넉넉한 토크도 강점이다.

이에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원스럽게 속도를 올린다. 쉐보레 트래버스와 혼다 파일럿이 자연흡기 대배기량 특유의 엔진 회전수를 높게 사용하는 재미가 있었다면 익스플로러는 여기에 넉넉한 토크감까지 더했다. 참고로 현대 팰리세이드는 가장 큰 배기량을 가졌음에도 저속 토크가 다소 아쉬웠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을 테스트해봤다. 결과는 6.81초. 그 동안 대형 SUV 중 가장 빠른 가속성능을 발휘했던 혼다 파일럿의 7.38초와 비교해 약 0.5초 이상 빠른 기록이다. 대형 SUV 중에서 유일한 6초대를 기록이다. 산만한 덩치에 배기량은 2.3리터라고 우습게 봤다간 큰 코 다칠 수 있겠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으면 속도 상승이 지치지 않고 지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상승 속도도 빠르다. 시속 180km를 넘어 200km/h대 영역도 쉽사리 넘나드는 정도.

고속 안정감도 좋은 편이다. 시속 100km의 속도로 달리고 있어도 속도감이 20%는 내려간 느낌이다. 물론 국내에서 판매되는 경쟁 대형 SUV도 비슷한 안정감을 갖고 있다. 공통적으로 차가 크고 높아 속도감이 둔하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스플로러는 고속 영역을 넘나 드나드는 스트레스가 조금 더 적었다. 확실히 이 부분은 미국 대형 SUV들이 잘 하는 부분이다.


와인딩 로드로 들어서 익스플로러의 주행 완성도를 확인해본다. 앞바퀴 굴림에서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으로 바뀐 만큼 기대감이 높아진다. 또한 핸들링 성능을 비롯해 주행 감각 부분에서 이미 해외 매체들의 칭찬이 많았기에 궁금증이 더 커졌다.

다시 달려보자. 역시 가속감이 최고다. 이후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데… 어라? 페달이 쑥 들어간다.


브레이크 시스템을 작동시키기 위한 유압 장치를 브레이크 페달에서 직접 작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기 신호로 대체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브레이크 페달 감각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는 듯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진다. 쉐보레 말리부 E-터보 모델도 같은 방식을 써서 브레이크 감각이 변했는데, 향후 이러한 브레이크 시스템 적용 차량은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그래도 포드가 이러한 이질감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 한 점이 느껴진다. 일상적인 주행을 할 때 브레이크 페달에 적절한 답력이 느껴지도록 만든 것. 급제동 환경이 아니라면 이질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특이 사항이라면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페달이 쑥 들어간다는 점. 또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반복해도 밟아도 답력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불어 미묘하게 초반 반응이 느린 편이다.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브레이크가 다소 밀린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순수한 제동성능은 어떨까?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38.01m만 이동했다. 팰리세이드 3.8(38.43m), 트래버스(39.42m), 패스파인더(39.98m) 보다 짧은 거리다. 테스트를 반복해도 38m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대형 SUV로는 충분히 좋은 성능이며, 지속성까지 겸비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조작감과 초반 응답성만 조금 더 조율하면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시스템을 갖는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코너링 성능도 좋다. 제법 잘 돈다. 덩치도 크고 무거운 만큼 중량감이 느껴지지만 운전자를 불안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이런 급의 대형 SUV들은 연속된 코너에서 좌우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때 한 박자 늦거나 뒤뚱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익스플로러는 마치 자세를 낮춰 흔들림을 억제한 것처럼 코너에서 잘 버텨줬다.


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AS이며, 255mm 너비를 앞뒤에 사용한다. 일반적인 4계절 타이어고 SUV 특성상 간단한 오프로드 주파 성능까지 겸비한 성격이다. 그런데 온로드 주행 때 성능이 예상보다 좋았다. 차량 무게를 생각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성능 이상을 내줬다는 의미다. 스키드음이 예상보다 적은 타이밍에 발생한다는 점도 의외였다.

주행 안전장치는 오프로드 주파를 위한 트랙션 컨트롤 정도만 해제된다. SUV는 차량 전복 위험이 높기 때문에 위험한 순간이라고 판단하면 바로 안전장치가 개입해준다.

덕분에 4륜 시스템의 특징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후륜 기반 4륜 특유의 주행 특성이 나오기 전에 안전장치가 개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기판이 전후 구동 배분 모니터를 통해 뒷바퀴에 더 많은 구동 배분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알 수 있었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후륜에 더 많은 구동력을 전달한다. 에코 모드에서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면 100%의 구동력을 뒷바퀴에 전달해 효율을 높인다. 모래나 눈길 등 특정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하면 50:50으로 고정된 상태가 된다. 때문에 익스플로러의 4륜 시스템은 다양한 환경에서 탄력적이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데 목적이 있다고 보면 된다. 부가적으로 후륜구동 특성이 조미료처럼 가미된 정도랄까?


변속기는 후륜 10단을 쓴다. 7단에서 기어비가 1:1이 나오며, 8~10단은 크루징(정속 주행)을 위한 것이다. 이제 10단 정도로 다단화를 해도 변속 충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자동변속기와 CVT 변속기 간 감각 차이가 줄어드는 것 같다. CVT도 다단화된 감각을 전달해주기 때문인데 10단 변속기도 일상 주행을 하면 엔진 회전수가 대략 2000rpm을 중심으로 2~300rpm 정도만 오르락내리락한다.


잘 달리는 만큼 연료 소모도 크지 않을까? 연비를 확인한 결과 고속도로에서 100km/h의 속도로 주행할 때 약 12.5km/L 내외 수준을 보였다. 우리 팀의 테스트 결과 CVT 변속기를 쓰는 패스파인더만 13km/L 이상을 기록했고 나머지 경쟁 모델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모두 12.5km/L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이전 익스플로러는 연비가 떨어졌다. 하지만 공식 연비에서도 볼 수 있듯 연비를 개선했다.

시내 주행도 마찬가지다 익스플로러를 비롯해 다른 경쟁 차도 5~6km/L 대를 나타냈다. 이중 익스플로러가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니 연비에 대한 불만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연료 탱크가 조금 더 커지면 좋겠다. 계기판의 연료 게이지가 빨리 내려가기 때문에 체감적으로 기름을 많이 먹는다고 느끼게 된다. 연료탱크 용량은 5세대 모델의 70.4리터에서 72.6리터로 커졌는데, 통상 이보다 큰 사이즈를 쓰는 경우가 많다.


포드 익스플로러. 5세대처럼 판매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기 어렵다. 국산 대중 브랜드에서 유사한 등급의 차가 나왔기 때문이다. 쉐보레도 트래버스를 수입해다 판다. 경쟁차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다시금 일본계 브랜드들은 엄청난 할인 공세를 벌이는 중이다. 참고로 혼다 파일럿이 4천만 원 선, 닛산 패스파인더가 3천만 원대에 팔린다. 하지만 이들이 갖추지 못한 일부 성능과 기능성, 또한 본고장 북미에서 커온 내공을 가진 것이 익스플로러다. 그래도 한번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얘기다. 포드는 승부처를 완성도에서 찾으려는 모습이다. 그 판단은 소비자들이 해줄 것이다.



< 오토뷰 | 정리 로드테스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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