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투스 S2 AS & 금호 마제스티9 & 넥센 AU7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한 국가다. 때문에 유럽과 달리 4계절 타이어 선택 비율이 높다. 자연스럽게 4계절 타이어 경쟁도 치열하다.

각 제조사들도 자사가 판매하는 4계절 타이어가 ‘우수한 접지 성능과 부드러운 승차감, 저소음 및 내마모성을 갖는다’고 자랑하다. 자사 제품이 최고라는 것. 하지만 모든 제품이 동일한 성능을 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국내 3사를 대표하는 최고급 4계절 타이어의 성능을 비교해 봤다.

한국타이어 벤투스 S2 AS, 금호 마제스티9, 넥센 엔페라 AU7 등이 각 제조사를 대표하는 최고급 타이어들이다. 규격(사이즈)는 국산차에서 널리 쓰이는 225 / 55 R17로 정했다.

시험에 사용된 차는 쉐보레 말리부다. 국산 중형 세단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은 물론 탄탄한 기본기를 갖고 있다. 또한 각 시험에 맞춰 250마력대 2.0터보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이용했다.

우리 팀은 총 3번에 걸쳐 4계절 타이어의 성능을 비교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번 시험이 첫 시간으로 ‘봄~가을’ 노면에서 가장 성능 좋고 편안한 타이어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시험에 앞서…

각각의 시험은 테스트는 젖은 노면과 마른 노면에서 진행했다. 젖은 노면에서는 제동거리, 슬라럼 테스트가 진행됐으며, 마른 노면에서는 제동, 슬라럼, 고속에서의 긴급 회피, 원선회 테스트를 실시했다.

타이어 성격에 맞춰 추가 테스트도 진행했다. 프리미엄 4계절 타이어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숙성과 승차감이다. 때문에 외부 및 실내 정숙성과 요철을 넘을 때 발생하는 충격량까지 테스트 항목에 넣었다. 또한 다른 시험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수년 이상 타이어 테스트를 진행했던 팀 기자들의 평가는 물론 일반인의 기준으로 체험 결과를 얘기해줄 패널, 전문 드라이버들이 느낀 실제 성능과 감성 측면까지 모두 결과에 담았다. 다만 전문 드라이버의 소속 회사 일부가 타이어 제조사들과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에 있어 드라이버들의 직접 노출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타이어는 모두 오토뷰 로드테스트팀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매했다. 모두 올해 생산된 제품들이다. 다만 지인의 도움으로 조금 저렴하게 구입하였기에 구입 가격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모든 테스트는 수차례 반복했으며, 이중 최대치와 최소치를 제외한 평균값을 결과로 반영했다. 그럼 결과를 살펴보자.

이제 시험에 들어가 보자.

첫 번째 시험은 젖은 노면에서의 제동력 비교다. 같은 자동차라도 타이어 성능에 따라 제동거리 차이가 생기는데, 앞뒤로 힘이 걸리는 종 방향 그립이 좋은 타이어가 좋은 기록을 낸다.

젖은 노면 제동 성능 비교

그 결과 한국타이어 벤투스 S2 AS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경쟁 제품 대비 최대 2m 이상 차이가 났다. 넥센 제품과 비교하면 3m 이상에 달하는 차이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유럽 시장에 힘을 쏟는다. 유럽시장은 젖은 노면 성능을 중시한다. 한국타이어가 지향하는 연구 개발 방향이 유럽을 향하다 보니 이 부분에서 우위에 서는 것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그렇다면 마른 노면에서 제동 성능은 어떨까?

마른 노면 제동 성능 비교

역시 한국 S2 AS가 가장 짧은 거리에 멈췄다. 하지만 2위 마제스티9과 제동거리 격차가 크게 줄었다. 마른 노면 성능이 대동소이하다는 것. 반면 넥센 AU7은 경쟁사 제품 대비 제동거리가 긴 모습이다.

제동력에서는 확실히 벤투스 S2 AS가 좋은 성능을 냈다.

이제 슬라럼 테스트다. 일정한 규격의 콘을 좌우로 지나면서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른 반응성 및 타이어의 접지 성능, 주행 안정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다. 여기에서 측정된 최대 횡 G 수치는 지속적인 그립이 아닌 단발성 그립의 평균점이다. 때문에 참고 수치로만 봐야 한다.

그리고 젖은 노면 슬라럼 테스트의 측정값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젖은 노면 슬라럼 성능 비교

수치 상으로는 금호, 한국, 넥센 순이다. 하지만 모두 100분의 1단위 정도의 차이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체감상 차이가 많이 났다. 전문 드라이버는 물론 기자들 모두 금호 마제스티9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성능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

테스트 현장의 한 드라이버는 이렇게 말했다.

“동일 조건에서 타사 대비 가장 높은 안정성을 보여줬다. 그립을 잃을 때도 일관적으로 드라이버에게 알려준다. 회복하는 시간도 빠르다.”

다음은 넥센 엔페라 AU7이다.

“숄더가 버티는 능력이 한국 S2 AS 보다 좋다. 배수 능력도 좋았다. 하지만 그립을 잃고 다시 회복되는 과정이 일관되지 못해 운전자에게 불안정한 느낌을 주곤 한다.”

한국 벤투스 S2 AS에 대한 평을 다음과 같았다.

“제동 능력과 달리 전반적인 접지 성능이 낮다. 하지만 그립을 잃는 과정이 급격히 진행되지 않는다. 각 영역 성능은 낮았지만 균형감은 좋았다.”

이제 마른 노면에서의 슬라럼 테스트다. 이는 타이어의 순수 접지 능력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른 노면 슬라럼 성능 비교

수치상으로 금호 마제스티9이 가장 앞섰다. 하지만 한국 벤투스 S2 AS와 넥센 엔페라 AU7도 무난한 성능을 냈다. 참고로 계측기에서 측정된 단발적 성격의 횡 G 값과 운전자가 직접 운전을 하며 타이어와 소통한 결과에서 차이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수치를 떠나 실제 체감 성능에서도 마제스티9 쪽이 확실히 나은 모습을 보였다.

테스트 패널들의 평가를 보자. 우선 금호타이어 마제스티9에 대한 평가다.

“컴포트 타이어의 한계는 존재한다. 하지만 4계절 타이어로는 상당한 성능을 내며, 급하게 선회하는 환경에서 초기 반응성이 빠르다. 차량의 민첩한 움직임을 어느 정도 받아낸다는 의미다. 한계를 넘어 그립을 잃었다 회복하는 시간도 가장 빨라서 좋았다.”

이제 한국 벤투스 S2 AS에 대한 평이다.

“전륜 움직임에 대한 초기 반응이 제한적이다. 타이어가 미끄러진 이후 접지 성능이 되돌아올 때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는 성격이다.”

이번에는 넥센 엔페라 AU7이다.

“횡 그립의 수준이 높지 않다. 기민한 운동성을 기대하는데 제한이 따른다. 경쟁사 대비 접지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감각적으로 그립이 희미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슬라럼 테스트가 단발적인 접지 성능을 보여줬다면 원선회 테스트는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발생하는 중력가속도에 버티는 능력을 확인시켜 준다. 이제 그 결과를 보자.

원선회 성능 비교

이 부분에서도 금호 마제스티9이 앞섰다. 타이어 장르 성격상 대폭의 차이는 아니었지만 슬라럼 등에서 나타난 결과가 그대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 벤투스 S2 AS와 넥센 엔페라 AU7은 오차 범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비슷한 성능이었다.

앞서 시험된 항목은 타이어 테스트를 위한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그리고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4계절 프리미엄 타이어를 위한 비교 테스트를 진행하려 한다.

고속 긴급 회피 안전성 : 마제스티9 > 엔페라 AU7 > S2 AS

가장 먼저 고속에서 긴급 회피 안정성을 비교했다. 혹자는 전문 드라이버들이나 하는 시험 항목 아니냐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의외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이다. 고속도로 주행 중 급작스러운 장애물 또는 전방 추돌을 막기 위해 급조작을 하게 된다.

물론 차량의 완성도 역시 중요하지만 시속 100km 내외 혹은 그 이상의 빠른 속도로 주행 중일 때는 타이어의 성능이 큰 영향을 준다.

테스트 결과 가장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것은 금호 마제스티9이었다. 지금까지의 테스트 결과 좌우, 횡으로 힘을 받는 환경에서 좋은 모습을 유지해 나갔다.

마제스티 9에 대한 평가를 보자.

“전반적인 그립의 수준이 높다. 일관된 피드백, 슬립의 영역에서 그립을 되찾는 감각이나 시간도 빠르다. 위험 영역에 들어섰다 재빨리 안전 구역으로 대피한 느낌이다.”

다음으로 넥센 엔페라 AU7이 꼽혔다. "갑작스러운 조작 때 전륜축이 잘 버텨줬다. 하지만 다른 모델 대비 타이어 변형이 조금 더 크게 느껴진다. 경쟁 타이어 대비 횡 그립이 높은 편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벤투스 S2 AS에 대한 평가가 가장 박했다.

“기민하게 움직이지 못하며 초기 반응성도 늦다. 접지면 형상이 변형된다는 느낌이 짙고, 그립을 잃고 회복하는 시간이 긴 편이다.”

가장 정숙한 타이어는? 마제스티9 > 엔페라 AU7 = S2 AS

4계절 프리미엄 타이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정숙성과 승차감을 꼽는 소비자도 많을 것이다. 또한 국산 제조사 모두 조용하면서 부드러운 승차감을 앞세운다. 실제로 계측한 결과는 어땠을까?

실내 정숙성 성능 비교

이 부분에서도 금호 마제스티9이 가장 앞섰다. 과거에도 정숙성 부분에서 우위에 선다는 평을 얻었는데, 신제품도 다르지 않은 결과를 냈다. 한국 벤투스 S2 AS와 넥센 엔페라 AU7은 오차 범위 안의 성능을 보였다 사실상 동등한 성능을 갖췄다고 봐도 좋겠다.

참고로 엔페라 AU7에는 Noise Reduction System이 적용됐는데, 쉽게 말해 스펀지로 구성된 흡음재가 내부에 부착된 형태다. 이를 통해 타이어 내부에서 발생하는 공명음을 줄이게 된다. 타이어 내부를 확인한 결과 총 3개의 스펀지가 장착돼 있었다.

하지만 3사 타이어 모두 비슷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였던 만큼 정말 민감한 소비자가 아니라면 그 차이를 쉽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진동 억제 성능 비교 & 승차감



승차감 평가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수치로만 표현하기 어렵다. 같은 이유로 자동차 제조사들도 승차감 평가 때 경험이 많은 평가자를 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승차감과 연관된 것들을 수치적으로 풀어내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곳들이 많다. 유럽 일부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국내 현대차도 이 부분을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팀도 사람이 느끼는 충격 정도와 계측장비가 느끼는 정도, 움직임에 따른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의 일부를 이번 테스트에도 활용했다. 물론 감성적 평가가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다수의 승객이 앞뒤 자리를 갈아타며 이 부분을 평가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승차감 시험에 맞춰 타이어 공기압을 다시 확인했다. 오차는 0.1psi 내외다. 그리고 특정 구간의 요철을 동일한 속도로 통과하며 이때 발생하는 진동과 충격을 수치화시켜 그래프로 표현했다.

충격과 진동을 가장 원활히 처리한 타이어는 금호 마제스티9이었다. 일반 도로를 주행할 때 가장 균일하게 진동을 처리한 것도 마제스티9이었다. 충격이 발생했을 때 처리를 가장 잘했다는 얘기다. 큰 쇼크도 부드럽게 처리해 확실히 3개 제품 중 눈에 띄는 성능을 보였다. 어려울 것 같지만 의외로 격차를 보여 쉬운 평가가 됐다.

벤투스 S2 AS와 엔페라 AU7는 충격이 발생했을 때 처리 능력이 유사했다.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따져보는 것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두 타이어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은 분명하다. 센 엔페라 AU7은 승차감 유지 능력은 금호 마제스티9과 유사했다. 하지만 이따금씩 신경질적인 충격을 운전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래프에서도 일부 표현되는 부분이다.

벤투스 S2 AS는 일상 주행 때 금호 마제스티9이나 넥센 엔페라 AU7보다 단단한 타이어라는 느낌을 준다. 계측기를 통해 확인된 평균적인 진동도 한국 벤투스 S2 AS 쪽이 많았다. 물론 보편적인 4계절 타이어, 특히나 저가형 모델과 비교하면 좋은 모습이긴 하다. 동급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한 성능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승차감은 금호 마제스티9이 가장 우수했으며, 넥센 엔페라 AU7, 한국 벤투스 S2 AS 순으로 이어졌다.

소비자 판매 가격 : 마제스티9 = 엔페라 AU7 > S2 AS

가격도 중요하다. 타이어를 구입할 때 개당 가격에서 1만 원 차이가 발생한다면 총 4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차이가 생긴다. 특히나 개당 단가가 수십만 원하는 타이어 구입이라면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기 마련.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비싸다면 고민이 생기게 된다.

각 제조사 홈페이지를 참고해 유사한 지역의 타이어 전문점을 바탕으로 가격을 뽑았다. 오프라인 장착 가격을 기반으로 했으며, 온라인 가격은 제외했다. 조사대상 대리점은 각 사를 대표하는 티스테이션, 타이어프로, 타이어테크다.

조사 결과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에서 판매되는 벤투스 S2 AS는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가격대가 어느 정도 일정했다. 하지만 외곽 지역으로 갈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3개 제품 가운데 가격 비싼 가격을 갖췄다.

금호타이어 타이어프로에서 판매하는 마제스티9과 타이어테크의 엔페라 AU7 가격은 한국타이어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또한 두 타이어의 평균 가격도 거의 같았다. 정확히는 넥센 AU7의 가격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았는데, 몇몇 대리점이 가격을 대폭 높여 부르면서 평균 가격을 올렸다. 그 결과 넥센과 금호가 비슷한 평균 가격을 갖게 됐다.

정리하며

각각의 제조사들이 자랑하는 국산 4계절 프리미엄 타이어. 모두 좋은 성능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좋은 제품 안에서도 우위는 가려진다. 그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해도 작은 차이가 모여 하나의 큰 결과물을 만들게 된다.

그 결과 우리 팀이 추천하는 봄~가을 환경에서 가장 안전하고 조용하며, 좋은 승차감을 내는 타이어로 금호 마제스티9을 꼽혔다. 성능뿐 아니라 가격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2 AS는 젖은 노면을 비롯해 마른 노면에서도 좋은 제동성능을 보였다. 하지만 나머지 영역에서 경쟁 타이어인 금호 마제스티9을 따르지 못했다. 제품 출시 시기는 벤투스 S2 AS가 앞선다. 금호는 이 제품을 충분히 벤치마크한 이후 마제스티9을 내놨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마제스티9의 종합 성능이 더 우수하다.

넥센 엔페라 AU7도 상당한 성능을 냈다. 과거 넥센은 ‘그저 신발보다 저렴한 타이어’라는 이미지 이상의 가치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해 우리 팀이 테스트한 겨울철(윈터) 타이어 테스트 때 넥센은 한국 타이어 제품을 잡으며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넥센은 꾸준히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낼지 모르기에 금호, 한국 타이어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봄~가을 노면 환경에서는 금호 마제스티9이 추천 대상이다. 하지만 아직 이 시험이 끝난 것은 아니다. 4계절 타이어인 만큼 겨울철 노면 성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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