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 엿보기] 현대 아반떼 & 쉐보레 크루즈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15.10.20 14:50
  •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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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비자들은 자동차가 어떻게 개발되는지 알지 못한다. 단순히 위장막을 쓰고 도로를 지나는 테스트카를 보며 이것이 개발의 일부라는 것 정도라는 것을 인지하는 정도다. 이번 현대 아반떼AD 광고를 보면 제조사들이 차량 개발을 위해 어떤 테스트들을 하고 있는지 잘 나타난다.

사실 "슈퍼 노멀"을 외친 아반떼만 특별한 장비들 위에서 개발된 것은 아니다. TV CF에서 나왔던 수준의 장비는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보유한 것들이다. 하지만 각각의 테스트 항목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는 점에서 참신했다는 평을 하고 싶다.

적어도 이런 것들을 보여준 제조사도 없었다. 사실 광고 기획사의 담당자들은 차를 잘 모른다. 그저 광고주의 담당자가 끄덕거릴 그럴싸한 영상만 만들어 주면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소비자들은 이와 같은 CF를 보며 아반떼가 특별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성공한 CF라 평하고 싶다. 적어도 아반떼에 대한 신뢰감을 키우는데 도움을 줬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현대차는 중장년층의 지지를 받는다. 이들은 자녀들의 차량 구매 때 입김을 행사한다. 그와 같은 층에게 현대차는 1순위로 꼽히는 브랜드다. 그런 현대차에서 이런 특별함까지 보여줬으니 효과는 극대화 될 것이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아반떼를 권할 것이다.

하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현대차 남양 연구소의 모습이 더 잘 부각되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현대차의 남양연구소는 국내 제조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50km/h 이상 속도로 주행 가능한 프루빙그라운드(이하 PG)는 물론 브레이크 테스트 코스 하나만 1km, 6차선 도로의 규모를 가진다. 원선회 코스와 연결된 구간까지 감안하면 1.4km 수준이다. 그 밖에도 다양한 테스트 코스들이 연구소 내를 채우고 있다.

이와 같은 규모는 국내 다른 제조사에서 찾기 힘들다. 현대차 그룹의 연구소 외에 별도의 PG를 갖고 있는 곳은 한국지엠이다. 하지만 이 시설의 규모는 현대 남양연구소의 일부에 불과하다. PG라 불리지만 현대 남양연구소의 규모에 비하자면 마트와 동네 슈퍼마켓 수준이다. 심지어 80km/h 이상의 속도에서 코너링도 할 수 없다. 그나마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이런 시설도 없다.

실제 남양 연구소 내에서는 도보로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연구소 내에서 운영되는 셔틀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TV 광고를 통해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타사들이 갖추지 못한 이와 같은 연구시설의 규모를 어필하는 것도 좋았을 것 같다.

이제 경쟁 모델 크루즈의 TV 광고를 보자. 가장 최근 작품은 퍼펙트 블랙 에디션이다.

"블랙보다 완벽한 블랙"이라는 매세지를 내세운 CF부터 시청해 보자.

뒤에 등장하는 차보다 먼저 등장하는 스마트 워치에 더 눈길이 간다. 그저 검정색 차에 은색 데칼 하나 붙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광고일 뿐이다. 소위 광고제작사들이 말하는 "Creative" 따위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이 CF를 접했을 때 아무 느낌이 없었다. 즉, 소비자들의 눈길 한번 잡지 못한채 TV속을 흘러가는 소모성 짙은 뻔한 광고였다고 평하고 싶다. 그래도 광고기획사 매출에 기여했으니 산업발전에 조금이 나마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TV광고를 보고 검정색 크루즈에 관심을 갖을 소비자가 얼마나 나올지 궁금해 진다. 사실 광고의 중심인 소재도 나빴지만 진부한 내용의 연장이었다는 점이 아쉬움을 키운다.

두가지 CF를 놓고 본다면 아반떼 쪽이 완승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참신한 광고만 보여주지는 않는다. 다음에는 졸작이라 생각하는 현대차의 다른 광고 얘기를 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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