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Review] 유로6로 가는 열쇠, SCR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4.06.16 00:57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은색 매연을 뿜으며 ‘겔겔’이 아닌 ‘달달’거렸던 과거의 디젤엔진.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디젤엔진은 친환경 엔진의 대명사가 되었다. 반대로 부드럽고 좋은 승차감을 구현해 높은 인기를 누렸던 가솔린 엔진은 ‘하이브리드’라는 도움을 받아야만 디젤에 버금가는 효율을 갖게 되기도 했다.

현재 독일산 디젤 모델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럭셔리함과 친환경 이미지, 그리고 실제로 높은 연비 효율을 통해 유류비 절감이라는 다양한 장점을 앞세우고 있다.

유럽 디젤 모델의 경우 2012년부터 일부 모델은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미리 만족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2013년부터 공개되는 모델 대부분은 유로6 기준을 통과했으며, 올해부터 국내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디젤 모델은 모두 유로6 기준을 만족하고 있다.

과거 시끄럽고 검은 매연으로 좋지 못한 인식을 가졌던 디젤이 친환경차로 대접받기 시작한 것은 유럽을 중심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한법이 시행되면서부터다.

아직 자동차 엔진에서 이산화탄소 자체를 재연소나 후처리 기술을 통해 감소시키는 기술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이산화탄소 자체를 적게 배출하는 디젤이 필연적으로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게 되었다.

가솔린과 디젤은 사용하는 연료와 기관의 점화방식이 다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해물질의 비중도 다르다. 특히 디젤의 경우 가솔린보다 열효율이 높기 때문에 완전연소 비율도 높고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낮다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가솔린 대비 약 30~40% 높은 연비로 소비자들에게 표현되고 있다.

하지만 디젤에게도 약점은 있다. 이산화탄소는 적게 배출하지만 질소산화물과 미립자물질이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질소산화물은 대기중 오존을 파괴시키는 주요 물질이자 산성비 발생의 원인이다. 사람에게 노출될 경우 폐기종과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위험한 물질이다.

2008년 3월 13일. 다임러는 2세대 블루텍 기술을 적용시킨 GL320, ML320, R320 라인업을 미국시장에 출시했고 세계 최초로 Tier2 Bin5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했다. 미국이 독일산 디젤의 진입을 막고 가솔린 엔진 중심의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질소산화물 중심의 배출가스 규제를 실시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이다.

디젤 엔진은 연료의 연소 효율을 높이면 질소산화물이 많이 생성된다. 반대로 연소 효율을 낮추면 질소산화물은 감소하지만 미립자물질이 증가하게 된다. 질소산화물과 미립자물질 발생을 동시에 감소시킬 수 없기 때문에 먼저 둘 중 한가지를 처리하고 후처리 기술을 통해 나머지 물질을 처리하는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이를 위해 디젤 차량에는 질소산화물과 미립자물질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해 배기 과정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추가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배기가스 재순환시키는 EGR(Exhaust Gas Recirculation)이며, 다른 한가지는 선택적 촉매환원 기술인 SCR(Selective Catalyst Reduction)이다. 이와는 별도로 배출가스의 미립자물질을 걸러낸 후 재연소 시키는 매연저감 장치인 DPF(Diesel Particulate Filter Trap)가 장착된다.

앞서 디젤 엔진은 연소 효율이 낮아지면 질소산화물 발생이 감소한다고 언급했다. EGR은 이 원리를 응용한 개념이다. 연료를 연소시키기 위한 온도를 낮춰 1차적으로 질소산화물 발생을 감소시키고 여기서 발생한 배출가스 중 일부분을 다시 엔진 속 연소실로 보내 나머지 유해물질을 감소시키는 기술인 것이다.

EGR은 필요에 따라 2개까지도 사용한다. 폭스바겐의 듀얼-EGR 시스템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일반 디젤 기관 대비 6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연소 온도를 낮추기 위해 EGR 시스템에는 배기가스를 냉각시키기 위한 일종의 냉각장치가 필요하다. 때문에 EGR 시스템은 마치 수냉식 인터쿨러와 비슷한 형상의 냉각장치가 장착된다. 디젤엔진은 기본적으로 엔진 열관리를 위한 라디에이터와 터보차저 냉각을 위한 인터쿨러를 갖추고 있으므로, 여기에 EGR 쿨러까지 추가되면 전체적으로 복잡하고 부피가 커지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기본적으로 배출가스를 재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EGR 시스템의 순환을 담당하는 밸브에 매연물질이 쌓여 막히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SCR은 촉매 반응을 통해 질소산화물을 보다 적극적으로 정화시킨다. 먼저 디젤은 탈질소산화물 (DeNOx) 촉매를 통해 질소산화물을 걸러낸다. 여기서 다시 암모니아성분의 촉매제 용액과 화학반응을 시켜 질소산화물을 걸러내는 것이다.

SCR에 사용되는 요소수는 질소산화물은 물론 가솔린 엔진에서 다량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까지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가솔린 엔진에 맞춘 SCR 시스템의 적용도 진행되고 있다.

SCR을 사용하면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나중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EGR과 같이 연소 효율을 낮춰 질소산화물 발생을 억제할 필요가 없어진다. 때문에 커먼레일 시스템과 같은 고성능 인젝터의 도입으로 연소 효율을 높이고 출력과 연비 모두를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약 1만마일(약 1만 6천km) 때마다 요소수 촉매제를 주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요소수 촉매제는 60마일(약 96.5km) 주행 시 약 94.6cc가 사용된다. 한번 주입하면 주행 거리에 따라 1년간 주요할 필요가 없지만 만일 촉매제를 모두 사용해버리면 시스템 제어에 의해 차량이 주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SCR 장착 차량은 촉매제가 부족하면 주유계처럼 경고등이 나타난다.

성능과 연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친환경 디젤이라는 타이틀은 배출가스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의 발달로 가능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디젤 엔진이 갖는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다만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이 적지만은 않다는 점은 제조사로써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미 디젤 엔진 자체도 가솔린 엔진보다 200만원 이상 비싼 상황. 배출가스 저감 장치 등의 새로운 시스템이 적게는 1,500달러(약 152만원)에서 많게는 3,500달러(약 356만원)까지 추가되고 있는 만큼 이로 인한 가격상승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서는 안될 것이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