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륜구동 이야기] 4부, BMW xDrive 이야기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3.09.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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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한 주행감각으로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BMW. 이렇게 BMW 특유의 주행성향이 완성되기까지 그 중심에는 후륜구동 방식을 고수해온 전통이 있었다. 하지만 항상 선구주자의 이미지를 갖는 BMW도 변화하는 시대에 조금은 뒤늦게 대처한 영역이 있었으니, 바로 4륜구동 시스템이다.

BMW가 4륜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을 최초로 선보인 것은 1985년 ‘325iX’로부터 시작한다. 최초의 4륜구동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 1893년부터이고, 스바루가 1972년, 아우디가 1980년부터 4륜 시스템을 자사의 모델에 탑재해왔다. 의외로 4륜구동과 관련해서는 BMW가 상당한 후발주자인 것이다.

심지어 BMW는 자사의 4륜 시스템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자 4륜구동 라인업을 조용하게 단종시키기도 했다. 2세대(E30) 3시리즈를 통해 추가했던 4륜 시스템이 3세대(E36) 3시리즈로 모델체인지 되면서 자취를 감췄기 때문. 10년 가까이 시간이 흘러서야 BMW는 4륜 시스템을 4세대(E46) 3시리즈를 통해 부활시켰다. 물론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사실상 실패한 BMW의 초창기 4륜 시스템은 기술적으로 타사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나름 후륜구동의 감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센터 디퍼런셜에는 유성기어방식이 적용된 것 정도. 동력 전달력은 전륜과 후륜이 37:63으로 나뉘었으며, 바퀴의 미끄러짐이 감지될 경우 센터와 리어 디퍼런셜을 잠금으로써 반대편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전륜의 디퍼런셜 잠금 기능은 없었다.

1991년에는 기존 4륜 시스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3세대(E34) 5시리즈 525iX에 새롭게 탑재했다. 5시리즈가 4륜 시스템을 갖춘 것은 이 시기부터. 전 후 구동배분이 36:64로 변경된 새로운 4륜 시스템은 1991~1993년까지 1세대, 이후부터 2세대로 분류가 되었다.

1세대 사양은 센터 디퍼런셜에 다판클러치를, 후륜에 전자 유압 방식의 디퍼런셜을 사용했다. 이 시스템은 각 바퀴에 탑재된 ABS 센서에서 전달되는 신호로 작동유무를 결정지었다. 전륜에 디퍼런셜의 잠금 기능이 없음은 동일하다.

2세대 사양은 단순 ABS 센서가 아닌 차체 자세제어 장치의 전신인 ASC+T까지 활용하게 개선되었다. 후륜의 구동력은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브레이크를 통해 구동력 제어가 이루어지는 효과를 발생시켰고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가 감지되면 스로틀 밸브에 개입하여 속도를 줄이기도 했다.

BMW에게 4륜 시스템이 확실하게 정착한 계기는 1999년 북미국제 오토쇼를 통해 등장한 ‘X5’를 통해서다. 달리기 위한 SUV라는 컨셉트로 SAV(Sport Activity Vehicle)라는 장르를 스스로 개척한 X5가 놀라운 판매량으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4륜 시스템 보급에 중점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X5에 탑재된 4륜 시스템이 처음부터 새롭게 개발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잠금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기존의 시스템과 하드웨어적인 구성 면에서는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점이라면 차세제어장치인 DSC와 자동 브레이크 제어 시스템인 ADB(Automatic Differential Brake), 내리막길 주행 제어장치인 HDC(Hill Descent Control) 등을 통해 유기적인 제어가 이루어졌다. 구동 배분은 38:62로 이루어졌다.

현재 xDrive라고 부르는 BMW의 신세대 4륜 시스템은 X5가 등장하고 4년이 지난 200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발표된 X3를 통해서다.

자동으로 바퀴의 구동력을 제어하는 것을 넘어섰다는 뜻에서 PAWD(Proactive automatic All Wheel Drive) 시스템으로 분류되는 xDrive에는 총 3개의 디퍼런셜이 탑재된다. 전륜과 후륜에는 오픈 디퍼런셜 방식이, 중앙에는 다판 클러치 방식의 디퍼런셜로 구성된다.

DSC와 연동해 노면과 차량 상황에 맞게 제어가 이루어지는 것은 기존 시스템과 동일하다. 차이점은 다판 클러치를 작동시키는 서보 모터의 반응 속도. 기존의 서보 모터가 1/10초 단위로 제어가 이루어졌다면 xDrive 시스템은 1/1,000초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폭 개선되었다. 전자식 4륜 시스템이지만 실시간 4륜 시스템 이상의 반응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xDrive 시스템은 평상시 전륜과 후륜을 40:60의 비율로 구동력을 전달한다. 서보 모터가 다판 클러치를 완전히 체결시키면 구동력은 50:50으로, 클러치를 완전히 떼어놓게 되면 0:100으로 구동력이 변화한다. 상황에 따라 한 축으로 100%의 힘을 전달시킬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륜이나 후륜 중 하나의 바퀴가 허공에서 맴돌 때 xDrive는 접지력이 살아있는 방향으로 모든 힘을 집중시킬 수 있다.

2008년 새롭게 출시된 X6와 함께 BMW는 xDrive 시스템에 DPC(Dynamic Performance Control) 시스템을 추가했다. ZF가 개발한 유성기어 구성을 갖춘 다판 클러치의 DPC 시스템은 디퍼런셜 내부에서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동력을 배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 후 구동 배분뿐만이 아닌 좌 우 구동 배분이 가능한 것이다. 센터 디퍼런셜과 마찬가지로 DPC 시스템 역시 0:100으로 구동력 배분이 가능하다. DPC 시스템의 추가로 xDrive는 4개의 바퀴 중 한 곳에 100%의 구동력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방식의 토크 벡터링 시스템과는 달리 DPC 시스템은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브레이크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으며, 패드의 마모를 줄일 수 있다. 또 물리적으로 제동력이 활성화되어야 구동력 배분의 효과가 발생하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보다 빠르고 구동력 배분의 폭이 크게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BMW는 자사의 xDrive 시스템을 크로스오버 라인업인 X시리즈 이외에 3, 5, 6, 7시리즈와 그란투리스모 시리즈,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라인업인 4시리즈까지 사실상 대부분의 모델에 적용시키고 있다. 그 모델 종류만 40여개가 넘을 정도다. 초창기 극히 일부의 소비자들만이 찾던 BMW 4륜 시스템은 이제 전체 판매 모델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적인 특성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북유럽 국가의 경우 60% 이상이 BMW 모델을 구매할 때 xDrive를 선택하고 있기도 하다.

분명 BMW의 4륜 시스템은 역사적으로 후발주자에다 메이커 측에서도 전략적으로 4륜 시스템을 앞세우지 않았다. 뒤늦은 출발이었고 한때 손을 떼기도 했지만 ‘혁신’에 가까운 신기술 도입을 통해 가장 진보한 4륜 시스템을 갖추게 된 BMW. 기술적인 자신감과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마케팅의 성공으로 xDrive는 현재 가장 앞선 4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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