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륜구동 이야기] 2부, 아우디 콰트로 이야기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3.07.29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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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콰트로는 80년대 아우디의 이미지를 단번에 바꿔놓았던 신의 한 수였다. 그리고 콰트로 시스템의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현재까지 높은 신뢰성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1986년 핀란드 카이폴라(Kaipola)에서 콰트로 시스템을 탑재한 아우디 100 CS가 스키 점프대를 거슬러 오르는 광고는 대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우디는 19년이 지난 2005년 A6로 다시 한번 스키 점프대를 오른 바 있기도 하다.

콰트로를 선두로 모터스포츠 역사에서 아우디가 이룩한 성과는 이례적이라 할 만큼 절대적인 승률을 자랑했다. 그룹B 랠리 경기에 첫 출전하여 1981년부터 1985년까지 두 번의 챔피언과 두 번의 2위를 차지했다. 이후 규정이 변경되면서 랠리를 떠나 1988년 미국 트랜스앰(Trans Am) 레이싱에 참전, 데뷔 첫해에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1989년에는 미국 IMSA GT 챔피언십에 참전 후 다시 한번 종합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1990년에는 다시 독일로 되돌아가 DTM에 참전했다. 결과는 또 종합 우승. 마지막으로 건너간 카테고리는 르망 시리즈. 이곳에서는 콰트로 시스템 없이 후륜구동만을 사용하여 LMP1 클래스 10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으며, 2012년과 2013년 다시 콰트로 시스템을 탑재한 R18 e-tron quattro를 앞세워 2번의 우승을 추가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자동차 모델명에서 출발한 콰트로는 현재 4륜구동 시스템과 아우디의 고성능 라인업 생산 회사 등 총 3가지로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아우디는 차량 모델명과 회사를 지칭할 때는 대문자를 활용한 ‘Quattro’를, 4륜 시스템을 뜻할 때는 소문자를 활용한 ‘quattro’를 사용해 분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콰트로 시스템이라 하면 엔진이 세로로 놓이는 방식인 종식구조를 떠올린다. 현재는 횡식구조도 다양한 모델에 적용 중이지만 콰트로 시스템 자체가 종식구조를 기초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이 종식구조는 엔진에서 발생한 동력을 변속기로 전달 한 후 동력을 나눠주는 역할을 하는 센터 디퍼런셜을 거쳐 전륜과 후륜으로 전달한다.

종식구조의 콰트로 시스템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개선에 개선을 거쳐 현재는 6세대까지 분류되고 있다. 이는 아우디측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고 크게 개선되는 경우에 새로운 세대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아우디가 최초로 4륜구동 시스템을 양산차에 접목시켰던 1세대 콰트로는 1981년부터 1987년까지 생산된 모델을 지칭한다. 아우디 콰트로 터보 쿠페부터 시작해 아우디 80, 아우디 쿠페 콰트로 터보, 아우디 100, 폭스바겐 파사트까지 사용되었다.

1세대 콰트로 시스템은 가장 초창기 시스템인 만큼 센터 디퍼런셜과 리어 디퍼런셜을 스위치로 조작하는 방식이었다. 모든 디퍼런셜이 풀렸을 경우 일반적인 자동차처럼 바퀴 하나만 헛돌아도 차량이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센터 디퍼런셜만 잠갔을 경우 한쪽 바퀴가 헛돌아도 차량이 움직였지만, 앞바퀴와 뒷바퀴가 하나씩 헛돌 경우 역시 전진은 불가능했다. 반대로 리어 디퍼런셜을 잠그고 센터 디퍼런셜을 풀면 한쪽 앞바퀴가 헛돌 때 전진이 불가능했다.

2세대 콰트로는 1988년형 아우디 100을 통해 소개되었다. 이후 아우디 80/90, 아우디 80, 아우디 S2, RS2 아반트, S4, 아우디 A6와 S6 등에 적용되었다. 1세대와 2세대 콰트로의 가장 큰 차이는 토센(Torsen) 센터 디퍼런셜의 적용 유무. 토센 디퍼런셜을 통해 전후 50:50의 구동 배분을 했으며, 상황에 따라 최대 75%의 구동력을 전륜 또는 후륜으로 보낼 수 있었다. 대신 리어 디퍼런셜은 버튼 방식이 유지되었다.

토센이라는 이름은 미국 글리슨사가 개발한 토크 센싱’(Torque Sensing)의 줄임말이다. 토센 디퍼런셜의 가장 큰 장점은 전륜과 후륜 어디서든 한 쪽 바퀴가 헛돌 때 반대쪽으로 더 많은 토크를 보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수동식 리어 디퍼런셜은 시속 25km 이상에서 자동으로 풀렸다.

3세대 콰트로는 2세대와 동일한 시기인 1988년부터 1994년까지 제작된 모델에 탑재된 시스템이다. 다른 점이라면 A8의 전신인 모델인 V8 전용 기술이라는 것. 3세대 콰트로는 2세대와 달리 센터 디퍼런셜을 전자제어 유압 다판 클러치를 사용했고 리어 디퍼런셜에 토센 디퍼런셜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다판 클러치 방식의 센터 디퍼런셜은 전 후륜 구동력을 0:100에서 50:50까지 분배가 가능했다. 토센 디퍼런셜이 탑재된 후륜의 경우 좌우 바퀴의 구동력을 최대 20:80까지 나눌 수도 있었다. 아우디는 V8을 기초로 DTM에 출전하여 90년과 91년 챔피언을 차지했다. 하지만 생산단가가 워낙 높아 양산은 V8 한가지 모델만 할 수 밖에 없었다.

1995년부터 탑재된 4세대 콰트로는 A4와 S4, RS4, A6, S6, RS6, A8, S8, 폭스바겐 파사트, 페이톤, 투아랙 등 광범위하게 사용된 점이 특징이다. 4세대 콰트로는 2세대 콰트로의 발전형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센터 디퍼런셜은 토센 방식인 점은 동일하고 리어 디퍼런셜에는 전자제어방식 LSD인 EDL(Electronic Differential Lock)로 변경되었다.

EDL은 바퀴에 달린 센서를 통해 양쪽 바퀴의 회전 차가 커지면 헛도는 바퀴에 제동을 걸어 좌우 구동력을 맞추는 방식이다. 이 EDL은 시속 80km/h 이상일 경우 작동했으며, 구동력이나 주행안정주행 확보하는 것 이외에도 위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이때부터 전자장비의 개입이 보다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주행 주 바퀴가 미끌어진다는 것이 확인되면 구동력 분배는 물론 ASR(Anti-Slip Regulation)이 개입해 연료분사를 조절하고 결과적으로 차량의 출력을 떨어트려 더 이상 가속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또 ABS 센서는 휠의 회전속도를 감지해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me)라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다.

2006년형 RS4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5세대 콰트로는 콰트로 최초로 전 후 구동배분이 40:60으로 나뉘었다. 센터 디퍼런셜도 발전하여 상황에 따라 구동력의 80%를 앞뒤로 보낼 수 있으며, ESP와 연계하면 100%의 구동력을 한쪽으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이후 2008년에는 신형 S4를 통해 토크 벡터링 시스템까지 더해지면서 한번 더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마그나 파워트레인(Magna Powertrain)에서 제공받은 토크 백터링 디퍼런셜은 기존의 EDL을 대체해 후륜에 탑재되었다. 코너 진입시 안쪽 바퀴에 제동을 걸어 언더스티어는 물론 오버스티어까지 억제시켰다.

2010년 RS4의 쿠페형 모델인 RS5가 등장하면서 콰트로 시스템은 6세대로 진화하게 되었다. 6세대 콰트로의 가장 큰 특징은 2세대 시스템부터 지속해왔던 토센 센터 디퍼런셜 대신 크라운 기어를 사용하는 센터 디퍼런셜이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기어의 생김새가 왕관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크라운 기어는 기계식과 전자식의 장점을 결합한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전륜과 후륜의 구동력 배분을 40:60으로 나눴다가 바퀴의 미끄러짐이 포착되면 다판 클러치가 작동하여 접지력이 좋은 방향으로 구동력을 전달시키게 된다. 전륜에는 최대 70%, 후륜에는 최대 85%를 몰아서 구동력을 보낼 수 있다.

기존 5세대 콰트로가 80%의 구동력을 앞뒤로 보낼 수 있었던 것과 달리 6세대 시스템은 전륜 구동력은 이보다 못하지만 후륜의 경우 85%로 토크 분배의 범위가 넓어졌다. 또 다른 장점은 센터 디퍼런셜의 무게가 4.8kg로 2kg이 경량화 될 만큼 작고 가벼워졌다는 점이다. 6세대 콰트로와 함께 ESP 기술도 발전되어 이제는 4바퀴 모두에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적용되기도 했다.

폭스바겐 투아랙과 포르쉐 카이엔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아우디 Q7의 경우 자체적인 콰트로 시스템이 아닌 보그워너(BorgWarner)의 4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등 상당수 부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Q7에 탑재된 4륜 시스템은 포장도로상의 주행 안전성 보다 오프로드 주행 성격에 맞췄다.

엔진이 가로로 놓이는 횡식구조 콰트로는 어떻게 다를까? 횡식 콰트로는 아우디가 개발했다기 보다 초창기 폭스바겐 그룹에서 사용했던 4륜 시스템을 가져왔다고 이해하는 것이 쉬울 것이다.

1998년 스웨덴의 할덱스(Haldex)사는 기존의 복잡했던 횡식구조 4륜 시스템(비스커스 커플링 방식)을 개선시킨 LSC(Limited Slip Coupler) 유닛을 발표했다. LSC는 전자 유압 방식으로 작동하는 클러치를 포함하고 있다. 일상 주행시에는 전륜에 95%의 구동력을 전달하고 후륜에 5%의 구동력만 전달하지만 후륜이 미끄러짐을 감지하면 클러치가 붙어 4바퀴에 동력을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할덱스의 LSC를 사용한 4륜 시스템은 무엇보다 종식구조의 콰트로보다 작고 가벼우며 비좁은 앞바퀴굴림 방식 엔진룸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 소형차에도 4륜구동 구현이 가능하며, 연비의 하락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전체적인 중량은 증가하지만 무게 배분의 경우 보다 50:50에 가까워진다는 이점도 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후륜에서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감지되어야 동력이 전달된다는 특성 때문에 일반주행에서는 사실상 전륜구동 방식과 동일한 특성을 띠게 된다. 클러치가 연결된 후에야 동력이 전달되는 만큼 미묘한 차이지만 약간의 시차도 발생한다는 단점도 있다.

미래의 콰트로 시스템은 어떨까? 최근의 아우디는 컨셉트카와 LMP1 르망 머신을 통해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콰트로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아우디 전통의 기계식 방식이 아니지만 4개의 바퀴를 굴린다는 점에서 콰트로라 지칭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각종 센서 등 첨단장비의 발달로 전자식 4륜 시스템의 장점이 콰트로를 앞서기 시작하면서 콰트로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이다. 그 동안 온로드 4륜구동의 강자였지만 강력한 경쟁상대에게 서서히 자리를 내주고 있는 콰트로. 미래의 콰트로는 어떻게 진보할지 기대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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