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륜구동 이야기] 1부, 4륜구동의 역사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3.07.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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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이 거듭되면서 자동차는 보다 안전하면서 빠르게 발전해왔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속도가 증가하려면 엔진이 강력해야 하고, 자동차가 안전해지려면 여러 가지 안전보조장치가 탑재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가지 장치로 인해 속도와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기술이 있다. 바로 4륜구동 시스템이다.

진흙과 산을 오르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해서 고성능 스포츠카까지 적용되고 있는 4륜 시스템. 4륜구동의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발전과정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자.

최초의 4륜구동 역사의 시작은 18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칼 벤츠가 최초의 자동차로 특허를 낸 시기가 1886년이었으니, 1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4륜구동 시스템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최초로 발명한 인물은 영국의 엔지니어 브래머 조셉 딥록(Bramah Joseph Diplock)이라는 인물이다. 증기기관 이동수단에 3개의 디퍼런셜을 장착하고 4륜 조향 시스템을 갖춘 4륜구동 시스템을 개발했던 것. 브래머는 이후 1903년에 현재 전차 등에 사용되고 있는 무한궤도를 발명해내기도 했다.

1899년에는 포르쉐의 창시자인 페르디난드 포르쉐(Ferdinand Porsche) 박사가 전기자동차를 위한 4륜구동 시스템을 개발했다. 각각의 바퀴에 모터를 연결시켜 4륜구동을 구현했던 것. 기술적으로 미완성 수준이고 무게가 상당했지만 당시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가장 빠른 자동차 중에 하나로 꼽히기도 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자동차. 즉 증기기관도 아니고 전기차도 아닌 내연기관을 가진 자동차에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한 자동차는 어떤 모델일까? 답은 1903년 네덜란드의 제이콥 스파이커(Jacobus Spijker)과 헨드릭 얀 스파이커(Hendrik Jan Spijker)형제가 제작한 ’60 H.P’라는 모델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65마력을 발휘했는데, V6 8.8리터 엔진으로 1,400rpm에서 발생시켰다고 한다. 이 모델은 세계최초 4륜구동 모델이면서 세계최초로 4개 휠 모두 브레이크를 적용했고, 세계 최초로 V6엔진을 탑재한 모델이기도 하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힐-클라임 경기를 위해 제작한 이 모델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네덜란드 헤이그의 루만(Louwman) 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4륜구동의 역사는 네덜란드를 지나 미국으로 건너오게 된다. 1905년 펜실베니아주의 티포드(Twyford)라는 회사가 개발에 성공했지만 6대만 만들고 생산을 중단했다. 당시로서는 너무 복잡하고 크기도 컸으며 필요 이상으로 무거웠기 때문이다.

1908년에는 위스콘신에 FWD라는 이름의 자동차 회사가 설립된다. FWD는 4륜구동(Four Wheel Drive)이 약자로, 1만 5천여대의 4륜구동 트럭을 생산했다. 사용 목적은 1차 세계대전. 이후 1931년에는 마몬-해링턴(Marmon-Harrington)社가 개발한 4륜구동 시스템이 포드의 트럭에 적용되기도 했다. 역시 군용트럭으로 사용이 목적이었다.

1907년에는 다임러-벤츠가 데른베르크 바겐(Dernburg-Wagen)을 출시해서 유럽시장에 4륜구동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모델은 식민지에서 사용할 목적이었는데, 4륜 스티어링 시스템도 탑재되었다. 이후 1926년에는 벤츠와 BMW가 보다 정교한 4륜시스템을 내놓았고, 1937년부터 여러 차종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 중 한 모델에 벤츠가 개발한 G5라는 모델이 있었다. 1차 세계대전 패전 후 자국 내 전차개발이 금지되자 대안으로 4륜 자동차를 만들어냈던 것이 G5였던 것이다. 당시로서 획기적인 주행성능을 경험한 미군당국이 개발을 지시했다.

윌리스 오버랜드(Willys Overland)와 아메리칸 밴텀(American Bantom), 포드(Ford)가 입찰경쟁에 뛰어들었고 결국 윌리스가 선택되었다. 포드는 설계도를 이어받아 윌리스 차량의 생산을 돕는 방식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바로 짚의 시조가 된다. 1945년에는 민간용으로 개조된 CJ-2A를 발표하면서 최초의 대량생산 4륜구동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남기기도 했다.

종전 후, 미국의 활약을 목격한 영국도 동일한 4륜 자동차를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 미국과 다른 점은 전쟁용이라기보다는 농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산업적 용도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 개발을 담당한 모리스 윌크스(Maurice Wilks)는 종전직후라 철판을 구하기 너무 힘들어서 폐기된 비행기의 알루미늄 몸체를 떼어내 차량을 완성시켰다. 재료를 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만든 것이었지만 성형이 쉽고 녹슬지 않으면서 가볍다는 장점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1948년 암스테르담 모터쇼에 공개했다. 그것이 랜드로버의 조상이다.

이후부터 4륜구동을 다양한 차량에 이식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시간이지나 1966년에는 영국의 젠슨(Jensen)에서 FF를 발표하는데, 최초의 4륜구동 양산 스포츠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특히 기존의 파트타임 방식이 아닌 전 후륜 배분 40:60인 풀 타임 4륜 시스템이라는 점이 특징이었다. 세계 최초로 ABS가 장착된 차량이기도 하다.

1972년에는 스바루가 임프레자의 전신인 레온(Leone)을 통해 일본 최초로 양산 차량에 4륜 시스템을 접목시켰다. 스바루의 4륜 시스템 도입은 아우디보다 8년이나 빠른 기록이었다.

종전 이후 미국에서 4륜 시스템 보급에 가장 앞장섰던 회사는 AMC(American Motors Corporation)였다. 1980년에는 이글(Eagle)을 발표하면서 세단, 쿠페, 왜건에 4륜 시스템을 적용한 회사가 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컨버터블 모델에까지 4륜 시스템을 확대 적용 했다.

같은 해, 아우디가 현재의 콰트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차량에 이식시켰다. 그리고 아우디 콰트로(Audi Quattro)를 출시했다. 아우디의 엔지니어 외르크 벤싱거(Jorg Bensinger)가 폭스바겐의 일티스(Iltis)라는 군용차량을 타고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횡단하고 있었는데, 이 매력적인 시스템이 아우디에게 꼭 필요하다고 느끼고 페르디난트 피에히(Ferdinand Piech) 박사와 함께 개발에 착수해서 완성시킨 것이다.

당시 아우디는 벤츠나 BMW와 같은 소위 프리미엄 그룹에 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보여줄 만한 고성능 자동차가 필요했었던 상황이었다. 콰트로 시스템이 탑재된 아우디 콰트로는 바로 랠리에 참전 했으며, 1981년 10번 경기참전에 6번을 우승하면서 성공적으로 이미지를 쌓아갔다.

1984년에는 포드가 미드십 엔진에 4륜 시스템을 결합시킨 그룹 B 랠리머신 RS200을 내놓았다. 1987년에는 토요타가 랠리를 위해 셀리카(Celica)에 4륜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는 4륜구동이 험로를 탈출할 때 사용된다는 인식이 희미해진 지는 오래다. 다양한 메이커들이 장르를 가리지 않고 4륜 시스템을 탑재하면서 일반인들에게는 뚜렷한 목적성 보다는 하나의 옵션 정도로 생각해서 선택될 정도.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4륜구동은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고 연비가 좋지 않다는 단점까지 극복해 나가고 있기도 하다. 페라리의 경우 기존 4륜 시스템 대비 50%나 가벼운 신개념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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