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터보, 배기가스 유입방지 솔루션 적용 그 이후

  • 기자명 오토뷰 김기태PD
  • 입력 2012.07.23 14:02
  •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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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보완 위한 근본적인 대책 필요

지난 5월 테스트 된 벨로스터 터보는 많은 부분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그 중 냉각계통 문제는 차량 구조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보완 되기 힘들 전망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 스스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조속한 개선 및 보상은 없을 예정이다.

하지만 벨로스터 터보에서 또 하나의 문제가 부각 되었으니 바로 배기가스의 유입이다. 지난해 논란이 되었던 그랜저 대비 수배에 달하는 배기가스의 유입은 소비자들을 경악하게 했으며 오토뷰 칼럼 이후 국토부 산하의 ‘자동차결험신고센터(www.car.go.kr)에는 30여건이 넘는 불만 내용이 접수되었다. 이에 현대차는 동호회들을 통해 보완 솔루션이 개발됐음을 알렸고 오토뷰 팀은 다시금 보완 솔루션을 적용한 벨로스터 터보를 테스트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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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현대차는 5월 17일 이전 생산된 벨로스터 터보의 스포일러 부분을 통해 다량의 배기가스가 유입된다는 내용을 일부 동호회 측으로 전달했다. 이에 지난 7월 17일 현대 차의 서비스협력 업체 블루핸즈에서 벨로스터 터보의 보완 솔루션을 적용했다.

보완 솔루션은 스포일러 마감에 사용되는 패킹을 두껍게 변경하고 4개의 구멍을 막는 작업으로 이뤄진다. 작업 시간은 20여분.

모든 작업이 끝난 후 도로에 나선다. 일반 주행서는 보완 전과 동일하게 일산화탄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속주행이 시행되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우선 공조장치를 내부순환모드로 설정한 뒤 에어컨을 켜고 블로워를 1단에 맞춘다. 이번 테스트서의 운전은 실제 차량의 소비자를 통해 이뤄졌다. 1분 가량 고속 주행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지만 계측기는 잠잠하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소량의 CO(일산화탄소)가 검출되기 시작한다. 과거처럼 실내서 검출된 CO의 증가가 빠르지는 않지만 5분여의 테스트에서 최대 35ppm 가량의 CO가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번의 170ppm 정도에 비하면 매우 소량처럼 느껴지지만 이미 기준치의 3.5배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보완 솔루션이 적용되지 않은 다른 부분을 통한 유입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테스트했던 그랜저는 2차 보완 솔루션 적용 후 실내로 유입되는 CO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벨로스터 터보는 아직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 시켜줬다. 실내 유입 테스트 이후 검증을 위한 동일 테스트를 한번 더 진행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두번째 테스트는 트렁크 내부에서의 CO 검출이다. 벨로스터와 같은 해치백 모델은 트렁크와 실내가 작은 선반 하나로 구분되기 때문에 트렁크를 통해 유입된 CO가 다시금 실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공조장치는 첫번째 테스트와 동일한 조건에서 이뤄졌으며 10여분간 고속테스트를 진행한 뒤 차를 멈췄다.

트렁크를 개방하자 순간적으로 CO 수치가 낮아졌지만 계측기에 기록된 최고 수치는 38ppm에 달했다. 앞서 언급되었지만 일반 세단과 달리 실내와 트렁크 사이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해치백에서 이 수치를 낮게 볼 수는 없다.

세번째 테스트는 썬루프를 오픈(틸트)한 상태서의 고속 주행이다. 실제 많은 소비자들이 썬루프를 틸트한 상태서 주행을 즐기곤 한다.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썬루프를 통해 많은 바람이 실내로 유입되고 있음이 느껴진다. 얼마간 지나자 계측기의 수치가 빠르게 오르기 시작한다. 35ppm을 넘어서 1차 경고음이 울렸고 얼마 가지 않아 100ppm을 넘어서며 2차 경고음이 차 안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벨로스터 터보에 올라 썬루프를 틸트한 상태서 오랜 주행을 하는 것은 자신의 건강을 외면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제조사는 이와 같은 환경에 대한 위험성을 고지할 필요가 있겠다.

무엇보다 100ppm이 넘어서면 운전자 스스로 배기가스에 대해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자동차 결함신고 센터에 신고된 몇몇 케이스를 보면 배기가스로 인해 두통이 생겼다는 내용을 접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벨로스터 터보 역시 배기가스 유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재의 솔루션은 일부를 막아내는 역할만 할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제조사 스스로 엄격한 테스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더 가혹한 조건서의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주행 환경에서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제조사 회장님 스스로도 자사 차량에 대한 엄격한 테스트를 해보시길 추천 드린다. 얼마 전 언론에 공개된 것처럼 1~2km 정도 고속주행을 해서 문제가 나오는 차량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짧은 테스트만 하셨던 것이 다행이다. 만약 벨로스터 터보로 10~20km 정도 주행하셨다면 엄청난 양의 일산화탄소를 들이키셔서 업무에 지장을 받으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팀은 지난주 시행되었던 테스트 이후 현대차 내부적으로 실시한 보완 솔루션 적용 전후 CO 측정 데이터를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태다.

이번 테스트 이후 오토뷰 고문 변호사가 한가지 제안을 해왔다. 다량의 일산화탄소를 들이키고 고통을 호소했던 5월 17일 이전 생산된 벨로스터 터보의 소유자들이 최소한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 보자는 내용이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신청할 경우 제조사를 상대로 민사상, 형사상 법적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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