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터보 테스트 그 이후…

  • 기자명 오토뷰 김기태PD
  • 입력 2012.07.06 18:44
  • 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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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팀이 시승한 벨로스터 터보는 다양한 부분서 아쉬움을 보여줬다. 또한 몇몇 문제를 동반하며 존재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우선 시승 당시 나왔던 문제부터 정리해 보자.

시승 때 발견된 벨로스터 터보 문제점

1. 냉각수 오버히트

2. 엔진 및 변속기 과열에 의한 Fail Safe 모드 진입

3. 캐니스터 용량 부족 또는 배기가스 유입

차량의 주행 특성이나 성능 및 밸런스 등을 논할 순서가 아니다. 앞서 언급된 문제 하나하나가 이미 큰 이슈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우리팀이 최초 벨로스터 터보를 테스트한 날짜는 지난 5월 22일. 몇몇 문제점에 대한 내용을 현대차에 전달했으며 이에 대한 현대차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벨로스터 터보’편의 시승기 업데이트 날짜를 5월 29일에서 1주일 연기된 6월 5일로 조절했다. 당초 1주일의 시간을 할애한 것은 해당 차량만의 문제일 가능성에 대한 검증을 위해서 였다. 하지만 추가적인 테스트카가 제공되지 않았고 당시 문제를 보이던 차량은 현대차 연구소로 회수 되어졌다. 그 이후 연구소에서 자체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최초 테스트 이후 한 달만인 6월 22일 현대 연구 측과의 공동 테스트가 진행될 수 있었다.

공동 테스트에는 성능 시험, 냉각, 변속기 등 다양한 분야를 담당하는 다수의 연구원들이 참석했으며 오토뷰에서는 진행 및 테스트를 담당하는 기자 본인과 함께 테스트에 참여하는 세컨드 드라이버, 도로의 안전을 확인해 줄 2명의 스탭들이 함께 했다. 이번 테스트에는 기자가 섭외한 일반 소비자의 차량 등 총 2대가 사용됐다.

테스트 조건은 오토뷰에서 시행하는 4가지 조건 중 영상 촬영 환경에 맞춘 조건으로 진행되었다.

오토뷰는 고속주행, 와인딩 로드, 시내주행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한 프리 주행, 간단한 연비 측정을 위한 구간 정속 주행, 차량이 달리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3대의 카메라 사이를 오가는 구간 반복 주행, 운전을 하며 차량에 대한 설명을 하는 인캠 주행 등 4가지로 나눠진다.

테스트는 가장 가혹한 환경이 연출되는 구간 반복 주행 모드 중 첫 번째 섹션에서 20~30분 가량 진행하기로 했다. 구간 반복 주행 모드는 총 7개의 섹션으로 나눠지며 각각의 섹션은 약 1~1.5km 정도의 거리를 갖는다. 그 중 첫 번째 섹션은 저속 코너가 즐비하기 때문에 냉각에 문제가 있는 차량들의 컨디션 저하가 빨리 나타날 수 있게 된다. 이 섹션의 주행 속도는 70~120km/h 내외. (벨로스터 터보 기준)

테스트카는 지난번 기자가 테스트했던 모델이 아닌 새로운 차량이었다. 한 연구원은 일반 시판용 차량을 램덤으로 추출해 연구소로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차량과 동일하다고 조언했다.

기자가 섭외한 나머지 한대의 차량은 우리팀의 세컨드 드라이버가 동일한 페이스로 운전하기로 했다. 두 차량에는 모두 OBD II를 활용한 간이 계측 장비를 부착한 상태. 연구소가 준비한 벨로스터 터보의 트렁크에만 임시적으로 CO(일산화탄소) 검출기를 부착했다.

구간 반복 모드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5분 가량 주행하니 타이어가 먼저 한계를 드러낸다. 코너링 속도가 떨어졌고 이에 맞춰 주행 라인을 다시 설정하며 구간 반복 주행을 진행한다. 5분 가량이 지나자 파워트레인의 성능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10분 가량이 지속되니 엔진은 제 성능을 내지 못했다. 냉각수 온도는 계속 상승 중이다. 2~3분 가량 시간 간격을 두고 무전기로 주고 받은 결과 두 차량의 온도 차이는 약8~9도 수준. 적지 않은 차이다.

테스트 종료가 임박해 갈 무렵 변속기는 제멋대로 반응했다. Fail Safe 모드에 들어간 것이다. 수동 모드를 설정했지만 S모드에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았고 동승한 연구원도 이를 확인했다. 테스트는 당초 계획보다 앞 당겨진 15분 내외로 끝났다.

동일 조건서 부하가 걸렸을 때 테스트카는 109도, 소비자 차량은 118도라는 최대 냉각수 온도를 보여줬다. 새로 투입된 테스트카는 우리팀이 처음 테스트했던 시승차 및 임의 섭외한 소비자 차량보다 온도 상승이 더뎠다. 또한 동일 조건서 최대 9~10도 내외의 차이를 보여줬다. 이 정도의 차이라면 하드웨어적인 부분의 차이일 확률이 높다. 두 차량의 본닛을 열어 확인한 결과 별 차이는 없었다. 굳이 다른 점이 있다면 냉각수 온도 확인을 위한 센서가 장착되어 있다는 정도.

이 환경 안에서 냉각수 오버히트는 없었다. 단, 소비자의 차량에서 오버 플로우(냉각수가 보조 탱크로 유입되는 현상)가 나타났다.

테스트를 통한 결론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냉각수 오버 히트 (연구소와 공동 테스트)

- 결론 : 오버 히트에 대한 가능성은 낮지만 소비자 차량에서는 오버 플로우 현상이 시작됐다. 하지만 냉각수가 끓거나 넘치는 오버 히트는 아니었기 때문에 해당 문제는 당시 차량의 써머스탯 또는 기타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단, 오늘 같이 테스트 된 소비자 차량의 온도가 오늘 투입된 테스트카 차량 대비 크게 높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도 답하지 못했다.

여담이지만 테스트가 끝난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가지 정보를 접했다. 냉각수 문제가 러버 호스의 형상에 의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공식 리콜은 하지 않겠지만 소비자가 센터를 방문할 때 교환될 가능성도 있다는 정보다. 러버 호스는 엔진과 라디에이터를 연결해주는 파트다. 전문가에게 확인한 결과 이 형상이 잘못 설계되면 기포가 발생해 끓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문제가 있던 러버 호스 형상이 변경되면 기포 발생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에 문의했고 1주일 후 받은 답변은 ‘검토는 되었지만 변화는 없다’는 것이었다. 공동 테스트 당일 두 차량의 온도 차이가 컸다는 것을 감안하면 의심의 여지가 있긴 하다. 만약 호스의 변화가 있다면 언젠가는 밝혀질 일이다. 하지만 대기업이 기자를 상대로 이런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된다.

2. 엔진 및 변속기 과열에 의한 Fail Safe 모드 진입 (연구소와 공동 테스트)

벨로스터 터보는 10여분 이내에서 제 출력을 잃었고 이후엔 변속기 마저 먹통이 되는 현상을 보여줬다. 또한 이는 동승한 연구원도 확인한 내용이다.

해당 파트를 담당하는 연구원은 과부하에 의한 성능 저하는 모든 차량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기자도 이 부분에 동의한다. 하지만 벨로스터 터보는 그 시점이 너무 빠르다. 장시간 운전한 것도 아니고 고작 10분 안에 문제를 보인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심지어 고급세단인 K9, 제네시스, 에쿠스를 비롯해 그랜저, 엑센트, 경차 모닝도 버텨내는 환경에서 10여분 만에 문제를 보인다는 점은 누구라도 이해하기 어렵다. 마침 지난주 1.6 터보엔진을 장착한 미니 로드스터를 촬영한 바 있는데 이 모델 역시 다른 차들 처럼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에게 전했다.

실제 미니 로드스터는 벨로스터 보다 빡빡한 엔진룸을 갖추고도 무난한 수준의 냉각 성능을 자랑했다. 벨로스터 터보는 인터쿨러 및 라디에이터를 보강해 엔진 및 각 시스템의 과열 시점을 대폭 지연시켜야 한다. 혹은 차량 구입자들에게 애프터마켓에서의 냉각계 튜닝을 권장하고 그 비용을 지급해 줘야 할 것 같다.

결국 모든 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연구원과 시점이 너무 빠른 것이 문제라는 기자의 같은 말 반복이 수분 동안 이뤄졌고 결론은 이렇게 났다.

현대차 연구소 : 향후 다양한 조건서의 테스트를 통해 차량의 컨디션 저하가 쉽게 나타나지 않도록 연구 개발 하겠다.

3. 캐니스터 용량 부족 또는 배기가스 유입 (오토뷰 단독 테스트)

5월 23일 테스트 때 발견된 문제로 하드한 주행이 지속될 때 실내에 휘발유 냄새가 진동하는 문제가 부각됐다. 당시 우리팀은 두 가지 가능성을 예상했다. 첫 번째는 배기가스의 유입이다. 엔진이 과열되면 냉각을 위한 연료 분사량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때 불완전 연소된 휘발유가 배기가스를 타고 실내에 유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연료탱크 안에 누적되는 증발가스를 모아 처리하는 캐니스터가 한계를 넘어서 가스가 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테스트 중 오토뷰 자체 시험 결과 임의 섭외한 소비자 차량은 매우 높은 수치의 일산화탄소(CO)가 실내에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대차는 이에 대한 내부 검증 이후 다시금 오토뷰와 해당 부분에 대한 논의를 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이에 내용은 검증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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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벨로스터 터보는 시판차라 보기 어려운 완성도와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90년대초 만들어진 스쿠프는 인터쿨러가 없었음에도 이처럼 다양한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의 완성도와 문제점을 보유한 모델이라면 고객들이 모여 환불 등의 집단 소송을 벌여도 할 말이 없을 듯 싶다. 어쨌든 차는 진보한다. 그 과정을 위한 아픔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 하루 빨리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들이 쏟아져야 할 듯 싶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노출에 대해 우리팀 또는 기자를 욕할 소비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바른 소비자는 이를 문제 삼을 것이고 해결을 위해 언성을 높일 것이다. 그런 소비자들에게 우리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움이 될 것이다. 상품도 매체도 소비자를 위해 존재한다.

** 배기가스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현대자동차 내부 및 오토뷰 팀의 재검증이 끝나기 전까지 기사 일부분의 노출을 임시 제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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