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차 누수 세번째 이야기

  • 기자명 오토뷰 | 김기태 PD
  • 입력 2011.10.17 14:37
  •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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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3 누수.. 단순 품질 문제였기를 희망한다

간단히 지난 테스트를 정리해 보자.

쉐보레 크루즈는 설계상 누수의 문제가 있는 차량은 아니었다. 하지만 품질 문제와 이를 처리하는 서비스 문제가 맞물리면서 ‘어항차’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이다. 참고로 테스트 내역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크루즈에 한해 한가지 시험을 더 했던 바 있다. 이는 경사로에서 시간당 300mm 수준으로 비를 내리는 시험이다. 하단 영상 상에는 경사로가 표시되지 않지만 크루즈5를 통해 이 시험을 진행했던 바 있다. 이 테스트에서도 물론 문제는 보이지 않았다. (당초 이 실험은 크루즈에 한해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지난 컬럼에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단, 어떤 차량이건 경사로 주차시 배수 처리 능력의 한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 차량들의 공조시스템이 유사한 구조를 갖는 만큼 폭우가 내리는 시점서는 언덕길 주차를 지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일반적인 비로는 문제가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 경우라면 제조상의 품질 문제를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영상 설명] 수밀시험장 내부의 경사로 수밀시험

우리가 테스트할 당시 포르테는 아반떼MD 및 크루즈 대비 배수 처리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포르테가 누수차인 것처럼 인식하는 소비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포르테는 누수 차가 아니다. 테스트 상에서의 가혹한 조건이 부여되었기 때문에 한계를 넘어간 것 뿐이다. 포르테는 타사 모델 대비 공조장치로 유입되는 공기 흡입구가 조금 낮게 위치해 있고 하단부 물을 적재하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지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누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확히는 타 신차 대비 한계가 낮은 것이지 근본적으로 누수 문제를 가진 차는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예상치 못한 폭우가 쏟아지는 환경으로 처리 능력을 넘어선다면 물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을 수는 있다. 포르테는 아반떼HD를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계가 넘어서는 폭우 조건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아반떼HD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만 아반떼HD의 경우 해당 문제에 대해 논란이 없는 상태다.

아반떼MD는 신차답게 문제를 보이지 않았고 해당 부분에 대한 품질상의 문제도 크지 않은 것을 것 드러났다. 구조적으로 봐도 폭우에 대응할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조수석 부분의 누수를 걱정할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테스트 결과 가장 아쉬움을 보인 차량은 르노삼성의 SM3였다. 다른 차량처럼 8분 가량의 테스트를 소화해낸 모델은 테스트에 동원된 3대 가운데 한대에 불과했고 이 차량은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모델이었다. 물론 해당 차량도 트렁크 부분의 누수가 발생했었다. 테스트에 동원된 나머지 두대도 2011년형이지만 2011년 2월 이전에 만들어진 모델이었고 바닥이 흥건하게 젖은 문제가 부각됐다.

한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면 이 두 대의 차량은 동일 조건서 (바닥 누수의 문제로) 1분도 버텨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공조장치로의 유입은 둘째치고 다른 문제를 보인 유일한 모델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테스트에서 바닥면이 젖은 문제를 보인 차량은 없었다. 또한 트렁크에 대한 누수가 발견된 차량도 없었다. 반면 SM3는 테스트에 동원된 3대 모두 트렁크 누수가 발견되었으며 30초 가량의 테스트만으로도 트렁크의 누수가 시작된 차도 발견됐다. (실제 테스트 시작후 최대 압력으로 물이 분사되려면 10초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실제 20초 내외에서 문제가 발생된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트렁크 누수에 대해 하단의 코크를 통해 물이 유입되었다는 주장을 펴지만 누수의 흔적은 중앙부가 아닌 트렁크 뒷면에서 시작되고 있다. (누수 테스트 영상 13분 37초 부근을 보면 30초가 되지 않는 시점에 트렁크 뒤쪽에서 누수가 시작되었음이 나타난다.)

물론 르노삼성이 생산한 수만대의 SM3 가운데 우리팀에 섭외한 3대에서만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차량만 섭외할 확률은 몇 %나 될까? 현재로서는 품질상의 문제라기 보다 제조 또는 설계상의 문제일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해명 요구를 르노삼성 측에 던진바 있지만 ‘우리차는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었다.

르노삼성 자동차가 정말 품질에 자신 있다면 한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또한 오해가 있다면 풀어야 할 것이다.

우리팀이 제안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2011년 이전 생산된 10여대의 차량을 임의 섭외해 다시 테스트를 진행한다.

2. 전문 수밀 장비가 아닌 샤워부스를 갖춘 셀프 세차장에서 트렁크 누수를 시험한다.

3. 하부세차 설비를 갖춘 곳에서의 추가 테스트를 통해 바닥면 누수 여부를 검증한다.

셀프 세차장의 장비라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비인 만큼 이에 대해 문제 삼을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르노삼성 측도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장비인 만큼 지난번처럼 한국GM이 보유한 '전문장비 사용'에 따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10여대의 차량 중 7~8대에서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면 SM3 역시 근본적인 문제는 없으며 단지 품질상의 문제로 인해 누수가 발생되는 차량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게 된다. 하지만 과반수의 차량에서 문제가 나온다면 대대적인 무상 서비스가 불가피해진다.

만약 우리팀이 테스트한 차량 만의 문제였다면 르노삼성은 불필요한 누명을 쓰게 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대한 정정 보도를 할 것이다. 검증이 되면 SM3 소비자들이 갖는 불안감도 해소될 것이다.

직접 차량을 판매하는 영업사원 분들을 비롯해 SM3 소비자들 역시 이 문제라 깔끔하게 해결되기를 바랄 것이다.

물론 르노삼성 측이 우리팀의 제안에 응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협조가 되지 않을 경우 누수 취재건의 마무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취재를 진행할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추가적인 취재 계획을 취소하려 했었다. SM3 소비자들로 구성된 ‘카페’ 등에서 일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자신이 소요한 상품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 및 결과가 나온다면 반길리 없다. 하지만 이번 누수건이 구조적으로 생긴 문제라면 소비자들을 이 사실을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이 사안으로 누군가 피해를 봐서도 안 된다.

사실 해당 차를 소유한 소비자들이 반발한다면 굳이 추가 테스트를 진행할 이유가 없다. 이는 소비자를 위함이지 메이커나 우리 자신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에게 도착한 한 통의 메일이 다시금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하단의 메일은 지난 10월 10일 오토뷰의 한 독자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입니다.)

전 서울 OO구 OO 지역에서 자동차 용품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입니다.
무례한 부탁이줄 알지만 제가 워낙 다급해서 전문가의 조언을 들을 수 있을까 해서요.
제가 하는 일은 주로 영업소 신차에 썬팅이나 후방센서 등을 장착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대 작년8월쯤 새로 나온 SM3에 후방센서를 장착하고 트렁크 쪽에서 물이 흘러 들어 운전석 매트 까지 젖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처음엔 물이 샌다고 해서 배선 들어가는 부분에 실리콘처리를 해서 출고하였는데 그 이후에 또 물이 들어와서 트렁크 뿐만 아니라 실내까지 온통 젖어서 결국 손님과 영업사원의 클레임으로 차를 인수하고 중고로 파는 과정에서 300만원이라는 돈을 물어주었습니다..

그 이후 작업시 더욱 신경써서 실리콘 처리를 하였구요.
그런데 이번 여름 장마 이후 SM3 4대가 트렁크 누수로 들어와서 또 난리를 쳤습니다.

이제 이 영업소에선 트렁크에 누수가 있으면 무조건 후방센서 작업 때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트렁크누수로 차량이 오동작하는 차가 들어왔습니다.
이전 차량은 누수로 인한 차량에 문제는 없었는데 이차는 트렁크가 혼자 열리고 후진을 넣으면 트렁크가 열린다고 합니다.
OOO 센터는 후방센서 배선을 타고 물이들어와 배선 콘넥터 부위에 녹이 발생하여 오동작을 한다고 진단하고 무상 수리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차량 담당 영업사원은 작년에 이문제로 배상을 받아간 사람입니다.
이번에 수리비는 180만원 정도 라고 합니다 차량 배선을 다 갈아야 한다네요.
똑같은 차를 같은 사람이 똑같이 작업을 하는데 몇몇 차량에서만 누수가 있다는 게 이해가 안되던 차에 누수 기사를 보고 이게 트렁크 누수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일 이 차량을 저의 가게로 가져와서 셀프 세차장에서 누수 테스트를 해보려 합니다.
후방센서 배선을 철거하고 물을 뿌려보려 하는데 테스트방법에 조언을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동영상에서 테스트 하는 것과 좀 차이가 있겠지요?
이번 차를 또 보상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SM3 후방작업 한 것이 100대는 넘을 듯 한데..
문제가 생길 때마다 다 물어달라고 할 테고 삼성서비스센터를 상대로 싸워야 하니 막막하기만 합니다...

현재 이 독자님은 추가적으로 170만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보상한 상황이다. 작업상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차량의 자체적인 문제 따른 것이라면 이는 누구에게 보상을 받아야 할까?

르노삼성은 상품의 경쟁력을 둘째치고 이미지가 좋은 회사다. 이는 오랫동안 고객 케어 능력 및 품질의 경쟁력을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지난 테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르노삼성 측이 잘 몰랐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1차적으로 문제 가능성이 지목된 상황이다.

문제가 판명되면 르노삼성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대처하고자 할 것이다. 적어도 기자가 아는 르노삼성은 그렇다. 오명으로 제2의 ‘어항차’가 나와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추가 테스트가 필요하다.

▶ [1편] 바로가기 - 쉐보레 크루즈, 정말 누수 될까?

▶ [2편] 바로가기 - 준중형 누수 테스트 그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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