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크루즈, 정말 누수 될까?

  • 기자명 오토뷰 | 김기태 PD
  • 입력 2011.10.06 01:15
  •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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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차 누수의 진실

크루즈는 핸들링 및 안전성이 좋은 차량으로 알려져 있다. 고속 주행 안정감 등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한가지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따라다니기 시작했으니 바로 ‘누수차’라는 것이다.

크루즈 세단을 기준으로 조수석과 트렁크 부분의 누수가 유명하며 해치백인 크루즈5는 조수석 부분의 누수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 한국GM은 누수에 대한 보완 솔루션을 내놨다고 밝혔고 전국 50여개 지정 센터에서 이 솔루션을 장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원인은 무엇이여 어떤 솔루션을 내놨다는 것일까?

크루즈 누수에 대해 취재해 보기로 했다.

카페 활동을 하는 지인 등을 통해 조사해 본 결과 모든 차는 아니지만 일부 모델에서 누수가 있다는 정보가 올라온다고 한다. 재미난 점은 누수 발생에 대한 글이 게재되면 올 것이 왔다며 축하해주는 글을 올리는 동호인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같은 차를 타는 동호인이 올렸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글들도 많다. 어쨌든 누수 건이 나타나는 차량들이 존재한다.

취재를 기획하며 기자가 소유한 크루즈5와 오토뷰 독자께서 소유중인 2011년형 크루즈 모델을 섭외해 테스트 하기로 했다. 한국GM이 제공하는 차량을 사용할 경우 누수에 대한 보완책이 적용되거나 사전 테스트가 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의 차량의 차량에 대해 대단한 신경을 써서 생산해 줬을 것이라 오해할 독자님들도 계시겠지만 기자가 아는 한국GM은 차량 한대에 신경을 쓸 만큼 부지런한 회사가 아니다. 참고로 기자가 구입한 모델은 7월 생산 재고 분이다.

테스트 당일 만난 한국GM의 연구소 스탭은 국내서 한국GM의 수밀(누수) 테스트 조건이 가장 가혹할 것이라 말했다. 물론 메이커의 입장이다. 어느 메이커도 우리의 테스트 환경이 가장 떨어진다 말하는 브랜드는 없을 것이다. 어쨌든 자사 시험 장비에서 테스트된 차량에서 문제가 나온다면 한국GM 역시 변명의 여지가 없어진다.

어찌되었던 메이커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테스트 한다. 최악의 테스트 환경을 접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테스트 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그래야 한다. 소비자들이 어떤 환경서 운전을 하게 될 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GM 측의 테스트 장비는 시간당 5,000mm의 물을 분사한다고 한다. 상단서 쏟아지는 양만 그렇다. 좌우측에서도 각각 시간당 4,000mm 정도의 물을 분사하며 하단에서도 시간당 5,000mm의 물을 분사하게 된다.

작동 버튼을 누르면 8분 15초 동안 작동되며 실제 강한 압력으로 물이 분사되는 시간은 약 8분 내외다. 짧은 시간에 누수에 대해 테스트 하기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국내 경쟁사들에게도 최악의 테스트 조건을 확인하려 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지만 GM이 이 정도를 한다면 국내 메이커들 역시 더 극한의 조건에서 테스트 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생산 차량들을 무작위로 추출해 수밀시험장에서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을 취재 기간 내내 목격할 수 있었다. 알페온, 아베오, 캡티바를 비롯해 당시로서 출시를 앞둔 말리부도 테스트되고 있었다.

이제 본격 테스트다.

먼저 수밀 시험장으로 밀어 넣은 것은 크루즈5다. 조수석 누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델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바닥 카페트까지 제거를 해야했다. (물론 한국GM측에 태스트 후 원상 복귀를 요청했다.) 시동을 끄고 물이 뿌려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8분 가량의 테스트 동안 정말 많은 물이 분사되었고 이제 확인할 시간이다.

트렁크에 대한 누수는 없었다. 이제 핵심이 되는 조수석 누수를 점검할 시간이다.

조수석 누수의 원인은 공조장치 설계에 의한 것으로 차량 내부로 유입하기 위한 공기 통로를 통해 유입된 물에 의해 발생된다. 해당 라인을 통해 들어온 물이 필터를 적시고 그 이후 실내로 물이 유입될 때 누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테스트 결과 필터는 깨끗했다. 정확히 벌레와 먼지가 날리는 것 외에 물에 대한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추가적으로 테스트를 요청했다. 이번엔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1/4 (최고 8단 중 2단) 정도로 작동 시켰다. 공조 시스템은 외기 유입모드로 설정했다. 내부 온도 설정은 24도. 온도를 24도로 설정한 이유는 온도를 최대로 낮춰 Lo 상태가 되었을 때 자동으로 내부 순환모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상에는 외기 유입으로 표기가 되지만 최저 온도 설정 시 자동으로 내부순환 모드로 닫히는 차량들이 있고 크루즈가 여기에 속한다. (크루즈는 시동을 끄면 15초후 자동으로 외기 순환으로 설정된다고 한다.)

히터 및 에어컨 사용을 위해 블로워를 작동시키면 내부 공기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누수가 발생되기 쉽다.

1/4 가량 에어컨을 작동시켰을 때 문제는 없었다. 사실 이 테스트를 진행하겠다고 했을 때 한국GM의 연구원이 난색을 표명했다. 한번도 블로워 작동 조건으로 테스트 한적이 없다고 했다. 물론 성격 나쁜 기자의 억지스런 제안을 수용한 것이다. 결론은 외기 유입 모드로 공기를 빨아 들여도 누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로워를 최대 상태로 놓고 진행하겠다고 제안하자 급기야 담당 연구원이 반대한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시험이라는 것이다. 만약 경쟁사 차량들까지 모두 동일 조건서 시험하겠다면 테스트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가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동급 모델들의 테스트. 그래서 다음날 동급 모델을 모두 모아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마침 우리팀이 섭외한 독자님의 크루즈 세단도 그날 테스트 될 예정이었다.

▶ [2편] 바로가기 - 준중형 누수 테스트 그 두번째 이야기

▶ [3편] 바로가기 - 준중형차 누수 세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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