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를 구입하신다구요?

  • 기자명 오토뷰 | 김기태 PD
  • 입력 2011.05.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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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프리우스 정말 경제적일까?

고유가 행진 속에 하이브리드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카로 유명한 토요타(렉서스)도 국내 시장에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으며 대표적인 경쟁사 혼다도 프리우스에 대항할 인사이트를 대항마로 내놨습니다.

국내 브랜드로는 현대, 기아차가 준중형세단 포르테, 아반떼 LPi하이브리드로 이 대열에 합류했으며 최근 쏘나타, K5 등의 중형차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달아 고연비를 갈망해 온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최근 하이브리드카들이 늘어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앞서 언급한 연료비 절감에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친환경이라는 요소가 있지만 이 때문에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극소수입니다. 메이커들이 발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또한 전문 매체에서나 들먹거리는 컨텐트의 일부 일뿐 일반 소비자들에게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 역시 소비자들이 이를 의식하기 보다 강력한 환경법을 적용해 메이커 스스로가 친환경 차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연료비 절감 즉 경제성 하나로 하이브리드카를 선택한다는 것인데 정말 경제성에 대한 경쟁력이 뚜렷할까요?

‘네’라고 답을 드리기엔 아쉽게도 어려움이 따릅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에 따른 차량 가격 상승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오토뷰를 통해 소개해 드린 BMW 액티브하이브리드 7의 경우 성능에 중심을 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Stop&Go 기능을 통해 정차 시 연료비 절감은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다 효율적으로 성능을 내는데 초점을 둔 차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이와 같은 모델의 경우 하이브리드카이긴 해도 경제성이 최우선은 아닙니다. 반면 동사의 X6 하이브리드는 저속에서 모터를 통해 차를 움직일 수 있는 만큼 경제성에 있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줍니다. 성능 또한 매우 뛰어납니다. 하지만 이 차를 연비 때문에 구입한다는 것 역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500마력에 근접하는 고출력 차로 연비 운전만 하시는 것이 가능할까요?

반면 성능이 아닌 실 주행 연비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하이브리드카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은 역시 토요타의 프리우스입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우선 도입한 브랜드답게 고연비 추구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토뷰 로드테스트 프리우스 편을 진행하며 체감한 연비는 13~15km/L 정도로 아직까지 이 정도의 연비를 보여준 차는 본적이 없었습니다. 이는 일반 차들과 흐름을 같이하며 달린 것으로 다소 조급하게 운전하는 일반 운전자들과 발맞추며 이 정도의 연비가 나왔다는 것은 사실상 대단한 일이라 평할 수 있게 됩니다. 연비에 조금 신경을 쓰는 운전을 할 경우 20km/L 부근까지 근접시킬 수도 있습니다. 고속 도로 주행 시에는 무리 없이 20km/L 이상을 넘볼 수 있기도 합니다.

고연비라는 측면으로 본다면 현존하는 최고의 모델이라는 점이 한번 더 부각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진행하는 오토뷰 로드테스트의 종합 평가에서는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는 가격 때문입니다.

물론 특정 성능 부분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이 차의 컨셉으로 본다면 성능은 참고사항 일 뿐 절대값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제성을 추구함에 있어 차량 값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됩니다.

프리우스의 차량 값은 3,790만원으로 국산 준대형 세단에 맞먹습니다. 국산 중형차 풀옵션 가격보다도 수백만원 가량 비쌉니다. 하지만 연비를 제외하고 공간 및 옵션 등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국산 준중형차 대비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결국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탑재로 높아진 값이 도리어 이 차의 경제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임의적으로 프리우스와 국산 중형차의 가격 차이를 800만원 정도로 잡고 계산해보겠습니다. 국산 쏘나타를 기준으로 메이커 발표 연비서 약 30%를 제하면 각각의 연비는 약 9.1km/L과 20.4km/L 정도가 됩니다. 계산의 편의상 쏘나타의 주행 연비는 9km/L, 프리우스는 20km/L로 연료비는 리터당 2,000원으로 임의 설정 하겠습니다.

두 차량이 1년 동안 각각 15,000km를 달렸다고 가정하고 1년간 소요된 연료비는 얼마나 될까요?

국산 중형차는 약 333만원, 프리우스는 150만원 수준으로 계산됩니다. 중형차의 연료비가 월등히 많이 들었지만 차 값인 800만원을 상계하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총 3년 동안 45000km 달려보면 어떨까요? 중형차는 약 1천만원, 프리우스는 450만원을 소모한 것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약 550만원 정도 프리우스가 연료비를 절감한 것입니다. 하지만 구입가에서 차이 800만원을 극복하려면 아직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1년 동안 연료비에서 약 183만원 가량 차액이 발생하는 만큼 차액을 완전히 극복하려면 4년 5개월에 접어들어야 합니다. 이 시점 이후부터 프리우스의 경쟁력은 극대화되기 시작합니다. 매년 연료비 절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친환경차에 의한 혜택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인 경쟁력은 더 높아지게 됩니다.

물론 한가지 주의가 필요합니다. 바로 보증 기간입니다. 프리우스에 적용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부품의 상당수는 보증 기간이 5년 8만km 정도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일부는 7년 12만km) 이 기간 이후 문제가 발생될 경우 국산 중형차의 수리비와는 비교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비용이 지출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카를 구입하실 경우 단순 고연비 차량이라는 점에만 주목보다는 예상 주행거리, 예상 보유기간 까지 감안한 계획을 세워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차량 주행거리가 많지 않다면 하이브리드카의 구입에 따른 혜택이 크게 감소될 수 있게 됩니다. 이 경우라면 옵션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다른 모델을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성능 좋고 공간 넓고 승차감까지 좋은 차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반면 연간 주행거리 15,000km 이상 차량 보유 연수를 5년 내외로 설정하신다면 향후 잔존가치를 감안해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프리우스입니다. 앞서 언급되지 않았던 세금 등의 혜택 등이 뒤따를 경우 경제적인 차로서 만족도가 더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주행거리가 연간 2만km를 넘어서고 차량 보유 기간을 5년 미만으로 설정한다면 경제성 부분서 이 차를 따라올 모델은 흔치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수입차를 탄다는 특수(?) 조건까지 감안할 경우입니다.

차 값까지 포함한 순수 경쟁력을 본다면 다른 차들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게 됩니다. 포르테 디젤의 경우도 대안으로 떠오르는 좋은 차입니다. 대략적으로 평균 연비를 13km/L 이상을 넘볼 수 있고 고속도로 주행 시 20km/L 이상의 연비를 어렵지 않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차는 중고로만 구입이 가능합니다. 아쉽게도 판매량 저하 때문에 판매가 중단되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메이커 관계자에 따르면 고연비를 갈망하는 소비자는 많지만 막상 고연비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극소수라고 합니다.

현시점서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차를 구입한다면 소형차인 엑센트 디젤, 포르테 및 아반떼 하이브리드까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 소형차인 엑센트는 타 차에 적용된 파워트레인을 통해 어느정도 검증이 되었고 준중형 하이브리드 또한 LPi엔진을 통해 직접적인 연료비 절감에 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진행되었던 오토뷰 로드테스트 ‘포르테 하이브리드’ 편에서 이 차를 구입을 말리고 싶다는 극단의 표현까지 했었는데 이는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서 판매되는 준중형 하이브리드 모델은 공식 가격과는 다른 생각보다 좋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와 같은 판매가격을 붙였다면 그런 최악의 평을 들을 이유가 없었을 텐데 아쉬움이 따릅니다.

분명한 것은 어떤 차량이건 독자님들의 환경에 가장 최적화 된 차량을 구입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동차는 고가의 상품이고 특성상 구매 후 되팔려 할 때 손실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예산을 중심에 두신 상황서 원하시는 취향을 최대한 구현해내는 차량을 구입하시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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