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세티 프리미어 디젤과 6단 수동변속기의 만남?

  • 기자명 오토뷰 | 김기태 PD
  • 입력 2010.09.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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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대우가 시보레 브랜드로의 전환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내년 2월 출범 예정인 시보레를 시작으로 3월부터는 시보레 마크를 단 모델들이 판매된다.

라세티 프리미어도 내년부터는 크루즈라는 이름으로 팔릴 예정이다. 따라서 시보레 버전의 라세티 프리미어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차량 구입을 조금 미루는 것이 좋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은 어떤 모델인가? 탄탄한 차체와 섀시를 기초로 2.0 디젤 엔진을 장착해 뛰어난 주행 성능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뛰어난 핸들링 및 코너링 성능은 동급 최강이라 불러도 아쉬움이 없다.

오는 11월부터 판매되는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에는 유로5 기준을 충족시키는 새 엔진이 탑재된다. 효율성 부분서의 기대도 가능해 보인다. 환경부담금 면제 등의 혜택도 주어지기 때문에 기존 대비 더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라세티 프리미어 팬들로부터 아쉬움이 제기되고 있다. 수동 변속기 모델이 단종된다는 것이다. 당초 GM 대우는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에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1년형으로의 판매는 무산된 상태.

6단 수동변속기 탑재 모델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첫번째는 가격 상승이다. 6단 수동변속기는 기존 5단 대비 생산 단가가 높기 때문에 차량 가격 상승을 필요로 하게 된다. 참고로 6단 수동변속기는 수입 제품이다. 결과적으로 옵션으로 선택되는 자동변속기 모델 값과 유사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수동변속기 값이 자동변속기와 유사하게 책정 될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비난 받을 확률도 있다. GM 대우가 우려하는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디젤 수동 모델의 소비자가 되는 마니아층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과거 현대 투스카니 엘리사(2.7)의 경우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 간의 가격차가 없었다. 아이신 6단 변속기를 수입하면서 올라간 단가를 차량 값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제 수준이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은 차량의 구성품에 대한 이해력도 높기 때문에 가격 상승에 대해 충분히 수긍할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두번째는 판매량이다. 마니아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이지만 판매량(자동, 수동 합계)은 전체 판매대수의 8%에 지나지 않는다. 디젤 수동변속기의 순수 판매량은 연간 300~400대 내외다. 부품들의 재고를 떠안고 판매대수가 적은 모델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세번째는 언덕 출발시의 시동 꺼짐 현상이다. 사실 이는 결함이 아닌 차량의 특성이다. 언덕 출발시 적정 RPM을 유지하고 핸드 브레이크를 활용하면 문제가 없다. 유럽 운전자들의 경우는 이에 익숙하다. 반면 국내 소비자 중 일부는 클러치를 미트시키며 바로 가속페달을 밟아 버리는 경향이 있다. 디젤 특유의 높은 토크 때문에 넓은 기어비를 가지게 되는 변속기의 특성상 클러치 미트 시점서 RPM이 낮아지며 시동이 꺼질 수 있다. 현재는 잠잠한 상태지만 초기 디젤 수동변속기를 구입한 소비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던 부분이다. 메이커 입장서는 부담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몇몇 사안이 맞물리면서 2011년형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에는 수동변속기가 탑재되지 않는다. 하지만 디젤 수동변속기에 익숙한 해외에는 수출된다.

판매량이 많은 모델은 아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디젤 수동 모델의 단종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은 성능 좋은 라세티 프리미어를 고성능 모델로 인식시키게 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현재 GM 대우에는 고성능을 대변하는 모델이 없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하나 정도는 이미지를 위해 남겨 놓은 편이 좋지 않을까?

과거 기아차는 로터스 엘란을 들여와 수작업을 바탕으로 제작 판매를 했었다. 엘란은 기아차에 있어 수익이 되는 모델이었을까? 다양한 상품군의 확장도 목적이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냈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의 수동변속기 버전. 단가가 조금 상승하더라도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모델로 남겨두는 것이 어떨까? 또는 소수 마니아를 위한 한정 판매로 돌리는 것은 어떨까.

한가지 다행인 것은 GM 대우서 디젤 수동변속기 투입에 대해 다시금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시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면 내년 정도 디젤 수동모델의 출시에 최소한의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 듯 하다.

P.S 컬럼 작성에 아이디어를 주신 taja20 독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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