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알페온 기대반 걱정반

  • 기자명 오토뷰 | 김기태 PD
  • 입력 2010.08.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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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 아쉬워

과거 대우차가 대형차 시장을 쉽쓸던 시절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로얄 시리즈로 당시의 현대차는 고급차 부분서 대우차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랜저 발표 이후 고급차 마켓쉐어는 점차 현대차에게 넘어가기 시작한다.

현대차는 그랜저, 제네시스, 에쿠스 등의 확실한 인기를 바탕으로 시장서의 자리매김을 확고히 해내가고 있다.

GM대우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했다. 호주 홀덴의 스테이츠맨을 들여왔으며 이후 베리타스를 후속으로 내놨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상품 자체의 기본 성능은 무난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물론 GM의 입장서 마켓쉐어가 작은 한국에 적극적 투자를 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국내 상황을 잘 아는 GM대우가 직접 개발한 모델들은 그래도 최소한의 역할은 해내왔다. 반면 국내 실정과 조금 달랐던 스테이츠맨, G2X 등 해외 GM계열사의 모델들은 그리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GM대우는 2010년 오는 9월 준대형 세단 알페온을 내놓는다. 미국 뷰익의 라크로스를 들여와 한국서 생산하는 것이다.

준대형 세단 시장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을까? 터줏대감 그랜저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고수하며 시장을 리드해 나가고 있다. 12월 풀모델 체인지 된 그랜저가 나오면 그 인기는 한층 더 상승할 것이다. 특히 이번 그랜저에 대한 현대차의 기대감은 여느때와 다르다.

르노삼성의 SM7도 내년 신모델로 거듭난다. 르노삼성에 대한 우호적인 팬들이 있는 만큼 최소한의 인기는 기대해 볼만 하다.

참신한 디자인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기아 K7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현상황으로 본다면 알페온은 그랜저 및 SM7이 출시되기 전 K7과의 대결을 바탕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

물론 알페온이 상급인 제네시스 등을 경쟁차로 삼을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세그먼트 및 가격을 중심에 두고 차를 고민하기 때문에 직접 경쟁 상대라 보기는 어렵다. 제네시스 입문형과 알페온의 고급형 가격이 유사하다고 동급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동급이라는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면 풀옵션 아반떼와 기본형 쏘나타도 동급이 된다.

따라서 알페온은 주요 가격대가 3~4천만원대에 형성되는 준대형 세단 및 입문형 수입차와 직접 경쟁한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알페온은 조금 더 빨리 데뷔했어야 했다. 쟁쟁한 경쟁자들의 데뷔시점에 점차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기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1~2개월내 K7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페온의 선전을 기대하기에 문제가 되는 요소가 부각되고 있다. 바로 가격이다. 현재 알페온의 가격이 경쟁사 대비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간단히 가격표를 살펴봐도 직접 경쟁상대인 K7 대비 1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을 가졌다.

가격이 높다면 무엇인가 확실한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어야 하지만 알페온이 경쟁력으로 내세울 수 있는 무기는 어댑티브 제논라이트, 2스테이지 에어백 등 일부 장비 뿐이다. 일부 장비는 타사처럼 상급 모델에만 적용된다.

뷰익의 상품이라는 것이 강점이 될까? 국내 소비자 중 대부분은 뷰익이란 브랜드 자체를 모른다. 미국 브랜드라는 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다.

물론 알페온의 기본이 되는 라크로스는 중국 시장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중국 내 뷰익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나쁘지 않았고 큰 차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취향과 어느정도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다르다. 알페온의 주요 타겟이 되는 30~40대 운전자들은 단순 준대형 경쟁모델 뿐만 아니라 동가격대 수입차들과도 신중한 비교를 한다. 차에 대한 정보습득 능력도 상당하며 앞으로 나올 신차들에 대한 정보까지 꿰고 있는 마니아들도 다수다.

과거 GM대우가 해외서 들여왔던 몇몇 모델들은 초기 높은 가격을 가지고 데뷔했지만 마지막엔 파격적인 가격할인을 통해 판매되다 단종되는 아픔을 가져야 했다.

차량 구입에 있어 소비자들이 가장 신경쓰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가격이다. 만약 아반떼와 BMW 3시리즈가 같은 값이라면 아반떼를 살 소비자가 몇명이나 될까? 에쿠스 최고급 모델과 벤츠 S클래스 최상위 등급의 가격이 같다면 누가 에쿠스를 탈까? 남의 이목에 신경이나 써야할 정부 고위 인사나 현대차 임원이 아니라면 에쿠스를 구입할 소비자는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12월 시장의 터주대감 그랜저가 데뷔하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알페온. 눈에 띄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경쟁차 팬들의 눈길을 잡아 끌 필요는 없었을까?

물론 변수는 있다. 차량의 성능 등 기본기라는 측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장점이 국산 대형 세단 소비자에게 그리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점이 GM대우 입장서 아쉬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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